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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전원주택 집터 구하는 일과 이웃을 함께 마련하는 일
두물머리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0 | 조회 248 | 2020.05.11 08:54 | 신고

전원주택 집터 구하는 일과 이웃을 함께 마련하는 일




농촌에 정착하고 싶은데 집터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집터를 구하려고 저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문제입니다.

물론 그들에게 제가 도움이 될 때도, 그렇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엔 무엇보다 귀농 선배의 경험이 참고가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집터를 구했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글 서정홍(농부 시인)  농민신문사 자료





 

저는 47년 동안이나 도시에서 살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자연으로 돌아가 생명의 일꾼인 농부가 되고 싶었습니 다.

도시에서 큰 불편 없이 살던 제가 농부가 되고 싶었던 까닭은 단 한 가지, 양심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 와 우리 식구들이 먹는 농산물이 젊은 농부들이 가꾼 것이 아니라

대부분 늙으신 농부들이 키운 것이라 생각하 니 양심이 부끄러웠습니다.

힘들고 위험한 농사는 젊은이들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뒤로 알고 지내는 농부들을 만날 때마다 부탁을 드렸습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단순ㆍ소박하게 자급자족하면서 살 수 있는

산골 마을 빈집이나 집터를 누가 팔겠다고 하면 저한테 알려달라고.

하루는 알고 지내는 정상평 농부를 만났습니다. 그는 황매산 자락의 작은 산골,

전기도 없는 마을에서 10년 남짓 불편한 대로 살아가는 성실한 농부입니다.


집 있어야 주민들이 이웃으로 인정 “상평 씨, 저도 이제 뼈 묻을 자리를 잡을까 합니다.

고쳐 살 만한 빈집이나, 아니면 집터 할 만한 땅이 있으면 좀알아봐주시겠습니까?

농사짓느라 바쁜데 저 때문에 일부러 다니지 마시고, 틈틈이 알아봐주시면 고맙겠습다.”

 

“어떤 집터를 바라는지 말씀해주시면 알아보지요.” “아무래도 산골 마을이 좋겠어요.

도시 가까운 곳에는 온통 투기꾼들이 설치고 다니는 바람에 엄두가 안 나요.

외딴 곳보다는 열 집에서 스무 집 남짓 있는 산골 마을이면 더 좋겠고요.

그래야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전등이라도 갈아 끼워드리고,

갑자기 편찮으시면 병원에 모시고 가지요.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마을에서 제가 할수 있는 일이 있어야 사람 살맛이 날 것 같거든요.

참, 될 수 있으면 마을의 끝집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밤늦게 손님이 찾아와도 마을 사람들한테 피해가 안 가지요.”

“어떤 마음인지 알았으니 천천히 알아보겠습니다.” 집터를 부탁한 지 한 해쯤 지났을

무렵에 연락이 왔습니다. 황매산 자락 작은 산골 마을에서 빈집을 판다고 하니 와서 보라고.

아내는 빈집을 보자마자 선뜻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열서너 집밖에 안 되는 작은 산골 마을에,

사람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빈집을 1.000만 원 주고 샀습니다.

집은 허물어져 ?모가 없었지만 집터는 150평 남짓 되어 집을 짓고 살기에 충분하리라 여겼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터를 마련했습니다.

사람도 인연이 닿아야 만날 수 있듯이 집과 땅도 인연이 닿아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도시에 살면서 이 집터를 마련하기까지 틈만 나면, 아니 일부러 틈을 내어 집터를 부탁한

상평 씨를 찾아가 만났습니다. 때론 농사일도 같이 하고, 막걸리도 마시며, 함께‘ 인생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간절하게 바라면 어떤 일이든 이루어지지 않겠습니까. 몸 뉘일 집만 있으면 논밭이야 빌려?

농사지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흙집이라도 있어야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마을 사람들도 이웃으로 맞이해줍니다.

집이 없으면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이웃들이 살갑게 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집터를 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제가 처음 귀농 계획을 세울 때는 빈집을 빌려, 그 마을에 살다가 집터를 마련하고

작은 흙집을 지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농촌에서 빈집을 얻기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빈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집주인 입장에서는 남한테 빌려주면 팔고 싶을 때 마음대로 팔 수 없고, 팔려고 해도 몇 푼 받지도 못하니 그냥 ‘빈집’으로 두는 것입니다.

