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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고택의 운치는 남기고 모던함으로 편리함 살린 종갓집
돌핀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0 | 조회 488 | 2018.06.25 00:48 | 신고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당 너머로 'ㄴ'자 배치의 한옥이 손님을 맞는다.


지난 여름, 장장 6개월에 걸친 공사가 끝났다. 골목길을 들어서니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기와 대문과 담장 너머로 현대식 행랑채 건물이 이질감 없이 자리한다. 대문을 열자 정면으로 묵은 때를 벗은 한옥 본채와 마주하게 된다. 새로 증축한 현대식 건물은 본채 뒤편에 숨어 있다. 군더더기 없는 선, 하얀 바탕에 멀바우 목재로 자연스러운 멋을 더한 신축•증축 건물이 한옥 고유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이천 서씨 양경종가 '효우당(孝友堂)'이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공사 전 모습은 고택의 중후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본채 뒤편으로 시멘트 건물이 조악하게 붙어 있었고, 대문 옆에는 커다란 조립식 창고가 우악스럽게 서 있었다. 안주인 권순미 씨가 본채를 증축 및 개조하고, 창고를 철거해 행랑채를 신축하기로 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정이었다.

빠듯한 예산으로 한옥의 현대적 증축이라는 까다로운 공사를 맡아준 곳은 지인의 건축 상담에 따라갔다가 인연을 맺게 된 홈스토리다. 홈스토리는 춥고 불편한 기존 한옥의 구조적 단점을 해결할 방법으로 'ALC 블록 공법'을 제안했다. 경량기포콘크리트 ALC는 단열성과 내구성, 차음성 등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건축자재다. 특히 본채의 증축 건물은 한옥과의 연결성을 고려해 ALC 블록조•목조 하이브리드 공법을 적용했다.

효우당의 배치도. 대문 옆 행랑채와 본채 뒤로 증축된 'ㄱ'자 건물이 이번에 새로 지어진 공간이다.
행랑채 뒷문으로 나오면 디딤석을 따라 사당과 연결된다.
PLAN - 행랑채


행랑채_ 고택의 모습을 가로막고 있던 조립식 창고를 철거해 ALC 블록으로 신축한 곳이다. 종가음식전수관, 응접실 등으로 사용하는 행랑채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입식으로 구성하고, 바닥 난방 대신 천장형 냉난방기를 설치했다. 상황에 따라 다용도로 쓸 수 있도록 대문 밖에서 바로 출입할 수 있는 문도 따로 달았다.

'ㄴ'자 형태로 배치한 행랑채는 전면과 측면에 폴딩도어를 설치해 드나들기 편하고, 안쪽에는 넓은 조리실이 자리한다. 조리실에서 사당이 있는 방향으로 낸 출입구는 음식과 각종 집기 등을 들고 나르기 편리하도록 한 배려다. 뒷문 옆 공간에는 보일러실 겸 메주 말리는 방을 두었다.

행랑채 자리에 창고가 있던 예전 모습
종가음식전수관 겸 손님맞이용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행랑채
행랑채 내부는 신발을 신고 들어간다. 편리한 동선을 위해 출입구를 여러 군데 두었다.
손맛 좋기로 유명한 종부 권순미 씨. 음식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보여주기도 했다.
행랑채에는 담장 밖 골목에서도 바로 연결되는 문이 있다.
증축한 본채 모습. 하얀색 ALC 건물 위로 얹힌 기와지붕이 조화롭다.
PLAN - 본채


본채_ 행랑채가 손님을 맞는 역할을 전담함으로써 본채는 오롯이 가족만의 공간이 되었다. 간신히 추위만 면할 정도로 지어 세면 공간과 화장실, 부엌 등으로 사용하던 시멘트 벽돌 건물을 완전히 철거한 후, ALC 블록조와 목구조 하이브리드 공법으로 새로 증축했다. 증축된 공간에는 아들 방, 주방 겸 식당, 욕실, 서재 공간, 세탁실 등이 있다. 현대식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기존 한옥의 내부 역시 고유의 모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난방, 수도, 전기 등 거의 모든 부분을 말끔하게 리모델링했다.

