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형주택 - 아이들과 함께 건축한 행복한집과 니바이공방 단층 펼친 집 니어바이 공방 나무처럼 편안하고 순한 삶을 사는 최호정, 이상미 부부, 옹이가 있고 끌로 쪼아낸 흔적이 있는 수제의 가치가 더욱 귀한 지금 세상에 그들이 만드는 빵 도마와 나무 그릇, 집과 공방은 과연 어떤 모습이며 또 어떤 가치를 전할까. “참 곱다. 물건이 사람이랑 어쩜 이렇게 닮았을꼬….”
양평 문호리 강가에서 열린 리버마켓, 지나던 어르신이 한 이 말이 호정 씨 가슴에 박힌다. ‘내가 만든 것에 내 모습이 배어나는구나!’ 아니나 다를까 부부가 만든 돌멩이 접시, 책 붕어 빵도마, 달맞이 접시를 보니 이름만 고운 게 아니라 모난 곳 없이 참 착하다. 문득 그들이 이곳 양평에 자리 잡은 사연이 궁금해졌다.
최호정, 이상미 씨 부부에게 시골은 먼 나라 같은 곳이었다. 특히 아내 상미 씨는 자기 입으로 ‘서울 촌사람’이었다 할 정도로 천상 도시 여자였다. 그렇게 당연한 듯 아파트 생활을 하던 부부가 양평으로 온 이유는 뜻밖에도 ‘행복하기 위해서’다. “첫째 아이 이유식 재료를 찾다가 한살림협동조합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대형할인점에 가면 사시사철 못 구하는 채소가 없잖아요. 근데 자연에서 나는 건 먹을 수 있는 계절이 따로 있다는, 아주 기본적인 걸 그제야 알았죠.”
협동조합에서 발행하는 소식지가 그녀의 세계를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내가 먹는 농산물을 누가 만드는지,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사는지 알게 된 건 일종의 문화 충격이었다. 짐작도 못 한 세계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들이 만든 채소를 먹으며 또 하나의 관계가 맺어지는 것 같아 참 따스하고 좋았다. 그렇게 한 걸음씩 자연과 가까워지는 새, 부부는 10년 넘게 운영하던 웹디자인 회사를 차근히 정리하고 이곳 양평으로 걸음을 옮겼다. 취미로 시작한 목공이 또 마침 적성에 딱 맞아 부부는 결심했다. 빵 도마를 만드는 시골 목수가 되기로.
단단한 나무로 만들고, 아마씨나 호두 기름으로 표면을 정리한 도마는 쓰면 쓸수록 손때가 묻고 편안하며 친근하다. 오래된 가죽처럼 말이다. 부부가 만드는 식기도 그렇다. 아직은 그 가치와 쓰임을 알아주는 이가 많진 않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는다. 북유럽 가구는 비싼 대신 대를 물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집을 짓는 과정도 다르지 않았다.
니어바이 공방과 집은 단층 건물 두 채가 어우러진 배치다. 아들 형원이에게는 ‘아빠가 지은 집’으로 불리는데, 실제로 아빠 호정 씨는 집 짓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한 달 넘게 목조건축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고 자신감이 붙은 그는 집을 설계하는 일도 도맡더니 지을 땐 막내 목수가 되어 개근도장을 찍었다. 졸지에 건축주 역할을 떠맡게 된 아내 상미 씨와 의논하기를 수차례, 마당을 중심으로 공방과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집의 배치는 집 주위를 산책하며 사색의 공간을 곳곳에 심어두길 원한 아내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사실, 아직도 집은 미완성이다. 구조체와 내?외부 마감을 마치고 시공팀이 빠지고 난 뒤 벽돌 쌓기, 잡석 깔기, 공방 페인트 칠하기는 모두 가족 몫으로 남았다. 주방도 나중에 만들었고, 심지어 건식 화장실 세면대는 아직도 구상 중이라 때로 바쁜 아침에는 공방으로 씻으러 내달리곤 한다. 아들 형원이 방과 딸 승아 방이 다락에서 만나도록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아직 다락을 오르는 고정 계단도 없다. 계단을 만드는 것은 아빠가 하겠다 호언장담한 호정 씨 덕분에 형원이는 아직 간이 사다리 신세다. 승아 방의 옷장 겸 계단도 얼마 전에야 완성된 신상이다.
모든 과정을 힘들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들이다. 예비 건축주님! 공부를 하셔야 부실공사없는 집짓기가 됩니다.사전에 공부나 준비없이 공사를 진행하다가
“외국에서는 접시에 음식을 예쁘게 담아내는 플레이팅 문화가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친숙하지 않죠. 아직은 저희도 몇십 년 써본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더 험하게 써보는 중이에요.” 애써 만든 빵도마를 얼마 받아야 할지 몰라 헐값에 넘긴 적도 있고, 잼 나이프 몇 개 팔고 받아 든 삼만 원에 감격했던 시기도 보냈다. 단순해 보이지만 나무의 수종별 성질도 파악해야 하고 일일이 파내며 다듬어야 하기에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다. 한데 내년 즈음에는 집 뒤에 창고를 하나 더 지어 직접 원목을 말리고 제재해 가공까지 할 계획이라니, 호정 씨는 이제 진짜 목수가 되려나 보다.
공방 작업과 함께 생활도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는 요즘, 가족에겐 숙제가 하나 생겼다. 흉내만 내는 게 아닌, 진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다. 오히려 적응은 아이들이 빠르다. 지난봄, 잡초 하나까지 이름을 외가며 살뜰히 살폈던 형원이는 아빠가 예취기를 들고 마당을 정리하자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어느 자리에 어떤 풀이 있는지 다 아는 아들을 보니 부부는 오히려 기쁘다. 막내딸은 말할 것도 없다. 아파트에서의 기억이 전혀 없는 승아는 태생부터 자연의 아이다. 이곳 양평에서의 삶은 이렇게 아이들을 자유로운 영혼으로 되돌려 놓았다.
돈은 많이 못 벌지언정 자신들이 만드는 빵 도마와 나무 그릇처럼 둥글고 부드럽게 사는 가족. 행복한 사람이 접시와 도마를 만들고, 또 그걸 쓰는 사람에게 그 행복이 전해진다. 멀리서 찾는 게 아닌 아주 가까이에 있는 행복. 이것이 Nearby다. 아이들이 뛰노는 작은공방 'Nearby Craft(니어바이공방)' 널찍한 거실과 주방 겨울철 핫플레이스, 난로 앞 안방 부부의 작업공방 빵 도마와 플레이팅 형원이와 승아의 다락방 복도, 사색의 공간 아내의 주방 가족이 함께 한 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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