때론 도시에서 사는 자식들이 언젠가는 농촌으로 돌아오리라는 기대 때문에라도 집을 팔지 않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먼저 고려해야 주위에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조라는 아우는 귀농 후 빈집을 빌려 수백만 원이나 들여 고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집주인이 그 집을 판다고 비워달라는 바람에 수리비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습니다.




2년 전 이웃 마을에 귀농한 원이네는 지금도 남의 집을 겨우 빌려 살고 있는데,

아직까지 집터를 구하지 ?해 애를 태우는 형편입니다.

다울이네는 몇 년째 집터를 구하지 못해 결국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이처럼 사람과 자연을 섬기며 살려는 젊은이들이 막상 집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참안타까운 일이지요.

때문에 아무리 작고 허름하더라도‘ 우리 집’이 있어야 합니다.

산에 사는 새들도 집이 있고, 들에 사는 벌레도 집이 있고, 바다에 사는 고둥도 집이 있으니까요.


저는 다행스럽게 정상평 농부 덕분에 빈집을 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믿고 따르는 사람이 소개해주더라도 모든결정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믿고 덜컥 샀는데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과의 사이에 금이 가게 됩니다.

또 도시에서 살 때는 이사 가면 그만이지만,

농촌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아무때나 쉽게이사 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후회하지 않도록 잘 살펴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빈집이나 집터를 살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가장 먼저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고려해야 합니다.

짐승을 싫어하는 사람이 돈은 벌려고 짐승을 키운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겠습니까.

땅콩을 싫어하는 사람이 땅콩 농사를 지으면 무슨 기쁨이 있겠습니까.

닭을 키우려면 닭 키우기 좋은 곳으로, 약초를 재배하려면 약초재배하기 좋은 곳으로,

녹차를 만들고 싶은 사람은 녹차를 만들기 좋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하루 내내 자동차가 다니는 길옆에 있는 녹차밭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매연에 찌든 녹차를 생산한다면 어찌 당당하게 팔 수 있겠습니까.

제가 쿠바에서 공부할 때였습니다. 밭에 여러 종류의 옥수수를 심었기에 밭 주인한테 물었습니다.

“옥수수를 어찌 이리 많이 심었습니까? 특별한 까닭이라도 있습니까?”

대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제가 옥수수를 정말 정말 좋아합니다. 삶은 옥수수도 좋아하고, 튀긴 옥수수도 좋아합니다.

그냥 제가 좋아서 심었습니다.” 이보다 단순하고 슬기로운 대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집터를 마련하는 일은 잠만 자는 곳을 마련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이룰 꿈과 환경, 그리고 이웃을 한꺼번에 마련하는 것입니다.

 

 


여러 곳 다니며 여러 의견 듣고 결정해야‘ 바람직’  얼마 전에 큰 마음 먹고 귀촌한 친구가

한 해도 살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가까운 이웃 마을에 사과밭이 있는데,

어찌나 농약을 많이 뿌리는지 머리가 아파 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잘 알고 지내는 선배가 도시로 떠났습니다.

산골 마을에 1억 원이나 들여 빈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은 선배였습 니다.

그런데 흐리고 바람만 불면 아랫마을의 돼지농장에서 독한 똥오줌 냄새가 올라와

창문을 열지도 못하고 잠까지 설친다며 투덜거리다 결국 짐을 쌌습니다.

집터를 구할 때는 주위에 농약을 많이 치는 과수원이나 냄새나는 축사가

 가까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더구나 길이 없는 땅은 길을 낼 수 있는 조건인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땅 주인이 길도 없는 땅므 팔면서 ‘책임지고 길을 내주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막상 땅을 사고 나니‘ 나 몰라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으니까요.

그러니 아무리 한눈에 마음에 드는 땅이 있다 해도 적어도 대여섯 군데는 돌아다녀보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난 뒤에 결정해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 수 있는 터와 나무가 살 수 있는 터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진: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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