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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 쉼표 같은 하루를 위해 방과 부엌, 욕실 한 칸씩이면 충분했다. 간소하지만 사방으로 열린 이 작은 나무집은 저 멀리 보이는 풍경까지 모두 끌어안는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이 당연해져버린 오늘,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한구석에 휴식과 사색의 섬을 하나씩 품고 산다. 자신을 옭아매는 도시의 흔적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최소한의 생활 속에서 생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삶. 건축주 부부에게 제주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은 일주일에 단 이틀, 주말에라도 이곳에서 혹사당했던 몸과 마음을 한없이 풀어놓을 수 있기를 꿈꿨다. 집은 아주 작아도 상관없었다. 방 한 칸에 욕실 하나, 거실의 역할을 겸하는 작은 부엌 하나, 그리고 더 욕심을 내자면 다락방이면 충분했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의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에서는 삶의 최소주의에 대해 말하며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삼간지제(三間之制)’를 예로 든다. ‘집은 세 칸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덕목이다. 그러면서도 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에 대해서는 인색하지 않았다는 얘기도 전한다. 실내면적 15평, 처마로 나간 대청까지 합쳐야 18평 남짓한 크기의 이 나무집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 그리고 산과 들, 바람을 만나기 위해 지어졌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삼간지제의 뜻이 간소한 모양새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집이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대지는 동북쪽으로 오름이 있고, 서남쪽으로 빌레(넓고 평평한 큰 돌인 너럭바위를 제주 방언으로 ‘빌레’라 한다)가 엎드려 있는 너른 땅이다. 박공지붕의 선이 돋보이는 집은 빌레를 따라 살짝 경사진 땅의 형세를 거슬러 누마루를 올려 앉혀 지었다. 높다란 누마루에 올라 눈앞에 펼쳐지는 주변 경치는 잘생긴 소나무가 담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산·들·바람집은 현관으로 들어서기 전, 복층유리로 벽과 지붕을 구성한 옥외공간을 먼저 만날 수 있다. 벽난로와 개수대, 바깥 화장실을 둔 마당 공간인데 제주에서는 이런 다목적 옥외공간을 ‘물부엌’이라 부른다. 부엌 혹은 다용도실과 비슷하나 바닥에 물을 마음대로 뿌릴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한 제주도 지역의 용어다. 건축적으로는 제주도의 세찬 바람을 막아주는 장치가 되어주고, 날씨, 계절과 관계없이 바깥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더 좋은 공간이다. 사다리를 오르면 원두막 같은 바깥 다락과도 연결된다.
▲ 다락방에서는 창을 통해 제주의 오름이 한아름 담긴다.
안으로 들어서면 이 집의 중심이 되는 부엌과 식당 공간이 먼저 나타난다. 유일한 방인 침실은 주방보다 30㎝ 정도 단을 높여 마루를 깔고 그 위에 앉혔다. 두 벽면에 한지 문을 달아 밖으로 낸 창까지 합치면 총 세 면이 열리고 닫히는 방이다. 침실 밖의 마루는 걸터앉을 수 있는 툇마루가 되어주는 한편, 회랑으로서 얇은 한지 문으로 구획된 방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중간 영역이 된다. 또, 주방과 침실 사이의 계단을 오르면 세모난 전면 창으로 오름의 풍경을 담아내는 다락방이 자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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