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대한민국의 수도를 세종시로 옮기려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좋은 말로 표현해서 활발하다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무서울 정도로 공방을 펼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실제 수도가 세종시로 옮겨질지는 전혀 예측이 불가합니다. 법을 바꾸면 수도가 세종시로 된다고 하니 추이를 지켜봐야겠지요.
우선 수요요인부터 보겠습니다. 투자수요든, 투기수요든, 세종시로 몰릴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이전 검토만 하는 현재도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무섭게 상승하는 것을 보면, 실제 수도이전이 확정된다면 세종시를 비롯한 대전과 충청지역 일대의 아파트가격 상승은 쉽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서울/수도권의 수요는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수도가 옮겨진다 해도, 그에 맞춰 실시간으로 직장과 학교를 옮길 수는 없을테니까요.
공급이 어떻게 될지 예상해보겠습니다. 아파트는 실제 착공부터 완공까지 최소 1년6개월이 소요됩니다. 세종시가 수도가 된다면 인구증가에 대비해 아파트를 많이 짓게 될텐데, 즉시 주택이 공급되지는 않고 이러저러한 절차를 거쳐 빨라도 3년 정도의 시차가 나타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의 공급도 넉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세권 위주로 용적률을 완화시켜 공급물량을 늘린다 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울과 세종시는 현재도 공급부족에 향후에도 공급부족 현상이 예상됩니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은 곧 가격의 상승이라는 점은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정리해보면 세종시가 수도가 된다면, 서울도 오르고 세종시도 오르는 결과가 예상됩니다. 정부가 원하는 시나리오와 정반대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지역 모두 수요 증가,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현재 22번째에 걸쳐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세종시 집값 안정화까지 더해진다면, 50번까지 금방 도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정치인들이 수도이전은 없었던 일로 백지화한다고 발표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역시 수요와 공급으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우선 수요요인입니다. 세종시 백지화 발표되는 순간, 서울지역에 대해서는 ‘역시 서울만한 곳이 없어’라는 믿음이 더욱 강화될 것이고, 이와 같은 믿음은 현재보다 강력한 투자/투기요인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됩니다. 세종시는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투자수요 감소를 경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망매물도 쌓이고 차익실현 매물도 쌓여 가격은 현재보다 하락한 금액으로 거래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요인을 보면 서울은 지속적인 공급부족 인식이 계속되는 반면, 세종시는 이미 공급은 많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밤에 버스 타고 서울로 퇴근하는데 집을 더 많이 지을 필요가 있겠냐는 이야기도 더 많이 나오겠지요.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만일 수도이전이 백지화된다면 서울지역의 집값은 상승을 넘어선 폭등수준으로 치솟을 것으로 판단되고, 세종시는 수도이전 검토 발표 이전수준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를 세종시로 정말 이전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세종시 발전 계획의 큰 그림을 그려 놓고 발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는 수도를 이전하느냐 마느냐의 논쟁만 강한 것을 보면, 수도이전은 이루어진다고 해도, 아직은 한참 먼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울은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상승하게 되고, 세종시도 상승하게 되리라 보여집니다. 이래저래 내 집 마련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입니다.
세종시가 수도가 되면 서울 집값은 떨어질까요? 제 판단에는 세종시가 실제로 수도가 되느냐의 여부와 관계없이 서울은 계속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조바심에 수요는 증가하지만 세금부담에 매물이 잠겨 공급은 오히려 부족한 현상황이 계속된다면 더욱 상승폭은 커질 것이고 말입니다.
글. 우용표 한강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지금 사야 하나요?' 저자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저자' 저자
'경제상식사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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