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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계급시대…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나요?

경제만랩 입력 2019.11.05 11:43 수정 2019.11.05 11:45
조회 2334추천 1




| 출신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주거지는 현대판 호패?


우리 사회에서 “어디 사세요?”라는 질문은 마치 대학 배치표에서 ‘어느 대학’이나 ‘어느 과’를 가늠하듯이 경제적 지위를 함축시킨 질문입니다. 물론, 흔히 쉽게 물어보는 질문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거주 지역과 주택형태, 자가. 임대 등으로 계급을 나누듯 판가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출신’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주거지역은 현대판 호패를 기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자본사회에서 소득의 차이에 따른 주거 차이는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아파트 보유자와 비보유자 간의 재산수준과 삶의 질이 너무 크게 변하면서 극심한 차별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 A 초등학교, 동명이인 학생 아파트명으로 구분 


아파트 소유에 대한 소득 양극화가 커지자 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로 학생을 구분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실제로 올해 초 한 초등학교에서 ‘2019년 신입생 1학년 반 배정표’를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배정표에는 초등학생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이름 바로 옆에는 아파트명이 기입해 거주지를 노출시킨 것입니다. 


예컨대 같은 반에 동명이인이 있는 경우 ‘장ㅇ인(자이), 장ㅇ인(리버파크)’로 구별한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이름 가운데 글자를 가려야 하고 겹치는 이름이 생기니 거주지를 넣었다는 설명이지만, 학부모들은 반발에 나섰습니다. 거주지에 예민한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아파트 브랜드 이름으로 분리시키고 표기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지적하고 있습니다.



|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아파트 차별


주거공간 차별은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를 섞은 아파트에서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2000년대 정부가 소셜믹스 정책에 강화하면서 서울시에서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할 때 아파트 내에 임대아파트 비율을 15%이상으로 강제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정비사업 조합들은 아파트 단지를 설계할 때 임대아파트를 별도의 아파트 동을 만드는 식으로 구분을 짓고 설계하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분양아파트 입주민과 임대주택 입주민에 사회적 처지가 크게 다르다 보니 서로 여러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아파트에서는 임대주택 입주민들은 아파트에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 못하게 하거나, 출입을 거부하는 것이죠. 심지어 임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이 반장이 되는 것을 일반 분양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막으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인터넷 육아 카페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 도대체 아파트 브랜드명이 뭐길래… 이름 바꿔 임대 이미지 없애자


상황이 이렇자 임대 아파트 학부모들이 자신의 아파트 브랜드를 유명 브랜드로 개명하는 상황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구의 ‘칠성 휴먼시아’는 지난 6월 ‘대구역 서희스타힐스’로 아파트 단지명을 변경했습니다. 분양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브랜드인 ‘휴먼시아’를 지우고 서희건설 브랜드로 바꾼 것입니다. 임대 아파트를 많이 짓는 부영도 위례신도시의 ‘위례부영사랑으로’는 지난해 ‘위례더힐55’로 개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개명으로 일반 아파트 주민들이 임대아파트를 브랜드로 바꾼 것에 대해 반발하는 일도 생기기도 합니다.



| 평수 차이, 집안 인테리어, 차종… 더욱 정교해지는 평가, 이대로 괜찮은가


이미 우리사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 같은 거주지 차별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전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차이가 나는 두 분류에 사람이 한 공간에서 거주하면 갈등은 어느 곳에서도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평수 차이, 집안 인테리어의 차이, 어떤 차를 타는지에 따라 평가하는 일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으며 요즘은 대놓고 표현을 하지 않지만, 무시하거나 자신보다 아래로 생각하는 경우를 볼 수 있죠. 이처럼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철없는 아이들의 특성상 거주지로 서열을 정하면서 노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는 것을 볼 때 고치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실제로 한남3구역 재개발에서는 1군 건설사가 임대 0가구라는 불법적인 표현까지 내놓으며 화제가 되기도 있죠. 하지만, 이처럼 출신만으로 거주지만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이 과연 시대에 부합하는 행동인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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