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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고래등같은 집보다 오막시리 이런집 수리하며
돌핀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1 | 조회 794 | 2018.05.22 06:35 | 신고

아직 사람들의 온기가 제대로 배어들지 않아 썰렁한 초가에 아침햇살이 들락거리니 텅 비어 있던 마루도 이제 조금씩 제 몫을 해 가는데,

오막살이집 한채 사람을 불러 들이는 집.

마당가에 서 있는 감나무에 달린 감은 다 떨어져 가는데 시인이 남기고 간 감나무에서는 여전히 감이 붉게 익어만 간다.

그 동안 미쳐 마무리를 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찾아서 마감하고,

늦가을 비에 무너져 내렸던 굴뚝도 단단하게 쌓았는데 옆에 공간이 너무나 협소하고 바로 위에 창문이 있어서 연돌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 많이 아쉬운 일이었다.


이것저것 갈무리 해야할 곡식들이 고운 햇살 속에서 다가오는 겨울을 기다리며 말라 간다.

여태 창고 구석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굴러 다니며 천덕꾸러기로 대접을 받지 못하던 물건들이 이제 물을 만났다.

여기에 있는 물건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달아 놓지 않은 것은 자신들이 아는 것을 찾아서 이름을 달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냥 그림만 올려 본다.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이라면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물건들 속에서 한 두 가지 정도의 추억은 건져 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넓고 좋은 처마 속을 그냥 놀려 둘 수는 없는 일.

예년보다 날씨가 좋았던지 늦게까지 남은 감이 있으니 거두어 들여 겨울채비를 해 본다.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곳감이니 먹는 재미도 쏠쏠하겠지만 썰렁한 집을 장식하는 것으로도 이만큼 어울리는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도무지 쓸모도 없을 것 같던 것들이 이 쪽 저 쪽 제자리를 찾아 걸어 놓으니 제법 쓸모있는 모습으로 생기가 도는 듯 하다.

별 것 아닌 이런 것들이 어찌보면 생명수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보기 좋고 깔끔한 것들만 찾는 사람들은 영원히 이 맛을 알지 못하고 가겠지..

조리할 부엌이 따로 있다고 너무 좁게 만들었더니 사용하기가 보통 불편한 것이 아니지만 많이 사용할 공간은 아니니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 감히 견주어 볼 상대가 안 되는 것이지만 한때는 감히 넘겨다 볼 수 없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던 때도 있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요즘은 고래등 같이 좋은 집들이 많고 많지만 철옹성처럼 튼튼한 벽으로 막혀 감히 범접하기 어렵게 하니 그 속에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도 알 수가 없지만 하찮게 보이는 이 집은 사람을 불러 들이는 마력이 있다.

바람도 해도 달도 새도 마음대로 들락거리는 곳이니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야 말 할 것도 없겠지.

어렵게 벼르고 별러 오두막집을 지었으니 이제 오두막집에 살던 이들의 지혜도 배우고 콩 한 쪽도 나누는 아량도 배워 오두막에 살던 선인들을 욕 먹이는 짓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오두막집이 나에게 준 또 하나의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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