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인건비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분양가가 치솟고 있지만 서울 분양시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분양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리며 뜨거운 분양열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게다가,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이나 ‘청량리’ 일대 분양시장은 청약과열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023년 분양시장…서울/경기 과점시장으로 전락하나?
올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청약자료(1~10월)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를 선택한 1순위 청약자수는 25만24명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았다. 서울시가 22만6,511명으로 바로 그 뒤를 이었으며 충북 6만2,876명, 대전 5만748명, 인천 4만8,469명, 부산 4만5,130명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1순위 평균경쟁률만 살펴보면 서울이 56.68대 1로 가장 높았다. 대전이 47.61대 1, 충북 19.66대 1, 경기 11.22대 1순으로 조사됐다.
서울 분양시장 ‘연착륙’ 아닌 ‘청약과열현상’ 재현
서울에 공급된 주요 단지들은 1순위 청약통장을 수만구좌 확보하는 모습을 여럿 보여줬다. 시/도별로 살펴봐도 1순위 통장 1만구좌 확보한 단지는 서울시가 9곳(41%)으로 가장 많았다. 1만구좌 이상을 확보한 단지가 전국 22곳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 가량(41%)이 서울에 몰려 있는 셈이다.
지난 달, 1순위 청약접수를 받았던 ‘이문·휘경뉴타운’에 ‘이문 아이파크 자이’도 1만3,280구좌를 받으며 식지 않은 분양열기를 과시했다. 같은 달, 분양했던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도 1순위에서 1만1437구좌가 사용됐다.
분양가 인상에도 끄덕 없는 분양시장
서울의 분양가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84㎡형의 분양가가 최고 13억2,040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도 분양당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며 1순위에서 청약접수를 마무리조차 짓지 못했다. 현재 해당 아파트의 입주권은 전용 84㎡ 기준 19억원 안팎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올해 10월 분양했던 강동구 천호동에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최고 13억6,440만원에 달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 입지와 품질(조경·커뮤니티 자재·등), 인지도 측면에서 모두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는 오히려 더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파트는 1순위에서 1만1,437명의 선택을 받았다.
이문·휘경뉴타운에 ‘이문 아이파크 자이’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공급됐던 ‘래미안 라그란데’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되면서 여론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일부가구가 고급 연립주택으로 지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이 아니지만 분양가 상승으로 비춰질 여지가 충분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파트에 1만3,000구좌의 1순위 청약통장이 몰렸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10년 가까이 부동산을 운영해온 ‘K’씨는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주택공급이 주로 이뤄지므로 신규공급에 한계가 있다” 면서 “새아파트들은 부동산시장에서 희소성이 높은 만큼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둔한 편이다”고 전했다.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로 서울에 집 산다?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가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경기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아파트 분양가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서울과 큰 차이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광명시에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와 용인시 기흥구에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의 분양가는 전용 84㎡기준 12억원을 넘어섰다. 또 평촌신도시가 아닌 안양 구도심에 짓는 ‘디오르나인 안양역’ 최고 분양가도 12억원에 달했다.
반면, 서울 강동구, 영등포구, 동대문구, 관악구 등 주요지역에선 전용 84㎡형을 11억~13억선의 분양가로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강동구에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과 ‘이문 아이파크 자이’ 모두 12억~13억원 사이로 분양가가 책정됐다.
그동안 비싼 집값을 피해 인천·경기로 떠나는 ‘탈서울현상’을 넘어 경기에서 서울로 리턴하는 ‘도심회귀현상’이 발생할 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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