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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의 화려한 복귀

직방 입력 2019.10.10 11:28 수정 2019.10.10 11:29
조회 4851추천 1
이상우의 부동산 프리뷰 #1

한참 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던 주택이 있다. 한때는 로또 당첨된 사람들이 주로 이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곳들이었다. 대형평형 중심의 초고층 시티라이프(city life)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입지적 장점조차도 세월의 무상함 앞에선 무시되어 왔다.


지하철 교통은 물론이거니와 중심상업지역에 연(沿)해 있는 도로 교통 접근성, 그리고 많은 학부모가 바라고 또 바라는 학군의 중심까지. 최고의 주거 여건을 모두 갖춘 대형주택이 바로 우리 곁에 있었지만 그동안 다양한 핑계를 들어가며 폄하하기 바빴다. 하지만, 천덕 꾸러기 취급을 받던 주택가격이 최근 상승하면서 조금씩 시장에선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주상복합 이야기다.

부의 상징, 타워팰리스 정경

출처 직방

주상복합의 장점은 이미 위에서 다 언급한 것 같지만, 사실 이 같은 설명을 길게 한다 해도 곧바로 돌아오는 반론이 있다. 집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자녀가 어린 젊은 층과 대부분 출가한 중장년층 모두 큰집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전자, 후자 모두 1) 관리비부담 등 경제적 문제가 가장 먼저 나오는 반발이며, 2) 대형주택 매입을 위한 자금부담이 그 다음이다.

주상복합, 아직도 비싼가?

이 중 자금부담 주장은 최근 힘을 잃고 있다. 대표 인기 지역인 대치동 사례를 들어보자. 대치동 한복판에 위치한 신축 대단지아파트인 래미안 대치팰리스1단지(1,278호, 2015년 준공)의 매매가 흐름이다. 꾸준한 상승을 보이며, 직방 시세 기준 매매가 26억 4,000만 원(7,703만 원/PY, 34PY)까지 상승했다. 9월 신고된 실거래가에 따르면 34PY 23층은 무려 27억 9,800만 원에 거래됐다. 꽤 많이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언론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는 서울 아파트 평당 1억 원 시대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34평과 타워팰리스 67평의 시세는 거의 같다.

출처 직방

이 같은 시각을 타워팰리스로 돌려보자. 타워팰리스에서도 가장 선호되는 1차(1,297호, 2002년 준공) 가격에서 느껴지지만, 래미안 대치팰리스와는 달리 계단식 가격상승이라는 특징이 나타난다. 계단식 가격 흐름은 보통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을 때 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시세를 형성할만큼 거래가 활발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와중에서도 그다지 상승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은 한눈에도 알 수 있다.


타워팰리스 1차 가격은 2019년 10월 직방시세 기준 27억 3,000만 원(4,084만 원/PY, 67PY)으로, 래미안대치팰리스 34PY의 최근 실거래가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상복합이 전용면적이 좁아 실거래에 불리하다는 주장이 조금이라도 파고들 여지를 주지 못하는 것은 전용면적 비교로 한눈에 알 수 있다(164.97㎡ Vs. 84.97㎡)

타워팰리스1차 가격이 조용한 동안 래미안대치팰리스1차의 가격은 10억 이상 올랐다.

