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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내려가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다?

직방 입력 2019.07.17 10:52 수정 2019.07.17 10:53
조회 648추천 1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95

얼마 전 부동산 전문가 여러분들과 재미있는 토론을 했습니다. 화두는 ‘2019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 였습니다. 한 분은 하락을 전망했고, 다른 한 분은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양 측 의견이 모두 논거가 명확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누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부동산 가격 전망에 옳고 그름이 있을까요?

출처 직방

그 토론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의 규제 정책은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는 것일 텐데 그 방법으로 선택한 분양가 상한제 같은, 현재 강남을 중심으로 한 주요 지역 시세의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으로 과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죠.


정부의 의도대로 강남 아파트값이 하락하면 정말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될까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나 김수현 전 수석의 발언으로 유추해 보면 정부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과도하게 높고, 이로 인해 많은 부동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이죠.


과도하게 높은 강남 아파트 가격이 현재 부동산 문제의 원인이라는 분석은, 표면적인 시각으로 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서, 특히 서울에서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너무 높아서 진입할 수 없는 중산층 이하 세대의 어려움을 대변해 주는 말인 것 같긴 합니다.

과도하게 높은 아파트 가격? 기준은?

하지만, 이런 분석의 전제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과도하게 높은 아파트 가격의 기준이 도대체 얼마부터라고 할 수 있냐는 것이죠.


평당 1천만원 이상이면 무조건 높다고 평가해야 하는 것인가요? 그래서, 평당 5천만원 전후인 현재의 강남권 아파트 분양가는 과도하게 높다고 평가해야 하는 것인가요?

직방에서 본 강남 지역 최근 분양한 단지의 평당 분양가입니다.

출처 직방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수요 공급의 원칙으로 가격이 결정됩니다. 독점시장이 아니라면, 소비자들은 스스로 필요 이상의 공급이나 과하게 높은 금액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이 독점시장이 아니라면, 지금 높다고 평가받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시장의 수요 공급 작용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입니다.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의 아파트 가격 형성에 대한 원인을 아파트 가격을 높이기 위한 특정 세력의 음모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검증할 수 없는 음모론을 논외로 하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무조건 하락해야 한다는 분들께 1394년 조선의 첫 번째 왕인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수도를 천도한 후에 과연 집값이 낮았던 적이 있었나를 묻고 싶습니다. 우리 부모 세대나 조부모 세대에는 집값이 저렴했는데, 우리 세대에 와서 갑자기 집값이 과도하게 폭등한 것인지 말입니다.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판단해도 충분히 아실 만한 결론이 나올 겁니다.


결국 강남권 아파트 시세가 과도하게 비싸다는 분석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박탈감과 상실감이 큰 우리 중산층 이하 계층에게, 부동산 가격이 경제 문제의 핵심이라고 비판 대상을 임의로 특정함으로써, 부동산이 무조건 하락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심적 위안만을 주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대안도 없이 말이죠.

부동산 시장 하락, 대안은 있나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데 대안이 없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아파트 가격이 높다고 평가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이 그럴 것이고, 경기도에서는 과천, 분당 정도가 될 것입니다.


이런 평가를 받아온 지역들을 우리는 일명 버블세븐 지역이라 불렀습니다. 버블세븐이란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되어 왔습니다. 버블이라는 말 자체가 실제 가치 대비 과대평가되어 정도에 지나치다는 의미죠.

직방에서 본 과천의 아파트 매매 평당가입니다.

출처 직방

실제로도 그런 의미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과도하다’는 말은 정도를 지나쳤다는 사전적 의미가 아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소유할 수 없는 존재를 질투하는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결국 내가 소유할 수 없으면 과도한 것이 되는 것이죠.


이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경제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그건 나는 어차피 못 먹는 감이니 찔러나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폭락론은 경제 문제의 해결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물론 버블세븐 지역은 중산층 이하 계층이 들어가기에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지역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수요가 매우 많은 지역인 것도 사실이고요. 또한 버블세븐 지역으로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경제력이 되는 계층도 충분히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요즘 같은 부동산 불경기에도 이 지역에 신규 분양이 있으면 줄을 서서 분양을 받는 것이 아닐까요? 그 풍경에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버블세븐 시장은 시장에 맡기자!

