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물건 노려볼까
유치권자와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계속 되고 있는 중임에도 뭔가 새로운 물건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욕구가 충동적으로 일었다. 다만, 적지 않은 돈이 상계동 주택에 묶여 있어 소액으로 투자할 물건을 골라야 했다.
유료검색사이트에서 감정가 대비 30%대로 떨어진 물건 중 3000만원 정도 투자하여 낙찰을 받을 만한 물건들을 선별했다.
‘장기적으로 돈이 묶일 수 있는 토지는 일단 피하자.’
그래서 낙점된 것은 평택시 팽성읍 소재 허름한 단독 주택! 감정가 대비 32.8%까지 떨어진 물건이었다.
평택항 개발과 국제평화신도시 그리고 각종 고속화도로 등의 계획으로 평택이 투자가치가 있다는 것은 얼핏 들어 알고 있었지만 팽성읍은 처음 듣는 지명이라 조금은 불안했다. 팽성읍 주민들이 미군부대 이전을 둘러싸고 당국과 대치중이라는 기사,각종 성명서와 구호가 적힌 현수막 사진. 촛불집회에 참석한 어린아이의 맑은 눈망울이 크게 클로즈업되어 잡힌 사진...... 개발호재보다는 기사거리가 많은 동네인 듯 했다.
그런데 최신 기사 중 나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이 하나 있었다!
"허~ 그렇다면 미군부대 이전이 순조로워 지겠네.....인근 땅값 좀 올라가겠는데.....!" 감이 좋은 물건이었다. 대지 평수가 90평 정도니 미군 장교나 군속들을 상대로 하는 숙소용 빌라부지로 적당하겠다 싶었다. 조만간 수 년을 끌어오던 미군부대 이전 계획이 본격화될 것이고, 공사시작을 알리는 첫 삽이라도 뜨게 되면 팽성읍 주변의 땅값이 한번은 더 출렁일 것임은 자명한 일!
난항을 겪어 오던 주민들과의 대타협이 이루어진 지 채 1주일도 안되었으니, 그런 사정이 아직 시세에도 반영되지 않았을 성 싶어 시세조사 또한 크게 의미는 없어 보였다. 그 정도 정보로도 충분 했다. 들어가자! 이 건 물건은 공유 지분이 경매에 나온 것으로 공유자는 총 5명이었다.
그러다가 얼마 후 채무자의 어머니까지 사망하여 상속권자들이 또 다시 각자의 상속분대로 상속......총 5명의 공유자 중 두 아들의 지분에 몇 건의 가압류가 걸려 있다가 결국은 가압류권자가 확정판결을 받았는지 강제경매가 신청된 물건이었다.
앞으로 감정가의 두 배 정도로 시세가 뛰어 오를 것인데다가 현재 최저가는 감정가의 3분의 1수준이니 지분 문제만 잘 해결하면 소액투자치고는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겠다 싶었다.
문제는 지분의 해결이었다!
"공유자가 우선매수를 청구하였습니다. 최고가 매수인으로 호명되신 분, 차순위 신고하시겠습니까?" 라는 집행관의 한마디에 도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마는 것이 지분경매의 고약한 면이다.
그러나 건물의 지분경매는 만만치 않다. 일단 현물분할이 어려우니 소송을 거치더라도 건물을 경매에 붙여 그 대금을 지분대로 나누어 가지라는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면 판결 후 다시 기나긴 경매절차를 거쳐서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야만 차익실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아무리 수익성 좋은 물건이라도 지분경매하면 일반인들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가보기로 했다.
남편이 살아 있을 때야 시댁에 관심이 있었겠지만 남편과 시부모가 모두 사망한 마당에 그리 크지 않은 시댁 재산에 관심 가질 리 없을 것이고 채무자인 형제들 또한 공유자 우선매수청구해서 시댁재산 건져달라는 말을, 어린 두 자녀를 혼자 힘으로 건사하는 형수에게 부탁하기가 쉽지 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이 물건은 현재의 시세는 별로 의미 없지 않은가? 두 세배로 뛸 1, 2년 후의 가치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정해진 응찰가는 15,880,000원이었다! 당일 법정은 입찰에 붙여진 물건이 많지 않아서인지 한산했습니다. 공유자우선매수청구권의 행사가 없으리라는 판단은 적중했지만 예상외로 경쟁자는 한명이었고 경쟁자의 응찰가는 14,650,000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낙찰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팽성읍일대에 한국공병대가 투입되어 미군기지 건설을 위한 기반시설공사를 시작하였고 예상했던 대로 위 지역 일대 지가는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이 건 물건 소재지인 팽성읍 두정리 일대 대지의 평당가는 200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지분경매는 왠만하면 경락잔금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데, 평소 친분을 키워 왔던 저축은행 대출 담당자를 몇날이고 설득하여 낙찰가의 70%까지 대출을 받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 물건의 실투자금은 500만원이 채 안되는 금액입니다.
당분간은 둘째아들을 무상으로 살게 하면서 적절한 매도타이밍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경매천사의 조언 한마디
경매의 매력은 여느 재태크와 달리 작은 종자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유료정보 사이트에 등록된 매물 중에는 1000만원 이하로도 투자가 가능한 매물이 수두룩합니다. 그리고 경매의 또다른 매혹은 자신이 노력한만큼, 발로 뛴만큼 수익을 일궈낼 수 있는 "정직성"입니다. 경매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여러분들이 막연히 짐작하고 계신 것처럼 종자돈이 아니라, 꺼지지 않는 열정과 인내, 그리고 꾸준하고 집약적인 공부 뿐입니다.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힘겹게 공부하고 계시는 경매인 여러분!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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