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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낡은 집과 축사를 개조한 제주도 시골집 [1]
지성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6 | 조회 3660 | 2017.04.10 08:32 | 신고

낡은 집과 축사를 개조한 제주도 시골집


 


제주 동북쪽 조용한 마을, 목수를 꿈꾸는 남편과 자칭'미싱장이'아내가 두 팔을 걷어붙이고 시골집을 고쳤다.

쓰러져가던 낡은 집을 마음으로 매만져 완성한 집. 이곳을 다녀가는 손님들은 늘 아늑하면서도 청량한,

휴식 같은 하루를 선물 받는다.

제주도의 풍경은 그 안에 어떤 것을 가져다 놓아도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들어준다. 괜히 삐뚤어지려던 마음도 고이 내려놓게 만드는

신기한 힘도 가졌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제주도에 내려가 오래된 농가나 창고를 직접 고쳐 살거나 게스트하우스,

렌탈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덧없이 인터넷을 뒤지다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제주 집을 만나면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보게 되는데, 종종 전문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아서 더 멋스러운 곳을 발견하기도 한다.

예사롭지 않은 감각도 감각이지만, 단순히 '예쁘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 묘한 매력이 있는 집. 그 안에서 나른하게 배어나는 감성과 편안함이 발길을 이끌었다.











제주 송당리는 아직 외지인들의 손을 많이 타지 않은 조용한 동네다.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온 채희곤, 이은주 부부는 고즈넉한 동네 정취와 돌담을 두른 마당의 커다란 잣밤나무, 키 큰 야생동백에 반해

작년 1월 이 집을 샀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매일 밤 '이 집을 어떻게 고칠까?' 머리를 맞대고 궁리했고

석 달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저희가 가장 노력했던 건 '마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것'이었어요.

외지인이 이곳에 들어와 요란 떨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애썼죠."

집의 처음 모습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 한쪽에 딸린 축사는 물론 화단 흙 속에서도 우산, 자동차 배터리,

음식물이 담긴 플라스틱용기 등 별별 쓰레기가 끝도 없이 나왔다. 이를 정리하고 낡은 문과 창호, 천장,

야외 화장실, 불필요한 벽체 등을 철거하는 작업이 계속됐다.


■ Studio_13 리모델링 과정


 

↑ 01 구옥은 집과 축사가 한데 붙어 있는 형태의 오래된 시골집이었다.

 

↑ 02 마당에 있던 야외 변소와 불필요한 벽체, 천장, 오래된 창호와 문 등을 철거했다.

 

↑ 03 벽과 천장에 시공한 단열필름 위에 각재를 대고 그 위에 미송합판을 댔다.

 

↑ 04 트러스를 잘라 다락 공간 확보 후, 목재로 트러스 가장자리를 받쳐 하중을 분산했다.

 

↑ 05 구체적인 전기도면을 바탕으로 조명 위치, 콘센트 위치 등을 고려하여 배선한다.

 

↑ 06 낡은 수도관의 연결 상태를 파악하고 재정비한다.

 

↑ 07 지붕에 상을 걸고 강판을 덮어 고정한 뒤 빗물받이를 설치한다.

 

↑ 08 보양 작업을 충분히 하고 외벽의 구멍이나 크랙을 방수재로 메꾼 후, 페인트칠한다.

 

↑ 철물을 달고 각재를 집성해 만든 미닫이문(barn door)

 

↑ 포근한 핸드메이드 침구가 준비된 침실

 

↑ 공사 과정에서 떼어둔 철물로 창문가리개를 만들어 달았다.

 


"디테일한 설계도면 없이 집에 대한 대략적인 구상만 머릿속에 있었어요. 철거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서 이런저런 실수가 잇따랐죠. 그런데 가장 큰 사고는 따로 있었어요."

주택 수리 경험이 풍부한지 확인하지 않고 가장 적은 금액을 제시한 철거업체와 계약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나마 쓸 만했던 지붕은 칠만 새로 하려고 했는데, 중장비 기사가 물어보지도 않고 지붕을 부수려다 커다란 구멍을 뻥 뚫어 놓은 것이다. 뚫린 곳은 수습했지만, 비와 바람이 잦은 제주 날씨에 은주 씨는 밤마다 잠을 설쳤고 결국 추가 비용을 들여 수선해야 했다.

