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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시골생활 4년 김종복 오옥희부부의 전원이야기
돌핀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0 | 조회 2744 | 2018.02.12 08:55 | 신고



영월군 주천면 신일리에는 나래실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나래라는 것은 우리 옛말로 날개이고 실은 마을을 가르키는데,

방각산을 중심으로 날개 모양으로 펼쳐진 능선 기슭에 있어

날개 마을이라는 뜻의 예쁜 이름이 붙은 것입니다.

마을의 이름만큼이나 경치도 아름답습니다.

아늑하게 산이 감싸안은 마을에는 양지바른 밭이

넓게 펼쳐져 평화로운 농촌마을의 풍광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나래실에 정착

김종복, 오옥희 부부가 이런 아름다운 경치에 끌려

나래실에 정착한지 올해로 4년째가 됩니다.

중령으로 예편한 김종복씨는 30년 넘게 군생활을 하며

서울, 인제, 수원, 대전, 가평 등 전국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시골에서 살 때가

제일 편안하고 행복했다는 그는 퇴직을 하면

본격적으로 전원생활을 하기로 마음 먹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정착할 땅을 찾기 위해 정선, 평창, 홍천 등

여러 지방을 돌아다녔고, 괜찮은 매물이 나왔다고 하여

찾아다닌 곳만도 50군데가 넘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차를 타고 지날 때에는

‘이런 곳에서 집 짓고 살면 좋겠구나’ 싶은 곳이 굉장히 많았는데,

막상 자리 잡고 살 곳을 찾아다니다보니

마음에 드는 땅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쓸 만한 땅은 터무니없이 가격이 높고,

좋은 자리는 이미 도시 사람들이 확보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소득 없이 시간을 보내다

5년 전 우연히 영월 주천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주천 법흥천에 놀러가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물이 맑고 산세가 좋아

아직도 이런 곳이 남아있었나 싶을 정도였던 거예요.

이곳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친구들 먼저 보내놓고, 가족을 불러 하룻밤을 더 묵었어요.”

그 다음부터 김종복씨는

주천 근방의 땅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생활정보지에서 농가를 내놓는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오니

다녀본 중에 제일 마음에 든다며

부인 오옥희씨가 먼저 쌍수를 들었습니다.

여태까지 시골로 이사오는 것에 썩 적극적이지 않던 부인이

처음으로 지지를 보내자 김종복씨도 두말 없이 결정했습니다.

양지바르고 경치가 좋아 부부의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습니다.



나무 베고 흙돌 쌓아 직접 짓는 황토방

250평의 땅과 30평 남짓한 집을 사는 데 5천만원이 들었고,

낡은 농가를 개조하는 데 5천만원이 더 들었습니다.

그래도 빈 땅을 사서 새로 집을 짓는 것보다는 저렴해 만족스럽습니다.

기존 농가는 크지 않은 집에 방이 4개나 되어 어둡고 비좁았지만,

리모델링을 하면서 방은 2개로 만들고 대신 거실을 크게 뚫었습니다.

농가를 개조하는 일은 전문가인 친구가 직접 맡았는데,

실용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들어간 집입니다.

한 예로 거실에 설치한 주물난로가 있습니다.

나무를 사용해 불을 때는 이 난로는 화력이 대단해

난로 하나만 가지고도 겨우내 30평의 집 전체를 훈훈게 데워줍니다.

벽난로를 넣고 싶다는 김종복씨의 소망에

벽난로보다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주물난로를 권한 것입니다.

다만 이런 장작난로는 기존 주택에 시공하기 어렵고

설계 시 연통공간을 만들어 설치해야 연기가 새어나가지 않습니다.

겨울에 주물난로가 있다면, 여름에는 지하수냉풍기가 있습니다.

김종복씨 집 마당에는 연못이 있는데,

산 꼭대기에서 솟아나오는 샘물에 관을 연결해 끌어 쓰는 물입니다.

한여름에도 오래 들어가 있기 힘들 정도로 얼음처럼 찹니다.

이 샘물을 자연냉각수로 사용한 냉풍기를 한쪽 벽면에 설치했습니다.
에어컨처럼 머리가 아프지도 않고 지나치게 차갑지도 않아

여름을 쾌적하고 시원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뒷마당에는 황토방이 한참 작업중입니다.

작년 가을부터 김종복씨가 동생과 함께 만들고 있는 황토방입니다.

기초를 세울 나무도 산에서 직접 해오고,

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기둥을 세웠습니다.

