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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의 하룻밤 [1]
느티나무 (han8***)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6 | 조회 3584 | 2018.04.16 09:35 | 신고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의 하룻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경북 청송 한옥민쳬촌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밖을 내다보는 아이들. 한옥민예촌은 현재 주로 숙박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방 안에는 고가구를 배치해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 선조들의 생활을 느껴보도록 방에 TV 같은 전자 기기를 비치하지 않았다. 덕분에 아이들은 마당에 나가 투호 같은 전통놀이를 하거나 동네를 산책하거나 책을 꺼내든다.

 

- 한국관광공사 추천 '테마 있는 한옥' 여행
충남 서산 계암고택
전남 구례 쌍산재
경북 청송 한옥민예촌
강원 영월 조견당
경기 인천 조선왕가

“에구 내 새끼, 손이 꽁꽁 얼었구나. 어여 와서 아랫목에 손 넣어라.” 한겨울 십리길을 걸어 학교에서 돌아온 손자를 맞던 할머니의 따스한 한마디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장작불에 후끈 달궈진 전통한옥의 구들장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봐 이부자리를 봐주시던 할머니는 세상을 뜨셨지만 뜨끈뜨끈한 한옥의 구들장 온기는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전국의 한옥 5곳을 12월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이번 기회에 고즈넉한 한옥을 찾아 오래된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피고 바쁜 일상에 지친 몸을 뉘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한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겨울 긴긴 밤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보자.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충남 서산 계암고택의 전통음식 율병 만들기 체험


△양반의 품격이 깃든 ‘계암고택’

충남 서산 음암면 유계리에 있다. 300년 정도 되는 옛집, 조선 말기의 양반집이다. 솟을대문 옆으로 길게 돌담이 뻗고, 담장 위로 날아갈 듯 사뿐히 치켜올린 고옥의 추녀가 아름답다. 밤이면 창호 사이로 은은한 달빛이 새어든다. 소박하지만 기품과 위엄이 흐르는 멋, 치장하지 않아도 시와 음악이 절로 나는 멋스러운 정취가 계암고택에 스며 있다.

행랑채와 사랑채 앞마당은 그리 넓지 않아도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로 손색이 없다. 행랑채에는 집을 수리할 때 나온 기와로 꾸민 고려와당박물관도 있다. 차양을 둔 사랑채가 돋보인다. 사랑채 한 칸 앞에 팔모기둥을 세우고, 옆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 맞배지붕을 얹었다. ‘ㅁ’자형 구조로 된 마당에는 오래된 우물이 자리하고 있다.

안채는 사랑채 끝 중문을 통해 연결된다. 안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부엌. 여느 한옥의 부엌에 비해 넓은 것도 그렇지만, 한옥 체험을 위해 본래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흙바닥에 황토석을 깔고 고풍스러운 식탁을 둬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눈길을 끈다. TV 같은 편의시설이 없어 여행 온 동반자와 밤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기에 안성맞춤이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전남 구례 쌍산재 건너채에서 바라본 전경


△아담하고 소박한 멋 ‘쌍산재’

전남 구례 마산면 사도리 상사마을 들머리에 있다. 해주 오씨인 주인장의 6대조 할아버지가 처음 터를 잡은 뒤 고조부가 집 안에 서당인 쌍산재를 지어 오늘에 이르렀다. 모든 건물이 숙소로 꾸며져 있어 호젓하고 편안한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쌍산재로 들어서기 전에 눈길을 끄는 것은 당몰샘이다.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인 샘으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그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전국 1위 장수마을의 비결이 이 물에 있다 해 지금도 인근에서 수시로 물을 길어 온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영험한 샘 덕분에 쌍산재의 대문은 왼편 모퉁이로 물러나 있다.

당몰샘 물맛을 보고 아담한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 보고 오른쪽에 무심한 듯 비켜 앉은 건너채가 있다. 갓 쓴 선비 대신 푸성귀 다듬는 할머니가 앉아 있을 듯한 정겨운 구조다. 대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것은 울창한 대숲 사이로 난 돌길이다. 한 발 한 발 돌을 디디며 처마가 멋들어진 별채와 아담한 정자인 호서정을 차례로 만난다. 대숲이 끝나는 곳에 하늘과 잔디밭, 동백나무에 둘러싸인 서당채가 있다. 집안의 자제들이 모여 글을 배우던 곳으로, 이 집 주인도 서당채에서 천자문을 떼고 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겨울 한옥체험의 즐거움 중 하나는 따끈한 아랫목을 즐기는 것이다. 쌍산재의 모든 숙소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있다. 보통은 보일러를 가동하지만 손님들이 원할 경우 직접 불을 땔 수 있도록 준비해준다. 불가에서 고구마·감자를 구워 먹으며 특별한 추억을 남기 수 있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경북 청송 조선시대 9대 동안 만석부자였던 송소고택


△보고 듣고 느끼는 한옥의 멋 ‘청송한옥민예촌’

경북 청송 부동면 주왕산 들머리에 있다. 청송지역에 들어선 고택을 본떠 꾸몄다. 한옥의 멋을 놓치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특징이다. 게다가 청송의 전형적인 가옥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대감댁·영감댁·정승댁·주막 등 집마다 생김새와 구조가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감댁은 송소고택이 있는 파천면 덕천마을 가옥 중 초전댁을 재현했다. 전형적인 상류층 양반집이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마당이 나오고, 사랑채 문을 통과하면 ‘ㅁ’자형 안마당에 이른다. 안채와 사랑채, 대문채까지 방이 여러 개 있다. 부엌에는 부뚜막과 가마솥, 맷돌, 소반, 찬장 등을 옛 모습 그대로 전시해 뒀다.

