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금융학에는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주식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연구한 내용인데요. 이와 같은 가설은 부동산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효율적 시장 가설이란 무엇인지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효율적 시장 가설이란 현재 주식/부동산 상품의 가격은 지금까지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반영된 결과라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주식 시장에서 A라는 회사의 주가는 지금까지 알려진 A회사의 모든 정보가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 효율적 시장 가설의 핵심입니다. 이 이론이 우리나라 부동산에 어떻게 적용된다는 것일까요?

아파트 가격은 아파트의 모든 정보, 가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즉 지하철이 가깝고, 학군이 좋고, 단지가 오래되었고 등의 장단점은 이미 아파트 시세에 다 반영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장단점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호재와 악재 역시 직방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아파트 시세, 실거래가에 반영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소식이 들려오면 아파트 가격은 위로 오르거나 아래로 내려갑니다. 은마아파트가 50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었으나 서울시에 의해 정비계획안이 반려되고 35층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고 하면 2~3억씩 가격이 내려갔다가, 다시 강남 지역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면 가격이 회복되고 더 오르는 것은 ‘새로운 정보’에 의해 가격이 변동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호재가 발표되었을 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어 들이거나 시세를 올려서 내놓는 것들은 모두 정상적인 경제활동입니다. 특별히 그 집의 주인이 욕심이 많거나 사려는 사람을 골탕 먹이려는 것이 아니고요. 그렇게 새로운 정보에 의해 가격은 움직입니다. 아파트 가격은 매우 정직합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주어진 정보만으로는 남들보다 더 수익을 얻을 수 없다고 합니다. 시장의 평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죠.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관련 뉴스가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정부 및 지자체의 개발 계획이 각 홈페이지에 잘 정리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나만 알고 있는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더 나은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미래에 대한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미래에 다가올 상황에 대해 과감하게 ‘판단’함으로써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019년 10월 초, 현재를 기준으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로 인해 재건축 아파트들의 수익성이 약화되었습니다. 정부가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획득한 단지에 한해 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기간을 주긴 했지만 해당 단지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사업이 취소되거나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까지는 공개된 정보이고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우리가 판단하고 결정할 것은 ‘과연 앞으로 3년 또는 5년후에 지금처럼 규제가 심할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답입니다. 만일 현재와 같은 강한 정부의 규제가 지속된다고 판단하면 재건축 아파트 투자는 연기하고 향후 상황을 계속 지켜보는 것이 맞고 규제가 완화되거나 백지화될 것으로 판단하면 자금을 준비해서 매입하는 것이 맞을 테니 까요.매입하고 기다린 결과 기대했던 대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 그때 우리는 효율적 시장 속에서도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아파트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사실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같은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예측할 수 있을 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으로 정부의 규제는 지속될까요? 완화될까요? 그렇다면 부동산은 상승할까요? 하락할까요?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글. 우용표 주택문화연구소 소장

'월급쟁이 재테크 상식사전 저자' 저자

'경제상식사전' 저자

네이버 블로그 '더 코칭 &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