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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하여

직방 입력 2019.08.07 10:47 수정 2019.08.07 10:47
조회 727추천 0
빠숑의 입지 분석 레시피 #98

저는 19년째 부동산 관련 통계를 분석하는 리서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LH공사 등 공공기관이나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피데스개발 등 건설사와 함께 다양한 부동산 리서치를 진행하고 분석해서 리포트하는 일이 주된 업무입니다.


하지만 저는 칼럼을 쓰면서 통계 자료를 잘 인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통계나 수치가 자칫하면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통계를 맹신한 나머지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이런 숫자들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세 가지 전부 예를 들기 위해 임의로 쓴 숫자입니다.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아워홈 트윈타워점의 만족도 55.4%, 반포자이 세대 내부 평면구조의 만족도 60.1%, 2018년 신규 아파트 분양 의향률 30.4%.


그렇다면 아워홈 트윈타워점의 만족도는 높을 걸까요? 낮은 걸까요? 반포자이 세대 내부 평면구조의 만족도는요? 신규 아파트 분양 의향률이 30.4%라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이 수치의 의미가 감이 오시나요? 통계 자료를 분석하는 데는 그 분야에 대한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통계는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출처 직방
공급 과잉에 관한 오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할 때 자주 인용되는 통계 중 하나가 공급 물량입니다. 올해 초, 2019년 부동산 키워드 중 하나로 많은 매스컴에서 ‘공급 과잉’을 선정하였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2017년에도, 2018년에도 공급 과잉은 핵심 키워드였습니다.


공급 과잉이라는 키워드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급 물량에 대한 대부분의 기사와 전문가들의 해석은 잘못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공급 과잉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전체 평균 숫자로 보이는 입주 물량은 의미가 없습니다. 입주 물량 통계는 제공하는 사이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따라서 대략 저 정도구나라고 판단하면 됩니다.

2017년부터 입주 물량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출처 직방

위 그래프를 보면 느끼시겠지만 2017년부터 입주 물량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아마도 저 급등한 수치만 보고 2017년 당시 공급 과잉이라는 진단을 내렸을 것입니다. 2018년 입주 물량은 2017년보다 더 많습니다. 그래서 2018년에도 공급 과잉을 키워드로 꼽은 것이겠지요.


같은 방법으로 2019년을 분석해볼까요? 2018년에 비해 2019년 입주 물량은 감소합니다. 수치상으로는 분명히 보이죠. 그런데 2019년 부동산 키워드가 왜 공급 축소가 아니라 공급 과잉일까요?

통계‘만’ 보는 것이 의미가 없는 이유

전체 평균으로 부동산을 분석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당장 지금의 시장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최근 3개월 전국 아파트 시세 변동률을 볼까요?

최근 3개월간 전국 아파트 시세 변동률입니다.

출처 직방

시도별로만 봐도 제각기 방향성이 다릅니다. 최근 3개월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대전도 지역별로 상승의 정도가 다르고, 심지어 하락한 곳도 있습니다.

최근 3개월간 대전의 지역별 아파트 시세 변동률입니다.

출처 직방

평균 시세 변동률 자체가 의미가 있나요? 대한민국은 지금 대세 상승기인가요? 대세 하락기인가요? 입지를 빼고 분석하면 평균 수치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을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공급 과잉 우려? 구체적으로 보자!

정리하겠습니다. 공급 과잉이라는 말의 의미부터 설명하겠습니다.


공급 과잉이라고 하려면 해당 지역의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월등히 많아야 합니다. 여러분은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월등히 많은 지역이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서울인가요? 서울은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나오면 100% 틀린 말입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은 절대 신뢰하지 마십시오. 부동산의 ‘부’자도 모르는 비전문가입니다.


경기도인가요? 경기도가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를 하는 사람은 아무 인사이트 없이 그냥 통계 수치만 보는 사람입니다. 경기도에서 구체적으로 어디가 공급과잉인지 말해야죠. 과천이 공급과잉인가요? 판교나 분당이 공급과잉인가요? 평촌은 어떤가요? 이 지역들은 제가 보기에는 공급량보다 수요량이 더 많아 공급 부족으로 보이는데, 아닌가요?

호갱노노에서 본 인천과 그 주변의 2019년 입주 예정 물량입니다.

출처 직방

그렇다면 인천인가요? 인천은 어찌 된 일인지 미분양이 또 쌓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수요보다 공급 과잉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수요가 적기 때문에 미분양분이 늘었을 테니까요. 물론 인천도 거대 도시이기 때문에 세부지역마다 다 다릅니다만 인천은 서울이나 경기도 주요 지역과 비교해 수요가 적은 것은 팩트입니다.


경상권은 어떤가요? 충청권은요? 잘 모르겠다고요? 그럼 공급 과잉이라는 말을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되지요.


통계 수치만 보지 마시고, 해당 지역의 입지 컨디션을 보시기 바랍니다. 수요가 차고 넘치는 지역인지, 수요가 빠지고 있는 지역인지, 이 입지의 이슈가 공급이 문제인지 기반 시설이 문제인지 말이죠.


이제 앞으로는 공급과잉이라는 말이 나오면 움찔하지 마시고요. 어떤 지역이 공급과잉이라는 건지 당당하게 입지별로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통계수치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입지와 함께 파악해야 제대로 된 부동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글. 빠숑(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 저자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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