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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현상’ 지역 이기주의인가 정당한 권리인가?

리얼캐스트 입력 2018.08.08 08:17 수정 2018.08.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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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임대주택 취지는 공감한다만, 우리 동네는 안돼!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청년임대주택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아파트 가격폭락 △주택신축에 따른 안전문제 △일조권 방해 △교통혼잡 △우범지역화 △교육문제 등을 이유로 주변에 청년임대주택이 건립되는 것을 막기 위한 민원서류를 시청에 접수했습니다. 강동구 성내동 주민 수십 명도 임대주택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는데요. 저렴한 청년임대주택이 공급되면 주민들의 임대수익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청년임대주택 들어서면 집값 하락? 



청년임대주택이 기피시설로 전락한 주 원인은 집값 하락 우려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년임대주택으로 인해 집값이 하락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례로 기 입주한 가좌역 행복주택(362가구), 오류동역 행복주택(890가구)도 건립 당시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던 곳들이었는데요. 가좌역 행복주택 인근 래미안남가좌2차는 올 들어 전용 84㎡ 시세가 8000만원 가량 올랐고요. 오류동 행복주택과 도로를 사이에 둔 동부1차 전용 59㎡의 시세는 2억6,500만~2억9,000만원 선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1,000만원 이상 올랐습니다. “임대주택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기우(杞憂)에 불과했던 것이죠. 



┃특수학교, 노인복지시설도 혐오시설로 분류 



장애인 특수학교, 노인복지시설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 설립과 관련해서도 지역이기주의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내년 9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개교 예정인 서진학교(옛 공진초등학교)도 일부 ‘님비’ 세력들로 진통을 겪은 곳인데요. 집값이 떨어지고 동네 이미지가 나빠진다며 반발하던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지역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함께 짓는 방향으로 계획된다고 합니다. 


송파구에서는 주민들이 노인복지시설 건립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시가 주민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앞에 중풍∙치매노인 등 100명을 수용할 실버케어센터를 짓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죠. 공립 데이케이센터와 요양원이 밀집된 지역에 굳이 실버케어센터를 또 짓는 것은 지역간 형평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고요. 



┃소방서, 어린이집도 ‘시끄럽다’ 거부



때로는 지역민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각종 공공시설이 ‘님비’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소방서처럼 지역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시설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 예로 독산2동에 위치한 금천소방서는 지난 2016년 서울시가 건립 계획을 발표한 후 주민 반발이 거세 추진이 1년 이상 지연됐는데요. 시는 사이렌 소음, 집값 하락, 횡단보도 이전으로 인한 불편함 등을 들며 반대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설명회를 가진 끝에야 건립이 확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공립 어린이집 설립을 두고도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016년 용산구청은 한남동 공원 일부 부지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신축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주민들이 소음, 교통혼잡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마찰을 빚었죠.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이처럼 관공서, 편익시설 건립마저 반대하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님비’를 넘어 ‘바나나현상(BANANA, 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 어디에든 아무것도 짓지 마라)’에 이르렀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이기주의가 세대 및 계층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요. 한 사회학자는 “최근 불거진 청년임대주택 관련 청년과 기성세대간 갈등이나 특수학교 설립에 따른 장애인과 비장애인간 대립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며, “사회의 통합 및 발전을 위해서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기피시설 건립에 따른 인센티브로 주민들의 불만 완화할 필요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만으로는 님비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다수가 혜택을 누리더라도 특정 지역민들이 일방적으로 불편 및 경제적 손해 등을 감수해야 한다면 갈등은 상존하게 되죠. 따라서 정부는 기피시설을 설립할 때에는 재산가치 하락을 보전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인센티브 대책도 미리 강구해둬야 합니다. 또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이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하고요. 지금처럼 기피시설 건립부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후 설득하는 절차를 거친다면 시간과 비용이 낭비될 뿐만 아니라 상호간 갈등의 골만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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