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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DIY] 재주행-3 설계도 없이 주택모형을 만든다?
미니언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2 | 조회 1034 | 2018.01.08 14:28 | 신고

 

 

 

환하지 않은 날들의 연속입니다.

새해에는 이런 날씨와 반대로

모두에게 환한 일상의 연속이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재주행 세 번째 날입니다.

 

 

 

  

재주행-3 설계도 없이 주택모형을 만든다?

 

재주행 = 재미심장한택모형 제작 기

  

  

주택모형을 처음 접한 후

마분지로 첫 모형을 만든 지 벌써 15년이 되어 갑니다.

 

중간에 다른 길로 새버렸지만,

경력으로는 15년차라고 박박 우기고 다닙니다.^^

 

고수들에게 미치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수백 채의 모형을 만든 경험이 있고,

그중 얼마간은 중소업체에 납품도 해봤으며,

주택모형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제작 기법 교육까지 시켜봤다는 핑계로 말입니다.

 

이번 연재를 기획하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래 알고 지내던 지인이

땅을 구입했다며 토지 등기부등본과 지적도,

그리고 주택 사진 세 장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여기 이 땅인데, 이런 집들을 짓고 싶단 말이야.”

 

저는 그 친구가 무엇을 원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땅을 본답시고 함께 돌아다닌 경험도 있고,

모형을 원하는 중소 규모 건축업자를 소개해 준 적도

몇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주택모형이었습니다.

하지만 짐짓 모른 채 딴청을 부렸습니다.

 

“집들이라니? 고작 150평 좀 넘는 땅에 집을 세 채나 넣겠다고?”

 

“아이고 왜 그래... 요기 요 부분이랑 이 부분은 넣고, 저건 빼고...”

 

그는 자신이 지을 주택의 부분 부분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 정확한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1층과 2층의 규모,

필로티pilotis와 2층 테라스terrace의 크기,

수영장의 크기와 디자인,

콘크리트 바닥과 잔디의 경계, 담벼락 종류 같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고 있는 식이었습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수영장과 넓은 필로티,

2층 테라스가 있는 주택,

그것도 들고 온 사진 세 장에서 보이는 장점들이 하나로 합쳐진

모던한 전원주택exurban-style house이었습니다.

 

▲ 모두 합하면 어떤 주택이 나올까? ⓒminian

 

참고로 전원주택은

도심과의 거리에 따라 셋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도심으로부터 떨어져 있지만

교외는 아닌 곳에 위치한 주택은

준교외주택exurban house이라 하고,

교외 지역에 위치한 주택은 교외주택suburban house이라 하며,

아예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위치한 주택은

시골주택rural house이라 부릅니다.

따라서 고전적인 의미의 전원주택은 시골 주택을 의미합니다.

 

이쯤에서 의문이 생깁니다.

 

"주택의 외관이나 전반적인 디자인에 관한 것이라면

건축사나 설계사한테 가야지 모형 만드는 사람이랑 무슨 얘기를 나눠?“

 

얼핏 보면 당연한 얘기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건축주 자신이 어떤 주택을 원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축・설계사와 대화할 경우,

이야기가 헛돌면서 원하는 디자인을 얻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서로 피곤해지죠.

 

         ▲ 겉도는 대화 ⓒgardenhousedesign.co.uk

 

두 번째 이유는

건축・설계사들이 대부분 주력으로 짓는 주택의 유형 및

그 주택의 설계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계가 있습니다.

 

한옥이 전문인 건축・설계사와 현대주택에 관해

대화를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현대주택이라 해도

지붕 모양이 경사진 박공지붕gable roof이라서 다락방이 덤으로 생기는

경량 목구조light weight wooden structure 주택을 주로 짓는 건축・설계사와

철근콘크리트조ferro-concrete structure 평면 지붕 주택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것도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황토벽돌 주택이 주종인 건축・설계사와

테라스 하우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비슷합니다.

 

          ▲ 저기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mcdonaldjohnshome.com.au/minian

 

이처럼 공법에 대한 지식조차 없는 상태에서

주력으로 짓는 주택 유형이 각기 다른 건축・설계사들과

효율적이지 않은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건축주는 자신이 생각한 디자인보다

건축・설계사가 추천하는 디자인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자신이 꿈꿔온 디자인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더욱이 건축・설계사의 추천이 많을수록

이미 많이 지어져 있는 다른 주택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디자인을 얻을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택 설계는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최소 두 달은 걸리는 지난한 작업입니다.

 

따라서 이미 주택 건축에 적용 중인 설계는

새로 작업하는 설계보다 가격 면에서 저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시공 과정도 어느 정도 메뉴얼화 되어 있기에

시공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이것이 건축・설계사가 자신의 주력 디자인을 추천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주력 디자인을 추천하는 건축업계 종사자 ⓒoliverwinnettloucoll.com/minian

 

제 지인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그 디자인이 시중에 나와 있는 기존 설계도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그 차이를 어떤 건축・설계사와 대화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를 아는 지름길은,

다름 아닌 주택모형 제작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는 적합한 건축・설계사를 선정하기 전에

자신의 디자인을 직접 정리해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가 원하는 주택을 모형으로 제작해 주기로 계약하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작업의 첫 번째 단계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인터뷰입니다.

건축주가 원하는 디자인에 최대한 근접한 모형을 제작하려면

땅의 평수와 건평, 용적률은 기본이고,

골조의 형태, 창의 크기와 종류,

외벽과 지붕 마감, 테라스나 주차장의 위치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요.

