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대륙이라고 불리며 4차 산업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가 현대인들 실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이미 메타버스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온라인 쇼핑몰을 포함해 상업·문화·홍보 등 다방면 산업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건설업계, 메타버스 타고 비상할 채비 갖춰…견본주택 문화도 바꿀까?
건설업계에서도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와 문화, 고객 니즈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메타버스를 분양시장에 접목시키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간 소통도 강화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신입사원 채용과 서포터즈 발대식, 건설 현장 안전교육 등 메타버스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향후 메타버스가 분양시장에 정착하게 된다면 견본주택 문화도 서서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주택공사가 1969년 처음으로 견본주택(서울 이촌동 ‘한강맨션’)을 도입한 지 54년 만에 변화다.
실제, 견본주택 문화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오프라인 위주로 형성돼 있던 견본주택이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펜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분양시장에 메타버스 중요성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견본주택의 역할이 점점 축소됐다. PC나 모바일 등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건설사들도 마케팅 방식에 변화를 둬야 했기 때문이다.
또 건설사 입장에선 값비싼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고 굳이 오프라인 상에 ‘견본주택’을 둘 필요가 없어지면서 메타버스 시장을 눈 여겨보기 시작했다.
고객 입장에선 굳이 견본주택을 찾아가지 않고도 PC나 모바일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면서 편의성이 증대됐다.
이런 추세에 맞춰 메타버스를 분양시장에 적용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롯데건설이 메타버스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며 GS건설과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 롯데건설, 메타버스 시대의 서막을 열다!
국내 대형 건설사 중 메타버스 도입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7월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직방’과 프롭테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이후 메타버스 시장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직방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에 롯데건설만의 가상공간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맺기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건설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Gather Town)’을 활용해 채용설명회(8월)와 신입사원 입문 교육(10월)을 실시했다. 또, ‘SK JUMP’를 활용해 홍보 서포터즈 발대식도 열었으며 올해 상반기 채용 과정에선 '젭(ZEP)'을 활용해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롯데건설은 메타버스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 메타버스 모델하우스' 서비스를 분양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를 이용하면 시간과 장소 등에 구애받지 않고 기존 견본주택과 동일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내 손안에 모델하우스가 탄생하는 셈이다.
고객이 가상 속 견본주택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설정하고 게임하듯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관람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했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해당 서비스가 구현되지만 실질적인 모델하우스와 큰 차이는 없다. 가상공간 안에서 입지와 단지 정보, 타입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으며 간단한 상담이 가능한 챗봇기능도 추가돼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는 가상현실(VR) 기술과 컴퓨터그래픽(CG) 등을 접목함으로써 실제 방문보다 현실감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전체를 3D로 구현해 조감도와 조경을 360도 회전하며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는 견본주택 실제 유닛과 유사할 정도로 실별 정보를 실체감과 현실감 있게 구현했다. 이를 통해 실내 구조와 아트월, 마감재까지 CG로 확인할 수 있으며 타입과 층별로 달라지는 오션뷰도 살펴볼 수 있다.
평형별 대표 유형(유닛)만 제공하는 견본주택과 달리 메타버스 상에서는 분양하는 모든 유형을 제공하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입지 정보는 광역 VR 기술을 활용한 항공뷰로 확인 가능하다. 단지 구성에서는 생활숙박시설뿐만 아니라 가든형스파(예정)와 다이빙풀(예정), 유적공원(예정), 스카이라운지 등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 생활숙박시설은 울산 북구 산하동 일원에 조성된다. 역대 가장 큰 규모의 롯데리조트(예정) 내에 들어서며, 전체 호실을 2~3룸 및 바다 전망으로 설계한다.
■ GS건설과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도 메타버스 도입에 적극적
GS건설은 최근 공개한 '강서자이 에코델타'를 통해 쌍방향 메타버스 견본주택을 선보였다. 단순히 평면도와 현장 견본주택 사진 등을 보여주는 데에서 나아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사용자는 견본주택 내 마련된 상담창구로 캐릭터를 가져가면 화상방식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메타버스 견본주택은 1개 채널당 최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채널 수를 늘리면 최대 5만 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대우건설은 지난 4월부터 게임엔진을 활용한 가상체험 견본주택인 '메타갤러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게임엔진은 게임을 구동시키는데 필요한 다양한 핵심 기능들을 담은 소프트웨어나 그 구성요소를 말한다.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을 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조작을 통해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현실감 있게 상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올림플래닛은 한화건설과 올해 4월 ‘한화 포레나 천안 아산역’ 분양 시에 오프라인 모델하우스에 구현되지 않는 미건립 세대와 커뮤니티 공간을 엘리펙스에서 빌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분양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이 온,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를 통해 현장 방문 시 확인이 어려운 미건립 세대와 커뮤니티시설에 대한 정보를 모니터와 핸드폰 등의 VR화면을 터치해 원하는 공간으로 이동해 확인할 수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 2월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와 연계해 언리얼 엔진으로 구축한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선택하면 연령대별 취향과 니즈가 반영된 주택형을 소개받게 된다. 이후 선택된 캐릭터의 조작을 통해 사이버 견본주택에 구현된 평면 곳곳을 살펴볼 수 있고 안방의 싱글베드와 듀얼베드, 거실의 골프연습 기구와 안마의자 등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가구 배치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 공간마다 견본주택 내 실제 건립 세대의 실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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