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상승은 쉽게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면 비규제지역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규제지역으로 묶이게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 수도권 비규제지역이었던 김포시의 경우 새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한 사례가 있습니다.
2020년 12월 들어서는 충남 아산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꿈틀거린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비규제지역이기 때문에 투자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비규제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다 보니 기존의 규제지역 아파트 가격에 대해 착시현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부산 남천동의 아파트(전용면적 115㎡)가 19억 원 가깝게 실거래되었는데, 서울 강남의 대치 은마아파트(전용 76㎡)가 20억 원이면 싼 것이 아니냐 하기도 합니다.
비규제지역의 값이 오르니 기존 규제지역의 값이 싸 보여서 다시 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난감하리라 보입니다.
정부는 일명 ‘핀셋규제’를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이라도 상승 폭이 높거나 하면 핀셋으로 집어내듯 규제를 하는 것이죠. 아마도 정부에서는 이렇게 핀셋으로 세심하게 관리하면 부동산 시장 상승의 원인이 해결되고 부동산 가격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핀셋이 너무 많이 남발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2020년 말 기준으로 규제지역은 투기과열지구는 48개 지역, 조정대상지역은 75개가 지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많은 지역들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게 되니 사실상 핀셋규제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다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서울 전 지역,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이 포함되니 더욱 그러합니다. 규제지역이 발표될 때마다 해당되지 않는 일명 비규제 지역으로 수요가 계속 몰리는 과정의 반복입니다.
풍선효과. 핀셋규제가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요인입니다.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튀어나오게 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모습은 풍선효과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수도권의 비규제지역인 김포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김포가 규제지역이 되니 충남 아산으로 투자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이런 식으로 핀셋규제가 효과가 없다면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의 시행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정책 당국자들 입장에서는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니 앞으로도 규제지역은 계속 지정되고 이에 따른 풍선효과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적으로 특별한 호재 없이 단지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는 지역들은 향후 부동산 시장이 혹시라도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급격한 가격 하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0년 12월 4일 금요일, 국토부 장관이 김현미 장관님에서 변창흠 장관님으로 교체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어떠한 정책방향을 제시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만, 기존의 이력을 보면 도시계획과 도시 재생 분야를 주로 연구한 학자라 합니다.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한 주택 공급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세금 대책이 주거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앞으로도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새로운 장관님은 핀셋규제를 유지하실 것이고 따라서 비규제 지역의 상승은 계속되며 이 비규제지역의 상승은 다시 규제지역의 상승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 와중에 전세가격은 계속 올라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모습도 보일 것이니 부동산 시장은 2021년에도 ‘하락’, ‘안정’보다는 ‘상승’, ‘불안’ 등의 단어가 더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글. 우용표 한강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그래서 지금 사야 하나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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