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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땅이야기] 단점은 덜고 장점은 더한 건강한 통나무집 [2]
전원가고파 (oksk06***)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4 | 조회 6263 | 2018.10.12 09:12 | 신고

 

 

충북 청원군 가덕면 상대리.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니 도로 중간에서 멈춰 세웠다. 난처하기 이를 데 없었다. 논길 한복판에 망연자실 차를 세워두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때 언덕 위에 범상치 않은 집이 눈에 들어왔다.

 

 

 

 

매서운 바람이 절정에 달한 12월. 어느 곳에 있어도 피할 수 없는 추위가 몸을 잔뜩 움츠러들게 만든다. 초겨울 답지 않게 추위가 맹위를 떨칠 때 청원에 있는 통나무집을 찾았다. 매서운 바람 탓인지, 통나무가 주는 특유의 따스함 때문인지 통나무집을 본 순간 들어가기도 전에 온기를 느꼈다.  


 

가공되지 않은 굵은 통나무집은 무게감이 있어 안정감이 돋보이고
주변 풍광과도 잘 어울린다.


설마? 예상은 적중했다. 언덕길을 따라 다가갈수록 호기심을 자아내는 집이었다. 통나무집이라는 정보를 듣고 왔는데 언뜻 보면 한옥 같기도 하고 통나무집 같기도 하다. 이게 요즘 말하는 퓨전 한옥이라는 것인가?

 

 

 

▶건축정보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건축형태: 복층 통나무주택
·대지면적: 820㎡(250평)
·건축면적: 121.77㎡(37평)
·연  면  적: 178.71㎡(54평)
·지  붕  재: 한옥기와
·외  벽  재: 1차 미장 황토, 2차 미장 황토+세라믹
·내  벽  재: 1차 미장 황토, 2차 미장 황토+세라믹
·난방형태: 화목 보일러
·급수시설: 지하수

 

 


 

 

 

 

전통 한옥의 멋을 살려 현관을 만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통나무집 건축주가 반갑게 맞아줬다. 바깥 겨울 한기가 무색하게 따스한 실내였다. 일반적으로 통나무집이나 한옥은 냉기가 집 안에 돌기 마련인데 집 안은 봄처럼 따스한 기운이 가득했다. 건축사 대표에게 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목구조 건축 방식에 한옥 구조를 접목했다. 기둥은 한옥 방식인 원형 기둥을 세우고 벽체 골조는 목구조 형식을 따랐다. 벽체 안에 유리섬유 단열재를 채우고 가로 졸대를 댄 다음 황토로 2번에 걸쳐 미장을 했다. 첫 번째 미장은 이 지역 황토로만 하고, 두 번째 미장은 세라믹을 섞어 마감해 손에 묻어나지 않게 했다.”

이런 건축 형식은 임헌식 해성통나무 대표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것으로 통나무집이나 한옥의 단점을 극복한 사례이다. 냉기를 없앤 집에는 나무의 부드러운 질감과 황토의 따스함이 냉기를 대신한다. 굵은 통나무를 사용해 지은 집답게 외형은 다소 무게감이 있는 편이지만, 오히려 묵직한 느낌이 집과 잘 어울렸다. 복층 구조에 개방형이라 천장이 높아 시야가 넓다.

 


 

넓은 거실은 황토와 나무의 따뜻한 색감이 해빛과 뒤섞여 포근하고
안락한 기운으로 가득 찬다.

 

공간 활용이 돋보이는 2층의 난간은 처마 밑에 만들어놓은 아담한
테라스로 이어진다.


방과 거실, 화장실 등 모든 천장은 몸에 좋다는 편백나무를 사용했다. 통나무집다운 굵은 대들보와 서까래가 눈에 띈다. 한옥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럽고 투박한 멋이 고스라니 담겨 있다. 이 집의 포인트는 1층과 2층을 가로지르는 기둥이다. 아름드리 나무를 그대로 사용해 자연을 집 안으로 들여 놓은 듯하다. 주방은 거실에서 분리돼 있다. 이렇게 분리된 공간이 주인과 손님 모두에게 독립적인 공간을 제공해 편안함을 준다.


 

 

거실 중앙에 세운 커다란 기둥은 온 집 안에 무게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준다.


방은 총 4개로 구성돼 있는데 1층엔 건축주 부부가 머무는 안방과 휴식공간인 구들방이 있고 2층엔 아들과 딸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나뉜다. 2층은 처마 아래 조그만 테라스와 다용도로 사용되는 발코니로 연결된다. 또, 이 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구가 없다. 주인과 시공업자가 상의해 생활에 필요한 가구를 현장에서 집을 짓던 자재로 직접 짰다고 한다.


 

 

딸 방에 있는 옷장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안방 침실은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벽과 천장에 반사되며
한결 부드러운 빛이 감돈다.

 

지붕 아래 들인 2층의 방이다.

 

지붕 아래 들인 2층의 방이다.


건강을 위한 건강한 집


어떻게 이런 집을 짓게 되었을까. 전원생활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아버지 이광연 씨였다. 그리고 그의 의견을 따라 땅 매입부터 시공까지 전체 기획은 딸 이채원 씨가 도맡았다. 큰 그림에 들어가는 세부적인 담당하게 된 이채원씨가 해야 할 일은 많았다.

