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이 재개발 사업시행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백사마을은 박원순 서울 시장이 고층 아파트 신축 대신 마을 지형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과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던 구역이다.
백사마을 주택 재개발사업이 이달 초 서울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사마을 주택 재개발사업은 작년 5월 정비계획안을 통과한 뒤 9개월 만에 진전을 이뤘다. 남은 것은 이제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단계다.
재개발 업계에 따르면 건축심의는 다음 달께 상정된다. 건축심의가 빠르게 통과된다고 가정하면 상반기 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르면 내년 초 조합원 대상 분양하고 2021년 착공, 2024년 초 입주할 전망이다.
SH(서울 주택도시공사)는 이달 말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건축 심의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SH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시행자다.
백사마을은 중계동 104번지에 위치해 있다. 마을 이름도 여기에서 따왔다. 1967년 도심개발로 청계천 등에 살던 주민들이 이주하며 형성된 마을이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았고 도로 사정이 열악해 개포동 구룡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등과 함께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꼽힌다. 현재 약 500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세입자는 약 350가구다.
2008년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 재개발 물꼬를 터줬다.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구역을 지정되면서 재개발 사업이 시작됐지만 사업시행자(LH공사)의 무리한 정비계획 변경 요구와 주민 갈등 등으로 지체됐다.
2012년에는 박원순 서울 시장이 마을 일부 지역을 전면 철거한 후 신축 아파트로 짓지 않고 마을 지형을 보존하면서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용적률•가구 수 감소로 사업성 악화를 겪었다. 이후 2017년 7월 SH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되면서 재추진되었고, 작년 5월에는 정비구역 지정 10년 만에 정비사업계획안이 도시계획원위원회에서 통과해 사업이 본격화됐다.
우선 서울시는 백사마을 전체 부지 중 공공임대주택 건설이 예정된 부지 약 4만 2000㎡에서 주거지 보전사업을 추진한다. 부지 면적 18만 6965㎡에 최고 20층 일반분양 아파트 2000가구, 최고 4층 임대주택 698가구 등 총 2698가구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사업이다. 임대주택은 서울시 예산으로 매입한 주거지 보전용지 약 4만㎡ 부지에 저층형(1~4층)으로 들어선다.
다만 아파트 높이가 얼마나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작년 5월 정비사업계획안 통과 시 고지대 일부 아파트동이 불암산 풍경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20층으로 계획한 아파트 일부 동의 높이가 조정돼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서울시 측은 건축위원회 본심의가 시작되면 아파트 높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시는 백사마을을 주거지 보전사업 대상으로 정해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지형•골목길•계단길•작은 마당 등 1960~1970년대 서민 주거문화 생활사를 간직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주거지 특성을 보전하면서도 임대주택을 저층형(1~4층)으로 짓는다.
이와 관련해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당초 정비계획은 대지 레벨 60m 이상에 20층짜리 7개 동을 건립해 평균 층수를 16층으로 맞추는 내용이었으나 20층짜리를 2개 동으로 줄이고 평균 층수를 12층으로 조정해 주변 경관과 조화로운 건축물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관계자는 "4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면 6월에는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입자들이 선이주 임대아파트로 이주 중이며 60% 이상 이주를 마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21년 착공해 2024년 초 입주하는 게 목표다. 덧붙여 "정비계획안에 대해 서울시와 오랜 기간 협의를 거친 만큼 나머지 심의 과정을 빠르게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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