그 시장은 그대로 그냥 그대로 놓아두었으면 합니다. 평당 5천이든, 평당 1억이든 그 가격을 수용하는 계층이 있다면 지속해서 공급이 될 것이고, 수요가 없으면 자연스레 금액을 낮춰서 다른 수요층을 찾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시세보다 비싸게 매매가 되더라도 취득세를 많이 걷을 수 있고,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로 세수확보가 가능하여 늘 부족한 정부의 복지 기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 지역이 비싸다는 것은 공급 대비 수요가 월등히 많다는 방증입니다. 과도(?)하게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라도 그 지역으로 진출하고 싶은 수요층들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고요.


결국 버블세븐 지역이 사회적으로 집중 받는 이유는 그 지역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그럴 만한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 수요층이 더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버블세븐 지역이 비싸지 않으면 누구나 다 들어가려 할 터인데, 물리적으로도 그 수요를 다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엄청나게 많은 수요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그 가격을 수용한 계층이 현재 그 지역에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경제 능력이 되지 않으면 핵심 지역은 포기하고, 그 주변 지역으로 관심 지역을 넓힐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3기 신도시 입지가 선정, 발표되었습니다.

출처 직방

그래서, 강남 개발 이후에도 지속해서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던 서울 주택 공급을 보완하기 위해, 1기 신도시가 생기고, 1기 신도시만으로 부족하여 2기 신도시도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3기 신도시까지 지정하게 된 것이고요.


이러한 공급 확대는 주택 선택의 대안을 큰 폭으로 넓혀 주었습니다. 그런 대안 중에서 자신의 경제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여 진출하면 되는 것이죠. 이게 자연스런 자본주의 시장경제입니다.

버블세븐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연속되는 금융 위기로 부동산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저는 오히려 진짜 버블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짜 버블은 향후에도 불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지금 상황은 버블처럼 보였던 것들이 걷히면서 정작 버블이 아니었던 지역이 부각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결국 입지적으로 우월한 수도권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죠.


물론 전 지역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았지만, 꽤 여러 지역의 부동산 시세가 올랐습니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검증된 부동산, 결국 입지가 우수한 곳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도 강남, 서초, 송파의 분양 시장이 가장 활발하고, 과천은 대부분 단지에서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과천지식정보타운도 곧 분양될 예정입니다. 분당과 평촌은 리모델링의 기대감으로 한참 이슈가 집중되고 있고, 하남, 광명도 도시 전체에 새 아파트가 많이 공급되어 지역 프리미엄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송파, 위례신도시 일대는 올해 많은 입주와 분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출처 직방

이 상승하는 아파트 시세를 잡기 위해 정부도 규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에 집중된 수요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분산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겠죠.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한정적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보다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희망하던 지역을 다시 선택할 확률이 높고, 높아지는 아파트 시세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은 전세나 월세를 선택하게 됩니다.


계속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데 무슨 말이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부동산은 입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이 원하는 입지는 대부분 한정되어 있습니다. 입지 선택에도 양극화가 적용될 것이고, 선택받지 못한 아파트도 증가할 것입니다. 선택받지 못한 아파트의 시세는 자연스럽게 하락하겠지요. 사람들은 대부분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지역을 선택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원하는 입지에 추가적인 물량을 공급해야 이 수요 문제가 해결될 터인데, 그 방법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재개발과 재건축밖에 없습니다. 분당처럼 재건축·재개발 조건(준공 후 30년)이 안 되면 리모델링을 할 수밖에 없고요.


하지만, 더 불행한 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을 통한 공급물량 확대도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동산 공급의 한계(부증성이라고 하죠) 때문에, 좋은 입지는, 등락을 거친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우상향 가격 곡선으로 진행되게 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모두 서울대에 갈 수 없듯이, 강남에 들어가고 싶다고 모두 강남구민이 될 수는 없습니다.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국 부동산 가격이 문제이니, 무조건 부동산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태도가 더 문제입니다. 이건 경제적 차별도 아니고, 공평한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적 문제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은?

그렇다면 과연 우리들은 이러한 수급이 불안한 시기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으면 합니다. 결국 우리 같은 중산층 이하 계층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재테크 수단은, 버블세븐 지역만큼 비싼 입지는 아닐지라도, 생활이 크게 불편하지 않은 곳에 작은 집 한 채를 마련해 두는 것입니다. 당연히 대출이 부담스럽지 않는 범위여야 합니다.

직방에서는 관심 지역 분양 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직방

내 집 마련은 그 자체도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서민층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이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어떻게든 계속 오를 테니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정부의 정책 기조상 실수요자, 무주택 세대와 1주택 이사 희망 세대에게 가장 기회가 많은 시장입니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분양을 받든, 가점이 낮아 준 신축을 매수하든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시기입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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