출처 직방
Wanna-be가 눈앞에 왔다

그동안 잊고 지내던 주상복합이 재평가되는 데에는 위와 같은 단순한 생각이 깔려있다. 인근 신축아파트 가격이 대폭 상승하는 와중에서도 주상복합 가격은 거의 제자리를 지켰기 때문이다. 주상복합이 위치한 지역들의 특징을 글 시작부터 말했지만, 인기 주택이 갖춰야 할 요소들을 거의 대부분 확보하고 있다. 내가 주로 황금 열쇠로 설명하는 주거요인(고소득직장, 교통, 환경, 교육, 도시계획)에 부족함이란 거의 없는데, 문제는 최근 신축아파트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수평이동’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자. 주상복합 거주가 얼마나 선망의 대상이었던가? 로또라도 당첨되야 갈 수 있을 만큼(물론 그때는 로또 당첨금액이 크긴 했다) 특히, 그 당시 주상복합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일반인과 상당히 거리가 먼 상류층들이었으며, 물론 그 계층의 거주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도 접근 가능할 정 도로 가격 격차가 줄어든 것은 많은 이들의 매수 의욕을 북돋아 준다. 워나비(wanna-be) 대상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회는 잡아야 한다. 요즘 세상에선, 저건 꼭 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꿈 같은 일을 무려 5년여간 기회를 줬었다.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가격부진시기에 돌입하면 매입을 검토하겠다’던 잠재 매수자들 관점이었다면 2013~2017년 시기에 주상복합을 매입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 그런 행운아들은 많지 않다. 하락기에 주택매입을 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프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장기 시계열로 데이터를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자꾸 타워팰리스의 예만 들고 있지만, 주상복합의 대표단지인 타워팰리스조차도 가격 흐름이 이렇다는 것은, 타 단지의 예는 굳이 들지 않아도 더 처참했다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2006~2007년의 전고점 가격을 이제서야 회복한 것이다.


약 10여 년의 시간 동안 심지어 가격은 크게 하락했었다. 심지어 이 기간 동안 전세가격은 빠르게 상승했다. 흔히 말하는 갭(매매가-전세가 레버리지)이 축소된 것이다.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매매가가 부진했다는 것은 그 당시 대부분 아파트가 공통적으로 보여줬던 결과기 때문에 굳이 주상복합만의 투자대상으로서의 매력을 언급하진 않겠다. 


타워팰리스1차는 전고점을 회복한 반면 아크로비스타는 전고점 회복이 아직이다.

출처 직방
중대형 주택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두 번째로 나타나던 반론인 관리비 영역이다. 사실 관리비가 부담되면 중대형 주택 거주 자체가 힘들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지만 대형 주택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어쩔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라면 자동차도 중형차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요즘 대형 SUV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연비개선을 비롯한 기술혁신이 가져다준 선물이라고 설명할지 모르겠지만, 그건 요즘 사회생활의 필수 덕목으로 받아들여지는 ‘내로남불’이다.


거주도 마찬가지다. 전용 59, 84㎡ 거주에서 더 큰 집으로 옮기고자 하는 욕망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 같은 주거관점변화는 보통 2가지 이유가 수반된다. 소득이 꾸준히 늘었거나(혹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거나), 가족이 늘었거나. 가족이 늘어나는 일은 과거처럼 부모봉양보다는 출산일 가능성이 높다. 자녀의 성장과 함께 더 많은 주거면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취학부터 대학진학을 하는 데까지 최소 12년의 시간(어린이집, 놀이학교, 유치원, 여기에 재수/삼수 가능성까지 생각한다면 더욱 길어진다)동안 점차 자녀들이 필요로하는 주거면적은 커지는데, 이 시기에 자녀뿐 아니라 부모들도 성장하게 된다. 신체적 성장이 아니라 사회적 성장인 것이다. 사회적 지위가 함께 향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개인들이 필요로하는 면적도 함께 늘어난다.


그렇다면 과거의 4인 세대 주거 평균이던 33PY(인당 약 8PY)에서 48PY(인당 약 12PY)로 주거의 축이 변화되게 되는 것은 1990년대에만 나타났던 특이사항이 아닌 현재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지난 10여 년간 왜 이 같은 당연한 주거 이동을 무시하고 살아왔던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저출산 사회로 흘러가고 있다는 강한 반론이 나올 수 있는데,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동물은 점차 늘고있다는 말을 짧게나마 덧붙인다. 


5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출처 직방

즉, 그동안 장기간 지나치게 저렴했던 고급 주거를 갖겠다는 ‘현명한’ 소비자들의 ‘바람직한’ 소비가 최근의 가격 흐름을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소비자들은 더욱 현명해질 것이다. 대한민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난이도는 전 세계 최고레벨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소매업에서 확인된 사실이기 때문이다. 주상복합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는 언젠가는 나타났었어야만 하는 당연한 결과다. 주상복합에 드리운 안개는 걷히고 있으며, 곧 내일의 밝은 태양이 떠오를 것을 기원하고 소망한다.

글. 이상우 익스포텐셜 대표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매경/한경 Best Analyst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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