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완화했지만 효과는 글쎄
4.7부터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이 대폭 줄어든다. 수도권 지역의 경우 최대 10년이었던 전매제한 기간이 공공택지(분양가상한제) 및 규제지역(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은 3년, 과밀억제권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완화된다. 비 수도권 지역의 경우에는 공공택지 및 규제지역은 1년, 광역시는 6개월, 그 외 지역은 폐지된다. 참고로 분양권 전매제한은 주택시장 과열로 인해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규제기간 동안 분양권 거래를 막는 규제로 집값과열이 아닌 현 상황에서 주거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4.7 이전에 분양을 받아 혹시나 전매제한 완화혜택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소급적용이 되니까 마음 놓으셔도 된다. 현재 서울에서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65,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 DMC SK뷰 등 13개 단지가 전매제한 완화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 12월 분양 당시 8년의 전매제한이 적용되었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는 이번 전매제한 완화로 1년으로 단축되면서 올해 말부터 전매가 가능해진다.
1.3대책 이후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거래가 소폭 늘고 호가도 살짝 올라 경착륙은 막은 상황에서 중도금대출 완화 및 무순위청약 요건완화에 이어 분양권 전매제한까지 풀리면서 분양시장은 최악의 상황은 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여전히 산 넘어 산이다. 기준금리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고 집값은 여전히 소득대비 높은 수준이며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현재 상황에서 분양권을 팔고 싶어 하는 분들은 늘어나겠지만 분양권을 받아 줄 매수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을 것 같다. 분양권 살 사람이 별로 없을 텐데 분양권 전매 허용해주면 뭐하나 비판할 수 있지만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중도금대출 완화 등 규제를 풀어주는 이유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보다 미분양 증가가 PF대출 부실로 전이되는 금융시장 위험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물론 입지, 가격 경쟁력이 있거나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 개발호재가 발표된 지역의 단지들은 전매제한 효과로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거래가 활성화되겠지만 일부 지역 이야기고 전체적인 흐름을 반전시키기는 역부족이다. 무엇보다 이번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와 단짝인 실거주의무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전매제한 완화효과를 다 잡아먹어 버렸다. 입주 후 2년에서 5년 간 거주를 해야 하는 실거주의무 규제는 주택법 개정사항으로 국회계류 중이어서 언제 처리가 될지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 전매가 허용되어도 실거주의무가 살아있으면 실질적으로 분양권을 팔 수가 없다. 물론 실거주의무도 소급적용을 해준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계속 처리가 늦어질 경우 계약자들의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매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전매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 하더라도 입주 시 전세를 줘도 되는지, 꼭 입주를 해야 하는지, 입주를 해야 한다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거나 전세를 빼야 하는데 그 판단을 할 수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또 단기보유 양도세도 문제인데 1년 미만 보유 분양권 양도세율 70%에서 45%로 줄이는 소득세법 개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분양권 거래를 못하고 있다. 어느 누가 70% 양도세를 내고 분양권을 팔 것인가? 정쟁도 좋고 밥그릇 싸움도 좋지만 민생법안만큼은 합십해서 빠른 처리를 해주는 국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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