영감댁은 ‘ㄱ’자형 건물. 안방과 사랑방, 자녀방이 한 건물에 배치됐다. 이곳의 특징은 디딜방아다. 쿵덕쿵덕 방아 찧는 흉내를 내볼 수 있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정승댁은 덕천마을 송소고택의 안채를 재현했다. 가운데 대청을 중심으로 방이 대칭으로 배치됐다. 대청마루에는 문이 달려 방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문을 들어 올려 처마에 걸면 탁 트인 마루가 된다.

이밖에 ‘ㄷ’자형 건물에 누마루가 인상적인 훈장댁, 농민이나 서민의 가옥 구조를 보여주는 참봉댁과 생원댁, 외양간이 있는 교수댁, 마당에 넓은 평상을 펼쳐놓은 주막 등 집집마다 생김이 다르고 개성이 있어 한 집 한 집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부드러운 곡선길인 토담을 따라 걷는 골목길도 운치있다. 민예촌 뒤로 산책로가 있고, 고개를 들면 청송의 명산 주왕산이 멀리 보인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강원 영월 조견당에서 종부가 끓인 차를 체험하는 투숙객


△과거와 현재의 절묘한 조화 ‘조견당’

강원 영월 주천면에 위치한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한옥이다. 느티나무 고목 아래 안채는 1827년 상량했으니 그 세월이 200년 가까이 된다. 안채 대청마루의 천장을 떠받친 웅장한 대들보만 봐도 당시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 대들보 목재의 수령만 800년쯤 된다고 하니 가옥에 1000년 세월의 깊이가 담긴 셈이다.

조견당은 한때 99칸이 넘는 규모로 중부지방 양반집을 대표하는 전통 가옥이었다.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나머지 가옥은 대부분 손실되고 현재는 안채만 남아 있다. 강원도 문화재자료 71호에 등재돼 있으며, 김종길 가옥으로도 불린다.

기품이 묻어나는 안채에서는 여러 이야깃거리가 쏟아진다. 안채의 동·서·남쪽 지붕 아래에는 해·달·별이 조형돼 있다. 동쪽 벽은 흑·백·황·적·청 다섯 가지 색 돌로 꾸며졌는데, 이는 조견당에 우주의 원리와 음양오행의 정신이 담겨 있음을 뜻한다. 안채 옆의 커다란 너럭바위는 하인들의 규율을 잡는 터로 쓰였다고 한다.

조견당의 매력은 한옥에서 하룻밤 묵는 데 그치지 않고 종부가 들려주는 고택의 사연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채 외벽에 새겨진 문양과 집의 역사에 관한 얘기를 듣다 보면 고택에서 머무는 하룻밤이 더욱 숙연해진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경기 연천 조선왕가 자은정


△조선 황실의 위엄 깃든 99칸 ‘조선왕가’

경기 연천 연천읍 현문로에 있다.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 있던 조선 왕가인 염근당을 옮겨왔다. 건물 해체 도중 집주인이 누구인지 밝혀줄 상량문이 발견돼 화제가 됐다. 집을 지은 사람이 고종황제의 손자 이근이며 ‘미나리처럼 혼탁한 물 속에서도 추운 겨울을 이기고 자라는 기상을 생각하는 집’이라는 뜻으로 염근당이라 이름 붙였다는 기록. 황손의 집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는 귀중한 한옥이었던 것이다.

조선왕가의 한옥은 본채인 염근당과 행랑채인 사반정, 별채인 자은정으로 구분된다. 염근당은 황손의 집답게 장대석을 높이 쌓은 기단 위에 우뚝 자리한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좌우로 뻗은 건물은 ‘ㄷ’자 모양이다. 주련으로 장식된 기둥과 대들보는 일반 민가에서 보기 드문 곧게 뻗은 나무를 사용했다. 어디 하나 금 간 데가 없는 나무를 보면 오래 전 지은 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궁궐을 지을 때 쓰이는 잘 말린 금강송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염근당을 내려서면 대문채인 사반정이 있다. ‘一’자 건물인 사반정에는 연천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누마루가 있다. 염근당 뒤편에 자리한 자은정은 이 집의 별채다. 명륜동 시절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주 들른 집이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한옥스테이란

한옥 체험업 등록가구가 늘면서 서비스 품질과 숙박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하는 인증제도다. 한옥체험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친절도, 고객서비스, 시설 편의성, 안전성, 청결도, 전통체험 프로그램 등을 심사해 우수업체를 선정해 인증한다. 현재 한옥스테이로 인증받은 업체는 239개. 이 중 올해에만 100개 업소가 새로 늘어나 우리만의 관광산업 인프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소개된 한옥 중에서는 ‘계암고택’ ‘조견당’ ‘조선왕가’가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한국관광공사는 전통한옥 중 원형 그대로 보존된 한옥을 ‘명품고택’으로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에게 한옥 투숙과 함께 전통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으로, 문화재 또는 70년 이상된 한옥 중 종부가 운영하고 있는 원형 그대로의 한옥을 엄선하고 있다. 현재 안동 하회마을의 북촌댁, 안동 학봉구택, 경북 의성의 소우당, 경주 충의당, 강릉 선교장 등이 명품고택으로 선정돼 있다. 한옥스테이와 명품고택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www.hanokstay.or.kr)에서 볼 수 있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경기 연천 조선왕가에서 맛볼 수 있는 아침식사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경북 청송 영감댁에서 디딜방아 체험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전남 구례 대숲 안에 자리한 별채 전경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전남 구례 쌍산재 살림채의 저녁 풍경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충남 서산 계암고택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행객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충남 서산 계암고택의 안채는 ㅁ자형으로 되어 있다
절절 끓는 아랫목의 추억… 한옥에서 하룻밤
충남서산의 계암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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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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