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풍수에서 양택(陽宅)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환경을 연구하는 분야인데, 자연친화적이면서도 과학적인 학문을 지향하고 있다. 거주하는 공간에 공기가 원활하게 소통되는지, 빛이 충분히 들어오는지, 물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중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택에서 공기·빛·물 이 세 가지는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다.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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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 좋은 터에 건물을 세웠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양택으로 보지는 않는다. 택지가 견고해야 하고 토질도 좋아야 한다. 또 건물의 내부를 배치할 때 동선(動線:건축 특히 주택 등의 평면에서 사람의 이동을 선으로 나타낸 것으로 일반적으로 동선은 직선이면서 짧을수록 좋다)도 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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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선은 편리함과 실용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는 인간과 과학이 서로 부합함을 의미한다. ‘거실은 밝아야 하고 방은 비교적 어두워야 한다’는 원칙도 마찬가지다. 거실이 어둡거나 잡다한 물건이 널려 있다면 거주하는 사람들의 기분이 개운할 리 만무하며 손님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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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침실은 기를 모아야 하므로 밀폐된 느낌이 드는 게 좋다. 그러나 너무 컴컴한 것은 좋지 않다. 침실에 창문이 많으면 빛이 너무 강해 숙면을 취할 수 없으므로 이 또한 과학적인 것에 역행하는 일이다. 자연적이거나 과학적이지 못한 양택 이론은 길(吉)함을 구하려다가 오히려 흉(凶)함을 만나는 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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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양택을 본다’고 하면 건물 내부의 배치나 장식, 즉 인테리어에 국한해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건물의 외부와 내부 모두를 포괄하는 게 양택풍수학이다. 이때 건물의 외부는 내부보다 더 중요하다. 건물이나 주택을 볼 때는 먼저 외부를 보고 난 뒤에 내부를 봐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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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외부가 아주 나쁘면 비록 내부를 다시 조정한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할 때가 있다. 외부 환경이 본(本)이고 건물 내부의 간격이나 장식은 말(末)이 되는데, 본말이 전도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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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경이나 수정·풍령(風鈴:처마 끝에 매달아 놓은 작은 종)·도검(刀劍)·조롱박·그림·산수도 등을 실내 특정한 곳에 걸어 놓으면 건물 외부의 충살(衝殺)을 제거해 근심 걱정이 없어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한 가지 측면만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보다 건물 밖의 환경·지형·지세·지기(地氣)부터 논하는 게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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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건물 뒤에 크게 높지 않은 산이나 산비탈이 있으면 건물이 산에 기대어 있는 것으로 본다. 이런 형국은 사업을 안정시키면서 재물이 모이게 하고 가정을 평안하게 만든다. 특히 앞이 낮고 뒤가 높은 지형에 지은 건물을 가장 이상적인 건물로 보는데, 그 이유는 바람을 막고 기를 모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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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에 이르기를 이기(理氣:건물의 좌향으로 생기의 소재를 파악하는 방법)를 입으로만 말하고, 만두(灣頭:산수의 형세를 보아 생기의 소재를 판단하는 이론)를 논하지 않으면 진정한 풍수가가 아니라고 했다. 건물의 외부 환경과 양택이 서로 부합돼야 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만두는 양택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만두만 주의하면 이에 따라 선택된 건물이나 주택은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