 

              ▲ 주택모형 제작의 첫 번째 단계, 인터뷰 ⓒdreamstime.com/minian

 

우리는 그가 들고 온 사진과 웹서핑을 통해 찾아낸 사진들,

실제 건축 시 적용되는 시공법 등을 토대로

그림을 그려가며 범위를 좁혀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마침내 만족할 만한 주택 디자인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최종적으로 선택된 주택 디자인입니다.

          ▲ 지인과 토의 끝에 완성한 주택 디자인-1 ⓒminian

           ▲ 지인과 토의 끝에 완성한 주택 디자인-2 ⓒminian

 

위 그림들을 포함한 그림 몇 장이

주택모형 제작을 위한 자료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완성된 설계도를 예상한 독자라면

좀 의아해 질 수도 있습니다.

컬러는커녕 수치 하나 없는 그냥 그림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 단계에 이번 연재의 진짜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주택모형을 제작하려고 할 때,

처음으로 부딪치는 문제는 수치입니다.

모형의 대지는 얼마나 크게 해야 할까?

1층 벽의 길이와 높이는?

아무렇게나 대충 만들다 보면 집 모양이 들쭉날쭉 이상해 질 텐데...

 

 ▲ 수치는 늘 난감해... ⓒshutterstock.com

 

사실입니다.

물론 건축업계 종사자들로부터 의뢰 받은 주택모형을 제작할 때는

평면도, 정면도, 좌우 측면도, 배면도 등 설계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제 지인처럼 시공 전 주택모형 단계,

특히 그동안 해왔던 생각들을 정리하는 단계에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정확한 설계도가 아직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른바 ‘대충대충’ 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대충대충’은 그냥 대충대충이 아닙니다.

대지의 크기와 모양, 건폐율, 용적률 등 기본적인 사항이 정해지므로

거기에 어울리는 축척을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디자인 역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어떤 것도 적용할 수 있지만,

그중 가장 나은 것을 적용하려면

다양한 디자인을 비교, 분석하는, 생각보다 치열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위에 언급한 ‘대충대충’은

어쩌면 설계도가 있을 때보다 더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기획한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설계도 없이 주택모형을 제작해 보려는 제작자들,

그들을 위한 의도 말입니다.

그들에게 “주택모형을 만들려면 설계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자칫 모형 제작에 대한 의지를 꺾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계도가 없어도 주택모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설계도 없이 주택모형 만들기, 가능하다 ⓒdreamstime.com

 

시공 전 주택모형은

건축・설계사와 본격적인 상담을 하기 전에 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기 바랍니다.

건축주의 생각이 어느 정도 반영된 모형이라면,

수치나 축척이 다소 틀린다 해도

건축・설계사와 상담할 때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모형 제작이 시작되었고,

보름에 걸친 작업 끝에 그가 원하는 주택모형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는 머릿속에 빙빙 돌기만 했던 디자인이 눈앞에 구현된 것을 보고

매우 기뻐했습니다.

 

이쯤에서 제 지인이 의뢰했던 시공 전 주택모형,

즉 지금부터 우리가 만들어 볼 주택모형의 실물을 잠시 엿볼까요?

아무래도 그림만으로는 감을 잡기가 어려울 테니까 말입니다.

 

아래는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대문과 사람이 드나드는 작은 문,

그리고 자갈이 깔린 마당 부분입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1 ⓒminian

 

우체통과 주소판, 보안업체 팻말이 보이고,

그 뒤로 잔디와 자갈이 깔린 마당, 보도stepping stone와 회양목이 보입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2 ⓒminian

 

사철나무 담장 뒤편으로 수영장이 조금 보이는군요.

지인의 아내가 모는 폭스바겐 비틀 모형을 구하느라 꽤 돌아다녔다는...ㅎ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3 ⓒminian

 

대문 너머로 필로티 공간과 현관 앞 캐노피가 보입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4 ⓒminian

 

2층 테라스와 발코니는 유리 난간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5 ⓒminian

 

수영장 물에 캐노피가 비치는군요.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6 ⓒminian

 

테라스 유리 난간 안쪽에 정원용 조명등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7 ⓒminian

 

하부 콘크리트와 상부 벽돌로 지어진 담장 사이에

소로로 나갈 수 있는 쪽문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8 ⓒminian

 

사철나무 담장 너머로 주택 뒤편 방화문이 보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입니다.

 

 ▲ 지인의 주택모형 사진9 ⓒminian

 

그런데 모형을 만드는 도중,

주택모형 제작 기법에 대한 요구

여전히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제작 기법에 대한 정보가

과거보다 많이 유통되고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인터넷의 바다를 둘러봤지만,

상황은 십여 년 전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라고는

제작 기법을 묻는 학생들의 질문이 많아졌다는 것,

그리고 체계적인 기법 설명이 조금 부족한 주택모형 사진들뿐이었습니다.

 

‘미래의 건축주들은 분명히 모형을 만들어 보고 싶어 할 텐데...’

 

‘중소 규모 건축업계 종사자들은

아직도 자신이 주력으로 짓는 주택의 모형도 없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을까...’

 

‘학생들을 보니 열의는 가득한데, 정보가 너무 없어...’

 

‘이들이 자기 손으로 직접 주택모형을 제작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비록 출중한 기술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생각들이 이번 연재를 기획한 동기로 작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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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앞으로 제작할 주택모형을 잠시 훑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택모형을 만드는 주재료들과

그것들의 특성을 살펴보겠습니다.

 

-mi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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