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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 누구나 알고 있는 '명당'의 입지 조건이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주요 마케팅 요소로 꼽힐 정도다. 하지만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고 있다고 모두 명당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를 테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성동구 옥수동의 입지가 다른 이유다. 정경연 자연지리연구원 박사(인하대 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수백년을 지켜온 전통마을의 풍수지리적 입지를 분석해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며 "서울에서 전통적인 부자동네로 꼽히는 압구정동, 용산, 여의도 등이 대표적인 명당"이라고 밝혔다.
명당의 공통점은 지리오결인 '용·혈·사·수·향'의 법칙이 적용된다. 우선 용(龍)은 산맥을 말하는데, 산맥은 곧은 것보다 용틀임처럼 굽이굽이 변화가 있어야 기가 넘치는 곳이다. 등산을 할 때도 이러한 변화가 있는 산맥을 올라야 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정 박사의 조언이다. 하지만 산자락 바로 아래에 마을을 형성하면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은평뉴타운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개발할 땅이 아니라 자연으로 보존해야 하는 땅이라는 게 정 박사의 설명이다. 야트막한 야산이라도 산봉우리나 능선 위는 사람이 살기에 좋은 땅이 아니라는 것. 산동네는 옛날부터 가난한 동네로 발전이 더디고 개발이 돼도 낙후되기 쉽다는 얘기다. 특히 경사진 곳은 재물이 빨리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부잣집 앞은 평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서울시내 장사가 잘되던 한 음식점은 확장한 이후부터 장사가 잘 안됐는데, 확장한 곳이 경사가 졌기 때문이라는 게 풍수지리적 분석이다.
기가 세지도 않고 생기가 모아져 명당자리가 될 수 있는 땅은 물과 만나 산맥이 더이상 나가지 못하고 멈춘 능선 끝자락(혈·穴)이다. 이를 테면 강남은 관악산의 기가 내려오다 한강과 만난 끝자락이고 용산은 북한산의 기가 내려오다 한강과 만난 끝자락이다. 좋은 땅은 높은 곳보다 낮은 곳에 있다는 얘기다. 물론 옥수동 역시 북한산의 기가 내려오다 한강을 만났지만 문제는 물(수·水)의 흐름이다. 물의 흐름이 땅을 감싸지 않고 등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집짓기 할때 건축비 지급 방법 필수
기가 잘 모아진 땅이더라도 바람을 타면 흩어져 명당이 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외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주변 산(사·砂)이 필요하다. 이 산들은 동네를 잘 감싸주고 입구가 크지 않아야 좋다. 주변 산들이 마을을 잘 감싸고 있는 대표 지역은 서울 평창동과 강남이다. 평창동의 경우 위성사진으로 보면 산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전통마을들이 동네 입구에 큰 나무를 심고 보호했던 것도 이러한 외부바람을 막고 마을의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태양의 에너지와 경관인 향(向)이 중요하다. 일조량이 좋고 대문에서 바라볼 때 좋은 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파트에서도 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것이 좋고 층은 산보다 낮고 주변나무와 비슷한 수준인 위치가 좋다고 정 박사는 조언했다. [오늘의 HOT포토][스페셜 포토][손안의 경제뉴스 머니투데이 모바일웹] 김유경기자 yun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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