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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도심에 파고든 연못,텃밭 그런 전원생활
꿈이랑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2 | 조회 2525 | 2018.09.20 08:01 | 신고

패션 디자이너 루비나의  

빌딩 속 비밀 정원

 

거름과 사랑으로 가꾼 아틀리에의 전원생활   강남 한복판의 건물, 선릉의 사계가 한눈에 보이는 5층에 루비나의 아틀리에가 있다.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무거운 문을 열자, 통창 너머 정원에서 물을 주고 있던 루비나가 반갑게 맞는다.

“출근하면 정원에 물주는 일로 아침을 시작해요. 화초에 물을 듬뿍 뿌리면 기지개를 켜듯 뿌리를 뻗어 쭉쭉 물을 마시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런 화초들에게서 오히려 제가 에너지를 얻는다고 할까요?” 화초는 정성을 들일수록, 예뻐할수록 잘 자란다며 그녀는 마치 아이 키우는 엄마들마냥 한참이나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밝은 목소리로.  “답답한 청담동에서 더 이상은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에서는 건너편 선릉을 내 마당처럼 볼 수 있겠단 생각에 옥상에 정원을 만들었지요.”


하늘로 뚫린 옥상정원은 사계절 내내 선릉을 그림처럼 걸치고 있다


5층 작업실은 에스닉 가구와 미니정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거친 듯 오묘한 질감의 스톤 테이블, 짙은 브라운 컬러의 마룻바닥, 아프리카에서 건진 오래된 의자와 악기, 그리고 조각품까지. 색채는 어둡지만, 그린 무드와 어우러져 공간에 내추럴함을 더한다.

 

공간을 장악한 자연적 소재는 이번 시즌 루비나의 컬렉션에 그대로 반영되어 호평 받았다.

“선천적으로 에스닉한 소재와 나무를 좋아해요. 거칠거칠하고 둔탁하지만 내추럴하면서 편안한 느낌, 아틀리에 자체가 디자인의 영감이 되었어요.”

루비나가 스케치하고 샘플을 뜨는 책상은 통창 너머 미니정원을 등지고 있다. 이유는 햇빛이 잘 들어 바느질 땀이 훤히 잘 보여서 좋고, 옷감의 디테일이나 컬러를 알아보기 쉬우며, 창 너머 초록의 기운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6층으로 올라가면 마치 파리에서나 볼 법한 쇼룸이 있다. 가운데 심은 키 큰 나무는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주고 겨울에는 가습기 역할을 한다. 쇼룸과 통하는 야외 정원에는 데크를 마련하고 양쪽으로 잔디와 사철국화, 앵초, 베고니아 등 여러 가지 꽃나무를 장식한 초록 공간을 두었다. 벤치 위에 느긋하게 앉아 청명한 바람과 풀 냄새에 몸을 내맡기고 있으면 평화로운 기분이 온몸을 감싸, 이곳이 도심 속이란 사실을 잊게 된다고 한다.

도심 한복판의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에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여기에 디자이너의 감각이 더해져 여유롭고, 낭만적인 공간으로 완성된 아틀리에. 루비나가 20년이 넘도록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이는 힘의 뿌리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루비나의 전원생활 수칙

 

 

1 실내에 미니정원을 만들어라_ 발코니에 인공토양을 넣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터를 만들고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열대 식물을 심어 보자. 초록이 많은 베란다에 작은 연못을 만들면 습도 조절 효과도 누릴 수 있다.

2 화분이나 꽃을 들인다_ 꽃이 화사하게 피면 마음도 활짝 핀다. 꽃시장에서 화분을 사서 침실이나 거실, 하다못해 부엌 싱크대 앞에 두어 꽃과 눈을 마주친다.

3 앤티크한 가구를 매치하라_ 인사동보단 장안동을 즐겨 찾는데, 여러 나라의 앤티크 가구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 아프리칸 모티브의 조각이나 돌, 나무 등 오브제만 사서 가구로 제작하기도 한다.



헤이리 김종희부부의

마당 안 숲

 

전원 찾아 삼만 리, 마당 안에 숲을 들이다   파주 헤이리에 가 본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개성 있는 건축물의 모양에 놀란다. 특히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겐 절로 부러운 곳. 건물 외부는 단순한 형태이지만, 내부 공간은 중앙 정원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마당 안 숲’.  집주인 부부는 한국관광공사 주재원으로 근무하면서 10여 년간 한국과 외국을 오가며 살았다.

 

“초기에 시카고에서 근무한 후 서울로 돌아왔는데, 갑자기 공장에 온 듯 답답한 기분이었어요. 잠실의 아파트였는데, 미시간 호수가 보이던 시카고와는 완전 딴판이더군요. 그래서 당장 길동으로 이사를 갔어요. 그때 길동의 아파트 뒤편은 모조리 논밭이라 숨통이 트이더군요.”

