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쯤은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과 물음을 던질 때가 있죠. 시간과 공간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또 함께 변하기도 한다는 것에 동감하시나요? 우리가 어떤 장면이나 현상, 시간을 기억할 때 ‘공간’은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그의 저서 「공간의 시학」에서 “기억을 생생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이다”라고 할 만큼, 사실은 기억 혹은 추억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히는 ‘공간화된 기억’입니다. 일정한 공간 속에 특정한 시간들을 압축하고 공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는거죠. 우리가 머무르고 점유하는 공간은 우리의 삶과 너무나도 밀착되어 있고, 우리가 경험한 시간과 기억들이 오랜시간 겹겹이 쌓인 곳이기도 합니다. 세월이 지나 오래된 것들은 소중하게 보존해야할 때가 있고,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그 진가와 가치를 더욱 발휘하는 때도 있습니다.
오래된 것. 인테리어에서는 ‘앤틱’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구식인 것을 뜻하는 라틴어의 antiqus에서 유래된 말인데요, 고전적인 느낌을 담아낸 클래식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 등을 아우르는 의미로도 통용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고풍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연출하고,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를 하고 싶을 때는 앤틱한 느낌의 가구와 소품, 마감재 등을 곁들여본다면 공간을 더 클래식하고 엘레강스하게 만듭니다. 혹은 앤틱 디자인과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대리석이나 현대적인 소파나 조명, 산뜻한 느낌의 커튼과 침구 등을 믹스매치로 스타일링을 하면, 모던과 앤틱 느낌이 오묘하게 어우러져 센스가 돋보이는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번 스토리에서는 84년에 준공되어 40년의 세월이 묻어나는 오래된 아파트를 모던과 앤틱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도록 리모델링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세련된 엘레강스 스타일에 현대적인 감각을 자연스럽게 더함으로써 시간의 흔적과 공간의 기억이 집 안 곳곳에 담기도록 전체를 인테리어 했습니다.
HOUSE PLAN
위치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기간 2021.12.14.~2022.2.9. (57일)
면적 218㎡ (66평형)
주요마감내역
현관 전실 벽-발목등
거실&주방 천장-벽지 LG 8190-1 (펄없음), 벽-진회색 타일 LIFE ANTRACITE 300*600(거실욕실 벽, 바닥), 진회색타일 PA12676 600*1200(거실, 주방 벽), 바닥-실버베이지 타일 SILVER BEIGE 800*800((거실,현관,주방 바닥), 발코니벽/바닥-연회색 타일AJ2412 200*400, 천장-실링팬, 벽-비상등, 와인셀러-캐리어 유로까브 CSEU-1T118FG 594(W)*1792(H)*558(D), 냉장고-삼성 셰프컬렉션 900L RF10T9965APS 912(W)*1856(H)*930(D), LG 오브제 김치냉장고 323L Z330SMM151S 666(W)*1860(H)*685(D)
안방 천장-실링팬
욕실 변기-아메리칸스탠다드 플랫 사각, 수건걸이-폴리아 71001SG, 휴지걸이-폴리아 71111SG, 세면수전-빅토리아단 101 무광골드, 욕조수전-하프 욕조 202 니켈, 슬라이드바-바흐 7425 니켈, 면도경-폴리아 120 니켈 원형 면도경, 욕조-아메리칸스탠다드 노블모멘트800*170, 벽-리버스톤 블랙/진회색 타일450*900, 바닥-리버스톤 블랙/진회색 타일 450*450 컷팅
▲공사전
▲공사후
모던한 디자인에 수납활용성까지 높인 현관
▲시공전
▲시공후
현관 공간은 은은한 느낌의 베이지톤 타일과 아이보리톤 색상으로 마감해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습니다.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연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천장에는 우물천장으로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고, 간접조명도 은은하게 비추어 밝은 분위기를 조성해줍니다.
▲시공후
현관 출입구 복도를 지나 마주하게 되는 첫 장면. 주로 통행하는 데에 사용되는 복도를 효율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벽에 붙박이장을 넉넉하게 설치해 수납공간을 극대화했습니다.
거실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앤틱 느낌의 오픈형 주방
▲시공전
▲시공후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주방을 거실과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된 ‘오픈형 주방 구조’로 변경했습니다. 거실과 주방의 벽과 바닥 모두 같은 재질과 색상의 마감재를 사용해 공간의 분리감 없이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사용가능한 면적을 넓히기 위해 비내력벽을 철거했습니다. 주방 끝 쪽에 철거불가한 기둥까지 기존 발코니 공간이었는데요. 기둥을 감싸고 있던 벽을 없애고, 분리되어 있던 2개의 발코니를 하나로 길게 만들어 실내면적을 넓혔습니다.
▲시공후
3개로 구획한 사각형 형태의 우물천장은 웨인스코팅 연출방법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세련되면서 절제미 있는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식탁 위 쥬얼리 같은 펜던트 조명, 빈티지 앤틱 느낌의 가구 등의 감각적인 오브제로 포인트를 줘 공간에 디테일을 살리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합니다.
▲시공후
주방은 가족과의 식사와 소통하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배치부터 신경썼는데요. 중앙부 영역에는 기둥을 중심으로 큰 규모의 아일랜드 테이블을 길게 배치하고, 다이닝 식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배치해 개방감을 주고 주방을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일랜드 하부는 모두 수납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냄비, 프라이팬, 주방기구 등 부피가 큰 물품도 보관이 용이합니다.
벽면에는 콤팩트한 사이즈의 싱크 공간을 가장 안쪽에 만들고, 키가 큰 빌트인 장에는 오븐, 와인셀러, 김치냉장고, 냉장고 등의 주방가전을 배치했습니다.
웨인스코팅이 돋보이는 모던클래식 느낌의 리빙룸
▲시공후
기존에 벽으로 가리고 있던 리빙룸 중앙부에는 마스터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금속 손잡이의 양개도어를 설치했습니다. 웨인스코팅의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시공전
▲시공후
거실 바닥은 베이지톤, 거실 아트월은 진회색 타일로 시공해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 밝은 느낌의 모던한 공간으로 연출했습니다. 기존 발코니를 철거해 거실 공간을 확장했기 때문에 햇빛 채광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우물천장을 활용해 높아진 층고만큼 공간을 더 넓어 보이도록 해줍니다.
▲시공후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것처럼 TV가 없는 거실로 꾸며 타일 고유의 질감이 더 눈에 돋보이고 공간의 확장감을 더해줍니다. 천장 테두리에는 LED 간접조명을 사용하여 은은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중앙에는 실내 공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실링팬을 달아 쾌적한 실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앤틱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마스터룸
양개도어를 열고 들어오면 이어지는 마스터룸입니다. 벽지 색상은 톤앤톤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했고, 일부 벽면에는 벽지와 유사한 색감을 가진 옷장을 전면에 제작설치해 수납력을 높였습니다. 침대 프레임과 커튼에 민트 컬러로 색감을 맞춰 공간을 더욱 생동감있게 해줍니다.
마스터룸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묵직한 분위기, 엘레강스한 느낌을 주기 위해 무게감 있는 컬러로마루를 시공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빈티지 앤틱가구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면서 고급스러움을 더해줍니다.
리버스톤 블랙 타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욕실
안방 욕실 공간의 벽면과 바닥은 리버스톤 블랙 타일로 시공하고, 골드 수전과 거울, 악세서리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기존보다 욕실공간을 확대하고, 보다 더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건식욕실로 탈바꿈했습니다. 욕조는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타일로 기둥을 만들고 유리도어를 설치했습니다.
글 : 집데코
인테리어/사진 : ㈜위드디자인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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