부부의 좌충우돌 리모델링 작업은 10월, Studio_13을 오픈하기까지 반년 가까이 걸렸다. 지붕 수리와 설비, 전기, 욕실 공사 등을 외부에 맡기고, 운 좋게 솜씨 좋은 목수를 만나 단열 작업과 다락 공사를 무사히 마쳤다. 전문가가 필요한 공정이 끝나고나서도 아직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같이 남아 있었다. 축사 개조, 잔디 마당 깔기, 각종 가구 제작과 인테리어 등 폐허나 다름없던 집을 사람 사는 집으로 만들기 위한 고군분투가 이어졌다.

 

↑ 마당에 직접 만든 트리하우스 내부

 


■ 트리하우스 만들기


 

↑ 01 지지석과 철물을 이용해 기둥 세우기

 

↑ 02 바닥 조립하기

 

↑ 03 바닥과 기둥에 오일스테인 칠하기

 

↑ 04 벽면과 지붕 뼈대 세우기

 

↑ 05 함석 지붕재로 지붕 얹기

 

↑ 06 벽체 세우기&계단 만들기

 

 

 

↑ 08 완성된 모습

 

↑ 축사를 개조한 카페 공간

 

↑ 장작과 돌벽, 패브릭의 조화가 아늑한 느낌이다.

 

↑ 나무 소품과 빈티지한 조명이 있는 현관부

 

↑ 제주 여행의 기억을 유리병에 담아갈 수 있도록 희곤, 은주 씨가 준비한 작은 선물

 

 


"거실에 단 집어등은 한림항에 가서 구해온 거예요. 할아버지가 나중에 쓰려고 창고에 넣어둔 것밖에 없다고 하시길래, '주실 때까지 기다렸다 얻어갈게요!' 하며 그 옆에 풀썩 앉아 버렸죠."

집어등이 달린 특별한 거실 조명 칭찬에 은주 씨는 숨은 일화를 풀어냈다. 원래는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성격인데, 제주에 와서 왠지 뻔뻔하고 능청스러워지는 것 같다며 멋쩍게 웃는다. 그러고 보면 이 집에는 기성품이 거의 없다. 바닷물에 절어 단단해진 유목(流木)을 주워 조명을 만들고, 자작합판으로 아일랜드 조리대도 직접 만들었다. 싱크대와 식탁, 테이블, 침대와 침구, 조명까지 모두가 부부의 합작품이다.

아내는 패브릭으로 이불이나 베갯잇, 쿠션 등을 만들고 마당을 가꾼다. 그 밖의 가구나 소품은 아내가 어울릴 만한 디자인을 생각해내면 남편이 뚝딱 만들어낸다. 사실 희곤 씨는 서울에서 특이한 구조의 빌라에 살 때 필요한 가구들을 몇 개 만들어본 것이 목공 경험의 전부다.

그래도 늘 근사한 솜씨로 아내를 흐뭇하게 한다. 단, 상의 없이 디자인을 바꿀 때만 빼고. "제가 뭔가를 제안하면 남편이 의견을 보태어 수정할 때도 있고, 주문한 대로 만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가끔 말도 없이 마음대로 바꿔버리면 저도 모르게 화가 나더라고요. 이게 집을 고치면서 남편과 다툰 유일한 이유였죠(웃음)."

제주에서 집을 구하고 지금의 Studio_13을 완성하기까지 두 사람에게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 긴 여정을 듣다 보면 마당의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도 애틋하게 느껴진다.

고생 끝에 완성한 이곳에서 이제 부부는 매일 손님을 맞이한다. 과연 장사라고는 처음 해본다는 사람들답게, 유지비가 덜 드는 여름 숙박비가 겨울보다 비쌀 이유가 없다며 숙박비는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 없이 1년 내내 똑같다.

얼마 전 다녀간 손님은 그 마음을 안다는 듯 두 사람을 위해 예쁘게 깎은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갔다. 그냥 보내기 아쉬운 이들과의 짧은 조우가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는 부부. 두 사람의 다정함과 이 집에서 머문 시간은 다녀간 모든 이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출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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