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의 부동산 정책 중 가장 강력한 대책을 꼽으라면, 단연 지난해 말에 발표된 12ㆍ16대책일 것입니다. 투자 수요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는 기존 주택 매수에 나섰고, 특히 3040세대의 시장 진입이 눈에 띄었던 시장이었죠. 결국 강력한 규제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돈줄을 조여서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내의 9억 원 초과 주택과 15억 원 초과 주택 구간을 만들어, 기존 LTV 40%에서 9억 원 초과일 때는 초과 분의 절반 수준인 20%, 15억 원 초과일 때는 아예 대출이 안됩니다.
뿐만 아니라 1주택 세대와 무주택 세대는 9억 원을 넘는 고가 주택을 구입 시에 1년 내 전입과 기존주택 처분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9억 원 이하는 괜찮습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주택 매수 수요 감소와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9억 원과 15억 원이라는 구간 사이에서 주택들이 만나게 되면서 서열 또한 어지럽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12ㆍ16대책 중 유일한 완화 정책인 한시적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도 일정 매도세를 만들어 주면서, 급매가 종종 출현하고 거래가 이루어지며 매수자들의 구매심리를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한시적이 아니라면 부동산 가격 안정에 역할이 클텐데, 한시적이죠. 게다가 요건도 갖추어야 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에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20년 6월 말까지 양도하는 주택에 한하여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주게 됩니다.
사실 규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보유세도 매년 급격히 상승하는 기조이기에 다주택자라면 이번 기회를 통해 주택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할 텐데요. 10년 보유라는 요건이 또 만만한 요건이 아닌지라 사실 시장에 출회되는 10년 보유 주택의 양은 평균 대비 크게 증가했지만 체감이 될 정도의 매도세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보유 물건 중 양도차익이 적을 물건이나 비우량 외곽지역을 처분하는데 쓰는 수요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서울 전 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 물량의 매도가 증가했지만, 특히 외곽으로 일컬어지는 지역의 매도세가 크게 증가했는데요. 여러 주택을 보유한 소유자 입장으로 생각해 본다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보유세가 결정되는 6월 1일 이전과, 한시적 중과 유예 기간이 끝나는 6월 말까지, 시장에 급매물이 계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우수입지에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위와 같이 보유자의 매각 순서 논리에 의해 한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고, 많은 매수 대기자들이 원하는 가격대까지 떨어지길 기다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한시적 양도소득세 유예기간이 끝나게 되면 2020년 부동산 시장 하반기가 시작하게 되는데요. 한시적이라는 단어가 내포한 의미처럼 매도세는 다시 줄어들 확률이 높으며, 들어간 물량은 매도보다는 증여나 임대사업자처럼 우회로를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 악재 상황 아래 저금리 상황이 지속될 예정이기 때문에, 보유에 대한 부담이 적고 전세 자금 대출 유동성으로 인한 전세가 상승과 하방 지지까지… 물건을 던질만한 확실한 이유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다가오는 2021년은 서울의 신축 입주물량은 줄고 멸실물량은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임차시장과 매매시장 모두 상승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택가격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청약 가점이 높다면 앞으로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우수 청약단지를 노려보면 좋을 것이며, 점수가 낮다면 하방 지지가 높고 하반기 기존 주택 시장 진입 수요자가 많을 수 있는 입지 및 9억 원 이하, 10억 원대 초반 주택 매매를 통해 내 집 마련하여 장기간 거주하는 방법이 좋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 놀라운부동산(정형근)
유튜브 '놀라운 부동산'
https://www.youtube.com/channel/UCysO8h0ZdipoFZd-2-EZ4uQ
카페 '놀부의 부동산 부자 스쿨'
https://cafe.naver.com/nollbootv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