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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건너는 미군 전차(연합DB) |
"한강이북 美부대 없을 것"…北위협시 재부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국방부가 7일 새해 초부터 불거진 주한미군의 한강 이북 잔류설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한미는 지난 2004년 용산기지를 비롯한 동두천과 의정부의 미 2사단을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으며 오는 2016년까지 이들 부대의 이전을 완료한다는 목표로 평택기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11월 커티스 스카파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미군 일부 병력의 한강 이북 잔류를 희망하면서 한미 연합사단 창설 검토 얘기를 꺼낸 뒤 이런 합의사항이 변경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지난달 7일에는 버나드 샴포우 미 8군사령관이 "한미동맹은 한강 이북 지역에 병력을 잔류시키는 것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는 서신을 오세창 동두천 시장 앞으로 보낸 사실도 공개됐다.
여기에다 작년 3월 미국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에 있던 제23화학대대가 의정부의 캠프 스탠리로 이전한 데 이어 이라크에서 철수해 미국 본토에 주둔 중인 기계화 대대마저 경기 북부 지역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지자 스카파로티 사령관의 발언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사시에 대비해 주한미군의 일부 병력이 한강 이북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일부 병력의 한강 이북 잔류 가능성에 대해 그간 입을 다물었지만 이날 이례적으로 '입장자료'를 발표해 "이에 대해서는 한미간 어떠한 합의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 등 주한미군 이전은 계획대로 정상 추진될 것이라고 국방부는 강조했다.
용산 미군기지와 미 2사단은 각각 YRP, LPP에 의해 이전이 추진되고 있으며 2015년과 2016년까지 각각 평택으로 이전하도록 되어 있다.
평택 미군기지는 기존 캠프 험프리까지 합해 444만 평에 이르고 이 가운데 용산기지와 2사단이 들어설 부지만 여의도 면적의 3.7배인 293만 평에 이른다. 외국에 있는 미군기지를 포함해 단일기지로는 세계최대 수준으로 꼽히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오는 2016년 말 이후에는 한강 이북 지역에 한 개의 미군부대도 잔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강 이북에 미군 병력을 잔류시키려면 지난 2004년 국회에서 비준된 용산기지이전협정(UA) 등을 개정해야 하고 이 또한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23화학대대는 미 2사단 이전 때 평택으로 함께 가기로 되어 있고, 순환배치되는 기계화대대는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부대"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가 구상단계에 있는 한미 연합사단을 만약 창설한다고 해도 평택에 두거나 평택으로 이전하는 미 2사단과 한국군 특정부대를 연합사단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미군 잔류설을 긴급히 진화하고 나섰지만 북한의 위협이 높아지면 재차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본토 병력이 신속히 개입하려면 한강 이북 지역에서 '인계철선' 역할을 하는 미군 부대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받는 이상 언제든지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관련한 억제체제의 약화를 방지하려면 한미 연합사단 창설과 일부 무기체계의 한강 이북 잔류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는 미국의 한국 안보 공약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