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들 간의 큰 가격 격차는 자산 불균등의 주요 요인이자 주택 상향이동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서울에 집중된 일자리와 인프라의 차이, 그리고 투자 자산으로써의 수요가 수도권 등 주요 지역으로 몰리며 아파트 간의 가격 격차가 매우 커진 상황이다. 거기에 2023년 현재 아파트 시장의 가격 반등과 함께 수도권 고가 아파트를 주요 타겟으로 설정되었던 규제가 해제되어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직방(대표: 안성우)은 불평등의 정도를 정량화하는 “지니계수”를 주택 시장에 도입하여 전국 아파트 가격격차의 동향을 살펴보았다.
<아파트 가격격차 분석 개요> □ 집계대상: 직방/호갱노노에서 서비스 중인 아파트의 매매가격 □ 기초가격 산정방식: 국토교통부 실거래 데이터 기반, 자체 딥러닝 모형을 통해 주택 특성을 통제하여 아파트 룸타입별 가격 시계열 산정 (모형 정확도: 전국 기준 평균 오차율 ±5.4% 내외) □ 아파트 가격지수: 딥러닝 모형으로 산정된 매매가격을 기초로 한 종합주가지수 방식 가격지수 (시가총액 가중식 라스파이레스 지수, 신축/멸실에 따른 세대수 변동 보정) □ 아파트 지니계수: 각 시점마다 산정된 전수 아파트의 가격을 순서대로 정렬하여 산출한 “로렌츠 곡선”을 기반으로 산출한 것임. 지니계수는 0에서 1까지의 값을 가지며 이 값이 클수록 아파트 간의 상대적인 가격 격차(불평등도)가 크다고 해석할 수 있음. □ 유의사항 ① 가격지수 및 지니계수의 기초가격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기반 딥러닝 모형 산정가격만을 활용하였으며, 호가, 중개업소 시세 및 공시가격 등은 지수에 반영되지 않았음. ② 최근 1개월(2023년 8월)은 향후 실거래 집계에 따라 변동할 수 있는 잠정치임. ③ 지니계수는 동일 지역 내 시점 간 비교만 가능하며, 지역 간 비교는 적합하지 않음. |
출처: 직방RED
주1) 가격지수 기준시점: 2019.12 = 100 (이하 동일)
주2) 최근 1개월(2023년 8월)은 아직 실거래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았으므로, 향후 실거래 신고 동향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잠정치임 (이하 동일)
2023년 8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26.1p로 집계되었다. 이는 하락기 이후 저점을 기록한 2023년 1월의 118.4p에 비해 약 6.5%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전고점이었던 2021년 11월의 147.9p에 비하면 14.7% 낮은 수준이다.
한편 전국 아파트의 상대적인 가격 격차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2023년 8월 말 기준 0.441p를 기록하였다. 지니계수는 2020년 10월 0.462p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여 2022년 12월 0.426p까지 떨어졌는데, 2023년 들어 아파트 가격 반등과 함께 격차 또한 다시 커진 것이다. 1개월의 시차는 있으나 거의 동시기에 가격지수와 지니계수가 반등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2023년 현재 전국 아파트 시장은 비싼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며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국면이라고 해석된다.
이와 같이 가격지수와 지니계수의 흐름을 통해 시장의 국면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2020년 10월 이전은 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파트 간 격차도 커졌던 시기로, 수도권이나 지방 주요 광역시에 위치한 상대적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전체적인 가격 상승을 주도한 국면이다. 반면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1월까지는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인 격차는 줄어들었던 시기로,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수도권 고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간 격차를 메운 시기였다. 이후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격차도 줄어든 시기로, 고금리에 대한 아파트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 소재한 상대적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더 빨리 떨어졌던 시기로 해석된다. 이후 2023년 현재는 다시 고가의 아파트가 주도하는 가격 반등을 보이고 있다.
출처: 직방RED
주1)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2022년 12월 대비 2023년 8월 변동률을 집계한 것임
주2) 아파트 평균가격은 2022년 12월 말 기준이며, 전용 84㎡ 아파트에 대한 딥러닝 기반 산정가격을 단지별 세대수 가중평균한 값임.
2023년 현재 전국 아파트 가격격차가 확대된 것은 지역별 아파트 가격 반등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 것의 영향으로 보인다. 격차가 다시 커지기 시작한 2022년 12월의 시도별 아파트 평균가격과 2022년 12월부터 2023년 8월까지의 시도별 가격 상승률을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전국 평균(+6.1%)보다 더 빠르게 가격이 상승한 곳은 세종(+10.4%), 경기(+8.3%), 서울(+8.1%), 인천(+6.3%)이었으며 그 중 서울, 세종, 경기의 아파트 평균가격(2022년 12월)은 전용 84㎡ 기준 각각 10.4억 원, 5.2억 원, 5.1억 원으로 전국 평균인 4.8억 원보다 높았다. 반면 대전을 포함한 다른 대부분의 시도들은 아파트 평균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상승률도 낮았다. 전체적으로 인천과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곳이 상승률도 더 높았고, 반대로 가격이 저렴한 곳은 상승률이 낮다는 패턴을 보인 것이다.
출처: 직방RED
서울 내 아파트 간 가격격차 패턴은 전국 시장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지수의 흐름은 2021년 11월 141.5p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하였고, 2023년 들어서 반등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전국과 유사하다. 그러나 전국 아파트 가격의 상대적인 격차가 꾸준히 감소한 2021-2022년, 서울의 경우 오히려 격차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아파트 가격 하락기였던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서울 아파트 지니계수는 0.299p에서 0.328p까지 상승하였다. 이는 2022년 시장 침체기 당시 서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금천, 도봉구 등 지역에서 하락세가 더 컸고, 반대로 강남, 서초, 용산구와 같이 가격이 비싼 지역의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약했기 때문이다.
한편 2023년의 경우 미약하게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나, 과거의 변동폭에 비하면 횡보 수준의 변화만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2023년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반등은 특정 지역 및 가격대의 아파트가 주도한다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고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면으로 간주된다.
전체적으로 2023년 전국 아파트 시장은 서울, 경기, 세종 등 아파트 가격이 비싼 주요 지역들이 더 빠르게 상승하며 반등을 주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아파트 간의 상대적 격차가 커지고 있는 국면이다. 이는 2023년 초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해제와 함께 특례보금자리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및 상반기동안 이어진 COFIX 금리(신규취급액 기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해 2022년 침체기 동안 누적된 아파트 대기수요가 서울 및 수도권에 소재한 아파트로 더 많이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 전국 아파트 간 격차의 흐름을 보면, 2020년까지 아파트 가격의 상승과 함께 아파트 간 가격 격차도 꾸준히 확대되었으나, 2021년에는 상대적으로 저가에 속하는 아파트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상대적 격차가 줄어들었고, 2022년 침체기에는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 소재한 고가 아파트 가격의 빠른 하락으로 인해 다시금 지방에 소재한 중저가 아파트와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대 중반의 과거에 비하면 2023년 현재 아파트 간 상대적인 가격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며, 다시 격차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 격차가 확대될수록 자산 축적을 통한 주택 상향이동 및 갈아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아파트 가격의 상승/하락뿐만 아니라 가격 격차의 동향 또한 공공에서 예의주시하여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글. 직방 빅데이터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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