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고지서가 없는 양평
에너지독립하우스에는 고지서가 날아들지 않는다. 한전과 전력사용계약 자체를 맺지 않았고, 기름이나 가스를 이용한 보일러도 없다. 패시브하우스로 집을 짓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미래를 위한 실험이자 현명한 도전이다. 작년 봄 입주해 이제 만 1년이 지난 에너지독립하우스 1호. '파시브하우스 디자인 연구소'의 최우석 연구원이 직접 짓고 사는 집이다. 그는 꾸준히 연구해 온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이론을 직접 현실로 검증해 보고 싶었다. 마침 서울의 답답한 전세살이에도 염증이 나 있는 터였다. "착실하게 월급을 모아 서울에서 집을 짓는 건 애시 당초 불가능하고, 그렇게 얻은 집이라도 여름엔 덥고 겨울에 추울 거예요. 서울의 아파트며 단독, 연립주택의 시공 수준은 뻔하니까요.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땅값이 싼 곳을 찾아 나섰어요." <PROCESS> ↑ 01 기초 콘크리트 바닥과 옆면에 부피단열재를 두껍게 시공한다. 이는 여름철 땅의 열기와 습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 03 크레인을 이용해 건물의 4면을 모두 들어올린다. 내벽 쪽에는 가장 큰 규격의 농업용 비닐을 둘러 기밀을 확실하게 잡는다. ↑ 04 벽체 간 조립을 시작한다. 중목구조 형식의 짜맞춤 구조에 남동쪽으로는 고효율 창호가 벽체 전면에 끼워진다. ↑ 05 일반적인 정화조 대신 친환경 하수정화시스템을 위해 별도의 저장조를 땅에 묻었다. ↑ 06 창호면 주위로 기밀테이프를 꼼꼼하게 시공하고 주택 외부를 투습방수지를 에워싼다. 모든 틈은 단열재로 충분히 막고 밀착 시공해 열교를 최소화한다. ↑ 07 지붕재를 고정시키기 위한 기초목 작업. 추후 설치될 태양광 모듈에 대비해 튼튼히 고정한다. ↑ 08 중목구조의 장선에 맞춰 2층 바닥을 앉힌다. 난방이 없는 건식이기 때문에 간단한 작업이다. ↑ 09 블러도어 테스트를 실행한다. 건물 외피의 기밀값을 측정하고, 침기 위치를 확인해 집의 성능을 볼 수 있다.
1 250W 태양광 전지판이 본채와 창고동 지붕에 16개 설치되었다. 총 4㎾h 용량으로 신성솔라 제품이다. 8개는 직렬 연결 후 인버터로, 나머지는 8개는 콘트롤러를 거쳐 배터리로 직접 연결된다. 인버터는 Infinisolar 하이브리드 고성능 제품으로 전지판과 비슷한 수명을 가진다. 6 실내는 목구조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석고보드나 미장 작업 없이 단열재에 기밀막을 대고 목재로 바로 마감했다. 오히려 나무가 주는 포근함이 한껏 느껴진다. 1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30ℓ용량의 전기온수기(Fresh TT-30R)를 설치했다. 매월 전기 생산량 중 약 40㎾h 정도를 온수에 사용한다. 건축주는 그때그때 전기 생산량에 맞춰 온수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 4 열회수환기장치는 사계절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한편, 겨울철에는 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가 가능해 에너지를 밖으로 뺏기지 않는다. 5 남쪽을 향해서는 창호 크기를 최대로 하고 에너지 투과율이 높은 맑은 유리를 사용해 태양열의 유입을 최대화한다. 폴란드 MS社의 Evolution 창호로 단열 PVC 프레임에 더블 로이 코팅의 3중 유리를 사용했다. ↑ PLAN - 1F ↑ PLAN - 2F
요즘은 매일 하늘을 쳐다보고 살게 됩니다. 옛날 농사짓던 사람들처럼 말이죠. 오늘 해가 좋은지 안 좋은지, 빨래나 요리를 하기 좋은 날은 언제인지 늘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전기와 에너지를 마음껏 쓰던 삶에서 집에서 얻은 에너지로만으로 사는 삶은 가족의 일상을 이렇게 바꿔놓았습니다. ↑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고 저장하는 장치들, 컨트롤러 및 인버터 박스, 배터리 설비가 들어 있다. ↑ 블로도어 테스트 당시 수치. 연간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파시브하우스 기준인 ㎡당 15㎾h 이하를 충족함은 물론이고,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당 10~12㎾h에 근접할 만큼 좋은 성능이 나왔다. ↑ 전원생활에는 바깥 활동을 위한 창고가 하나쯤 필요하다. 추후 온실로 활용할 수 있는 창고를 목재로 만들고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골재로 벽체를 둘렀다. 지금은 건축주의 목공을 위한 작업장 겸 수납고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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