이후 타이페이에서 중계동의 북한산 아래로, 런던에서 다시 일산의 정발산 밑으로, 마지막엔 제주도로 발령이 났고, 이때 그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고 한다.  

김종희씨가 주거지를 고르는 기준은 ‘자연과 맞닿아 함께 숨 쉴 수 있는 곳’.

단순한 기준 같지만, 아파트가 빼곡한 서울에서 그런 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던 찰나 헤이리에 입주하게 되었고, 김종희씨는 은퇴 후 본격적인 집짓기에 들어갔다. 건축가 김인철씨의 지휘 아래 설계에만 6개월이 걸렸고 1년간의 시공을 거쳐 그들의 첫 전원주택이 탄생했다.

 

 

 

 

건축가 승효상의

그린 빌라  라온채

 

네모난 중정에 담긴 자연 건축가에게 집은 하얀 캔버스와 같다. 건물을 이루는 뼈대부터 풀 한 포기에까지 자신의 철학을 담기 때문이다.

‘이로재’의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에만 꼬박 2년이 걸린 신개념 빌라 ‘라온채’. 방배동 서래마을의 20년 된 낡은 주택이 자연과 동화된 여섯 채의 주거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승효상은 도시의 중심에서 거실 정원을 가꾸고, 남산과 북악산 그리고 우면산이 만들어내는 눈부신 풍경을 집 안에 들이고자 했다. 집 안 구조는 전체적으로 단순함을 추구하면서도  전통적이고 전원적인 요소를 담아내기 위해 한옥 구조를 응용했다.

 

이 빌라의 주인인 윤명상·이주숙 부부가 살고 있는 5층이 라온채의 중심이다. 각 방의 통창을 열면 푸른 잔디가 깔린 미니정원이, 집 안 중심엔 무성한 초록빛들로 가득한 실내 중정이 있다.

이 집의 포인트는 옥상까지 이어진 네모난 중정. 복층구조의 실내 공간을 모두 아우르는 통창을 통해 실내정원에 햇살이 쏟아지는 모습은 사뭇 감동적이다. 또 안방, 부엌, 거실 등 공간마다 딸린 정원 역시 잠시 쉬어가고 싶은 숲 속 전경을 만들어 낸다.

 

빌라 외벽은 티타늄으로 심플하고 모던하게 만들고, 공간을 분할해 여섯 채의 집을 지은 뒤 각 집을 정원으로 둘러싸 빌라 전체가 숲 한 가운데 있는 느낌을 준다.

“우리 부부가 20년간 살아온 정든 집을 허물고, 이런 빌라를 짓게 된 계기는 단순해요. 마당이 있는 주택에 살던 딸아이가 시집을 가 아파트에 살게 됐는데 답답해하더군요. 요즘엔 주변 환경이 잘 갖춰진 아파트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까. 도심 속에서 4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자연으로 충만한 집을 짓고 싶었어요.”

 

한복디자이너

효재의 마당 예찬

 

 성북동 양옥집에 너른 정원을 얻다 삼청동 한복집, ‘효재’의 앞마당은 다해야 열 평 남짓. 한복디자이너 이효재가 한복 지어가며, 음식 해가며, 시골집을 오가며 틈틈이 손보아도 날마다 예뻐지는 자그마한 공간이었다. 이제 삼청동에 가도 그 예쁜 마당은 없다. 대신 성북동 언덕배기, 그녀의 새 보금자리로 마당도 함께 옮겨갔다기에 그리로 향했다.

방금 땄다며 빨간 토마토 서너 알을 건네는 그녀의 손바닥에는 굳은살이 박였고,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정원은 삼청동에 비할 수 없는 크기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20여 년간 외국 대사관저였다는 4층짜리 양옥집과 거대한 정원은 그녀가 이사 온 지 불과 몇 달 만에 삼청동 한옥의 그것과 꼭 닮은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제야 굳은살의 의미를 알아챘다.

 

 

연못, 텃밭, 그리고 맨발로 걷기

 

자신은 물론 객조차 신발을 허락하지 않기에 까슬까슬한 잔디를 맨발로 누비며 마당 탐색에 나섰다. 죽은 땅을 파서 비닐을 깔고 그 위에 물을 채워 둘레를 낡은 기왓장으로 두르니 그럴싸한 연못이 완성되었다. 이사 올 때 챙겨온 자갈을 가득 깔고 그 위에 장독대를 마련했는데 짙은 풀향기와 매큼한 고추장 냄새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 옆에는 네모반듯한 텃밭에 옥수수, 고추, 토마토, 딸기, 가지 등 열댓 가지 채소들이 소담스레 자라고 있었다. 그야말로 생기 넘치는 마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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