"1년에 대제는 2번 정도 지내요. 예전엔 대제를 치를 때 제관이 100명 이상이었는데, 요즘엔 많이 줄어 50명 정도 되지요."

이외에도 크고 작은 제사가 많은데, 특히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에는 시제사보다 훨씬 많은 음식이 차려진다. 한꺼번에 많은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 종갓집 특성을 고려해, 행랑채에는 제사 음식을 해서 나르는 데 효율적일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 'ㄴ'자로 앉힌 행랑채는 안쪽으로 큰 조리실이 있고 뒷문을 통해 나가면 사당을 향하는 길이 이어진다.

본채에는 요리를 즐기는 건축주를 위해 싱크대를 'ㅡ'자로 널찍하게 구성하고, 창 너머 그림 같은 풍경을 배경 삼아 손님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두었다. 실내는 한옥의 느낌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행랑채와 본채 모두 천장, 테이블, 장식장 등에 고재를 적극 사용했다. 마당에는 잘 쓰지 않던 야외화장실을 없애고 장독대를 두었다. 오래된 우물도 이참에 정비하고, 한편에 솥을 걸어 요리할 수 있는 아궁이도 만들었다.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음식을 하고 손님을 맞는 일은 오히려 감사하고 즐겁죠."

끊이지 않는 제사에 지켜야 할 도리에, 한 많고 고단한 삶이 먼저 떠오르는 '종갓집 며느리'. 하지만 요즘엔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소녀처럼 해맑은 순미 씨에게선 종부의 삶에 대한 자부심과 당당함이 느껴진다. 그 모습 위로, 전통과 현대가 여백 속에 잘 녹아내린 효우당의 정경이 살포시 겹쳐지는 듯하다.

 

*불천위제사(不遷位祭祀)_ 나라에 큰 공훈이 있거나 도덕성과 학문이 높은 조상에 대해 신주를 땅에 묻지 않고 사당(祠堂)에 모시는 신위 '불천위(不遷位)'에 그 후손들이 행하는 제사를 뜻한다.

본채 대청마루 너머로 보이는 차 공간
기존 한옥과 증축 건물 사이에 긴 복도가 생겼다. 천장과 장식장에 쓰인 고재가 고즈넉한 정취를 더한다.
증축한 본채에 새로 생긴 아들 방

 

[HOUSEPLAN]


[INTERIOR SOURCE]


*본채 시공 포인트

1. 본채에 딸린 시멘트 증축 건물을 완전히 철거했다.
2. 기초 공사, 설비 배관 후 ALC 블록을 조적하여 벽체를 세운다.
3. ALC 벽체가 올라가고 목재로 바닥 구조를 짠 모습. 한옥과 ALC 벽체 접합부는 수성연질폼으로 시공했다.
4. 기초에서 장선을 뛰워 시공한 후 그라스울 R30를 시공하는 등, 바닥 단열에도 만전을 기했다.
5. 증축 건물의 지붕 단열 작업. 수성연질폼 뿜칠 시공을 했다.
6. 증축 건물에서 바라본 본채 내부. 기존 한옥의 시멘트 벽돌 벽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7, 8. 본채 처마와 증축 건물 연결 작업을 했다.
9. 본채 ALC 건물의 지붕 방수. 우레탄 방수는 햇볕에 오래 노출되면 갈라져서 매년 보수를 해야 하는데, 건식 고정방식의 노출형 방수 시트를 시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 1961년 지어져 가장 오래된 중간사랑채로 따지면 54년이 넘은 고택이다. 살림의 불편함을 해결해나가다 보니 조금씩 사라져갔던 고즈넉한 정취가 지난여름 되살아났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현대식 행랑채, 묵은 때를 벗은 사랑채와 본채, 뒤편으로 숨어 있는 증축 건물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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