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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보다 주식공부, 부동산 공부에 빠진 20대

경제만랩 입력 2021.02.01 16:41 수정 2021.02.01 16:42
조회 11426추천 5

 

| 취업을 위해 자기계발에 몰두하던 20대들, 자본계발로 방향전환

 

경기도 소재의 대학생 최민수(26)씨는 최근 학교에서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주변에서 비트코인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등록금을 마련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부동산 모임도 만들어 부동산에 대해 같이 공부할 친구도 찾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과 비트코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재테크 열풍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에 관련된 모임이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재테크 모임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대학생 최민수씨는 “예전에는 친구들을 만나면 근황을 주고받고, 취업준비나 가십을 이야기했었는데 요즘에는 주식이나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가 꼭 등장하고, 그 횟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근래 주식이나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늘어나는 게 실감된다”고 말했습니다. 

 

 

| “벼락거지 되기 싫다”…빚투, 영끌 투자에 목매는 젊은세대

 

최근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통해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주변에 들려오는 재테크 성공소식에 나만 소외될지 모른 다는 불안감을 의미에 뜻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퍼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나만 돈을 벌지 못했다는 박탈감에 뒤늦게나마 투자에 뛰어들면서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서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7월 처음으로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2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4만 4870건으로 지난 2018년 20대 이하의 아파트 매매량(2만 3398)건을 훌쩍 뛰어 넘으면서 젊은 세대들의 재테크 열풍은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식이나 부동산 상승 기류를 타자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벼락거지’란 말까지 등장했습니다. 벼락거지는 집값이나 빠르게 치솟아 오르는데 어떤 재테크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거지로 전락했다는 표현입니다.

 

| 성실하게 직장 근무하는 게 더 이상 미덕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학문을 갈고 닦아야 할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기 보다는 투자 열병에 시달리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이 같은 투자열풍은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 동료들 간에서도 짬만 나면 주식과 부동산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이런 저런 규제가 시작되기 전 비교적 빠르게 투자에 뛰어들었던 직원들이 상당한 수익을 남기면서 누구는 얼마 벌었네, 누구는 연봉만큼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심지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 지 고민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성실하게 직장 근무하는 게 더 이상 미덕이 되지 못하고, 알게 모르게 부동산과 주식으로 한 탕 주의가 판을 치는 상황인 것입니다.

경기도 파주에 반도체 회사에 다니고 있는 40대 장덕기 부장은 “젊은 세대는 한창 일을 배우거나 공부하면서 보람을 느낄 시기인데, 주식이나 부동산에 너무 빠진 것 같다”며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집값이 엄청 오르는 것을 보면 이들 세대가 기특한 것인지, 쓸쓸한 현실인지 복잡한 생각마저 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 월급만으로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지금이라도 사자!

 

젊은 세대들에게 재테크 열풍이 불게 된 것은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월에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 9585만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2월에는 9억 4741만원으로 3억 5156만원이나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전셋값도 고공행진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2017년 1월 서울 아파트 중위전셋값은 4억 560만원이었지만, 2020년 12월에는 5억 6702만원으로 1억 6142만원이나 치솟아 올랐습니다.

또한,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했던 노원구도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에 따르면 노원구 하계동 ‘학여울청구’ 전용면적 84.77㎡의 경우 지난해 1월에만 하더라도 6억 1900만원(12층) 수준이었지만, 2020년 12월에는 8억 9000만원(13층)에 거래되면서 지난 한 해에만 2억 7100만원이나 올랐습니다.

이렇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직장 생활하면서 월급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재테크만이 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 근로소득에 대한 증가분보다 자산소득의 증가분이 더 크다 

 

결국 빚내서 투자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난 것은 젊은 세대들이 직면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라는 것을 뜻하기도 하는데요.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임대차 3법을 비롯해 3기 신도시와 부동산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제대로 된 효과가 나오고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과하는 사태까지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설날 전에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는데요. 과연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선 25번째 부동산 대책은 어떤 형태로 등장해서 젊은 층들의 주거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내놓더라도 집값은 결국 계속 올라간다는 반복 학습효과에 젊은 층들은 사이에서는 집값은 오늘이 제일 싸다며 서둘러 집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결국 근로소득에 대한 증가분보다 자산소득의 증가분이 더 크고 빠르다는 판단과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진 만큼, 젊은층들의 패닉바잉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부동산 규제완화로 공급물량을 대폭 늘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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