먼저 입지 조건에 따라 땅을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땅이라는 것이 원한다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보통 땅을 찾는 데 적어도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길게는 3년 이상 땅만 보고 다닌 경우도 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려면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입지 조건이 명확해야 한다. 명확한 계획이 없으면 불필요하게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거실과 분리된 주방은 조리 모습을 손님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건축주의 깊은 뜻이 담겨있다.



입지 조건을 정하는 첫 순서는 지역 선정이다. 이채원 씨는 청주에서 멀지 않은 지역을 선택했다. 청주 시내와 15분 정도 거리를 정하고 살펴봤다. 처음부터 굳이 먼 곳을 알아볼 필요가 없었으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계단과 난간 모두 직접 만들어 자연미가 눈에 띈다.

 

 



“아버지가 시골에 살았던 추억 때문인지 전원주택을 원했죠. 2011년부터 집이 들어설 곳을 알아보기 위해 청주 인근 지역을 다녔어요. 청주에서 줄곧 살아왔기 때문에 그곳에서 멀어지면 부모님이 불편해 했고 저도 출퇴근하는데 부담 없는 장소를 찾아야 했죠. 그런 와중에 매물 소식을 듣고 와서 보니 청주 시내와 10~15분 거리에 있고 바로 앞에 문의IC가 있어 외각으로 빠지기도 쉬운 장소였어요. 지대가 좀 높았지만 올라와 보니 오히려 시야가 탁 트여 전망이 좋았어요. 공기도 좋지만 무엇보다 밤에 쏟아질듯 밝은 별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거라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는 거 같아요.”


 

 

2층에서 테라스로 연결되는 통로.

 

 



다행히 이채원 씨가 선택한 곳은 아버지의 마음에도 들었다. 입지 선정 다음에 신경 쓴 부분은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 였다. 무엇보다 전원생활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건강하고 여유 있는 삶에 주력했다. 부모와 가족들이 건강하게 머물 수 있는 곳 그리고 느긋하게 오랜 세월 동반할 수 있는 집을 짓기로 한 것이다.


 

 

1층 구들방은 가족이 휴식과 찜질방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통나무집과 황토집으로 압축됐다. 먼저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통나무집은 춥다며 벽돌이나 목조주택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황토집 역시 단열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그나마 황토는 구들을 이용하면 찜질방 효과는 볼 수 있었다. 이채원 씨는 1년간 인터넷과 책을 통해 두 주택의 차이점과 건축 방법에 관해 공부했고 관련 업계 사람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통나무의 매력은 굵고 자연스럽게 뻗은 나무들이 만들어낸 선에 있다.

 

 

 



그리고 현재 거주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모았다. 그런데 우려와는 다르게 통나무집과 황토집에 사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다들 높았다.
“1년간 통나무집의 장점하고 황토집의 장점만 모았어요. 특히 황토집에 사는 사람들은 잠자리가 바뀌면서 몸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는데 막상 격어보고 나니 그 말을 이해했어요. 아파트에 살던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거웠는데 지금은 개운해요. 엄마도 예전에는 병원을 자주 다녔지만 입주하고부터 병원을 잊고 살아요.”

 

 

2층의 베란다는 다용도로 사용되는 편리한 공간이다.



명성을 쫓아 만난 인연
이채원 씨는 그동안 모은 자료를 들고 임현석 대표를 찾았다. 임헌식 대표는 이채원 씨가 통나무집을 짓기로 결정하고 전문가를 수소문한 끝에 통나무집 건축 분야에서 일도 잘 하고 책임감이 높다는 소문을 듣고 찾은 인물이다. 둘은 첫 만남부터 불꽃이 튀었다.


 

 

처마를 길게 내 빗물이 2층 방 안으로 들이치지 않는 구조다.

 

 


이채원 씨는 인터넷 최신 정보와 다양한 관계 자료를 수집하며 거의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쌓았고, 임헌식 대표는 수십 년간 건축업 경험과 6년간 통나무집 경력으로 내공이 깊었던 탓이다. 이채원 씨의 의뢰를 받고 임헌식 대표는 먼저 통나무 주택을 같이 둘러보며 서로 의견을 좁혀 나갔다. 먼저 두 사람은 통나무 주택과 황토집의 장점을 더하고 거기에 한옥 구조의 장점까지 더하는데 합의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4번의 수정을 거쳐 설계가 완성됐다.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처마.

 

 



당시 설계와 시공 모두 맡아서 진행하던 임현석 대표는 “목구조 주택은 구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통나무주택은 하나의 큰 나무를 통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구조를 만드는 게 어렵다”고 전한다.

대부분은 통나무의 면을 평평하게 가공해 사용하는 시공법을 따른다. 하지만 임현석 대표는 한옥 방식을 이용해 원형의 기둥을 사용한다. 창호만 빼고 모든 구조의 기둥은 원형의 통나무를 사용했다. 건축주와의 오랜 의논을 거쳐 완성된 결과물이다. 덕분에 건축주는 평생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얻었고 건축가는 자신의 창의력이 담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여기서 구들방에 불을 넣기도 하고 음식을 조리하기도 한다.

 

 

주난방으로 사용하는 화목보일러의 굴뚝이 기운차게 뻗어 있다.

 

 



집이라는 것이 어느 한 사람의 의견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집에서 살 사람과 집을 지을 사람이 디자인, 효율성, 경제성, 합목적성 등을 모두 고려해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말처럼 쉽지 않다. 우스갯소리로 건축업계에서는 집을 한 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채원 씨와 임헌식 대표 역시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통과 노력 끝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 건강한 집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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