폐가를 뜯는 곳에서 구들장을 구해 구들도 제대로 놓았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김종복씨가

직접 이 모든 것을 다 해냈다는 얘기에 따로 기술을 배웠냐고 물어보니

귀농학교에서 한번 흙집을 지어봤고,

그 후에도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며 독학을 했다고 합니다.

학교나 책을 통해 배운 것들로 우선 개념을 잡고,

나머지는 실제로 지어보며 실패도 하고 시행착오도 거쳤습니다.

마무리 단계의 황토방은 벌써부터 인기가 좋습니다.

놀러 온 친척과 친구들이 서로 먼저 자겠다고 다툴 정도랍니다.

구들이 좋아 아궁이에 불을 때면 방바닥이 탈 정도로 후끈후끈합니다.

시골생활은 풀과의 전쟁

시골에서 보내는 하루 일과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골생활 안 해본 사람들은

아마 설명해도 이해를 못할 것이라며 김종복씨가 말합니다.

“친구들이 전화해서 ‘거기 들어가 하루 종일 뭘 하고 사냐?’며 궁금해하는데,

도시 살 때보다 바쁘면 바빴지 한가하지는 않아요.

아파트에 살면 온종일 밥 먹고 TV나 보며 시간을 보낼 텐데,

시골에서는 문만 열고 나가면 일거리가 눈에 띄거든요.”

밭을 일구든 마당을 가꾸든 시골생활에선

풀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티가 안 나지만 그렇다고 그냥 둘 수도 없는 게 잡초입니다.

또 닭 모이를 주고, 나무를 하고,

200평 정도 되는 텃밭도 가꾸다보니

봄부터 가을까지 부부 둘이서 시간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오옥희씨는 소일거리로 장을 담급니다.

시골까지 내려왔는데 장을 사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된장, 고추장, 청국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입니다.

친구나 친척들이 찾아왔다 된장 맛에 반하여

조금씩 얻어가던 것이

이제는 알음알음 돈을 주고 사는 손님도 생겼습니다.

이웃들이 재배하는 콩을 사서 메주를 만드니 믿을 만하고,

마을 사람들도 도매로 파는 것보다 비싸게 쳐주니 좋고,

이웃 간에 친분도 쌓이니 일석삼조입니다.

“장은 아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파는 정도예요.

한번 가마솥을 끓이는 데도 7~8시간이 들 만큼 힘든 일이거든요.

남편 도움이 없이 혼자서 하기도 힘들고요.

그래도 덕분에 소일거리도 되고 보람도 있어 좋습니다.”

오옥희씨의 말입니다. 부산이 고향인 그녀는

남편이 강원도 시골에서 살자고 했을 때

체념반 기대반으로 내려왔습니다.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들었지만

전원생활이 주는 낭만을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전원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두려움이 익숙함으로 변하고

기대감이 지루함으로 변할 때가 옵니다.
이런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할 일을 찾아

보람찬 꺼리를 만들어야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생각입니다.


시골정서를 이해해야 무리 없어

시골살이의 제일 좋은 점은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시골은 시골대로 시골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순박한 사람들이랑 얼굴 붉힐 일이 뭐 있겠나 싶은데,

시골에는 시골만의 정서가 있거든요.

그걸 이해 못하면 충돌이 있을 수 있지요.”

마을 입구에서 김종복씨 집까지 오는 길은

차 한대 겨우 다닐 정도의 좁은 농로입니다.
몇년 전 이 길을 포장해주기로 하고 면에서 예산을 책정했는데,

주위 지주들이 반대로 무산되었습니다.

농로를 포장하려면 주변 땅을 조금씩 내놓아야 하는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길이 포장되면 다니기도 편리하고 땅값도 오를 텐데

도시 사람들이 보기엔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골 사람들은 땅에다 농사를 지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땅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는 것이 김종복씨의 설명입니다.
오래 전 부터 가꿔온 땅이기 때문에 단 한평, 단 한뼘이라도 소중히 여깁니다.

이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시골에 오면 시골정서를 따라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작업복을 입고 농사를 짓는데

혼자서 양복을 입고 돌아다니면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흉거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김종복 씨는 반문합니다.

전원생활 4년차, 이제야 조금 전원생활에 대해

감이 잡힌다는 김종복, 오옥희씨 부부.

앞으로도 이곳 나래실에 오래 오래 살면서

알찬 전원생활을 꾸려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습니다.

 

시골생활 4년, 이제 좀 알 것 같아...

한눈에 반한 사람이 있듯, 한눈에 반한 땅도 있습니다.
우연히 만난 나래실 마을에 반해 이곳에 정착한 김종복, 오옥희씨 부부.
실용적이고 알찬 집에서 꾸려나가는 전원생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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