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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심리전이다,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손

리얼캐스트 입력 2018.08.23 09:04 수정 2018.08.23 10:34
조회 368추천 1






┃10년 전, 부동산 시장은 물 반 고기 반


2008년, 인천 서구 부동산 시장은 물 반 고기 반이라 할 정도로 투자수요가 넘쳐났습니다. 인근 양천구에서 떼로 넘어온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빌라 사재기’ 열풍은 수도권으로 확산되며 너도 나도 소액으로 빌라를 마구 사들였죠.




덕분에 습기 가득한 지하층조차 매물로 나오자마자 거래됐습니다. 중개업소에서는 매물을 찾는데 혈안이 됐고 결과 집집 대문은 하루에도 수십 개가 넘는 부동산 명함으로 도배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집값이 오르는 것을 코앞에서 보고 있던 임차인들은 임대보증금에 조금만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했기에 투자열풍에 합류하며 내 집 마련에 나섰고 부동산 거래량 증가에 동참했습니다. 



전형적인 매도자 우위 시장



그 결과 수십 년 째 요지부동이던 집값은 2~3배로 뛰었습니다. 집주인들은 거래가 안 돼 골머리를 앓던 기억은 까마득하게 잊고 더 높은 값을 받기 위해 흥정을 했죠. 처음으로 맛보는 부동산 시장 활황에 매도자도, 부동산업 종사자들도 그리고 이와 맞물려 이사업체와 인테리어 업체까지도 부동산 상승장의 달콤함에 물들어 있었습니다. 



┃투자자 빠져나간 부동산 시장은?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국내 부동산 시장을 강타하자 2009년부터 투자자들은 발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떠난 인천 서구 부동산 시장은 ‘설마 집값이 내려갈까’라는 의구심을 품은 실수요자와 뒤늦게 합류한 투자자들에 의해 방어됐죠. 그 방어력이 오래가지는 못했지만요.  



“다수의 투자수요가 떠난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층 및 막차를 탄 투자자들이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집을 구입하기로 계획했던 수요는 거의 소화된 뒤였고 뒤늦게 내 집 마련을 계획한 실수요층이나 투자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생각했죠.”(부동산 전문가 L씨)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 서구 부동산 거래량은 2009년 8,968건에서 2010년에는 6746건으로 활황기인 2006, 2007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누가 이끄는가? 


인천 서구 부동산 시장을 통해 본 시장원리는 결코 ‘투자수요를 배제한 부동산 호황은 없다’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시세차익을 목표로 접근하기에 투자자들이 가세하면 가격 상한선은 단기간에 계속 갱신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실수요층 중심의 부동산 시장은 온전히 수요와 공급에 의한 시장논리가 적용됩니다. 이런 경우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일이 드물죠. 부동산은 매매함으로써 수익이 확정되는데 1가구 1주택으로 정의되는 실수요층은 아무리 집값이 올라도 팔아서 그 수익을 챙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을 팔고 수익을 챙긴다 해도 옮겨갈 집 역시 올라 있을 테니까요.



┃지금 집값은 꼭지일까 바닥일까


최근 4~5년 간 줄곧 상승세를 보인 현재 부동산 시장을 이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부동산은 투자자들이 시장 참여를 꺼리고 있는 2008년 이후, 인천 부동산 시장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고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저금리 기조도 언제 종말을 고할지 모르는 상황이 돼 버렸습니다. 2014년을 기점으로 ‘소액투자’의 새로운 투자비법으로 떠오르며 성행하던 갭투자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 도래했고요. 실제 2015년 1억6800만원까지 좁혀졌던 서울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갭투자 자금)는 현재 3억원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똘똘한 한 채’, ‘장기 투자 접근법’이 주는 시그널의 의미


더욱 중요한 것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치를 염두에 두고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에게 최근 집값, 특히 서울은 너무 올라 투자기간 대비 수익률이 안 나온다는 심리가 팽배하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큰 투자수익률 안겨줬던 재건축 시장 투자도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규제로 수익률이 쪼그라들었고요. 



┃거래량 반토막 



여기에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수요층도 어느 정도 실행에 옮긴 상황입니다. 이를 방증하듯 올해 6월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서울은 70% 가량이 줄어 거래 절벽이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죠. 투자수요가 빠져나간 자리를 채워 줄 능력이 있는 실수요층은 그리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이제사 내 집 마련을 계획한 실수요층에게 집값은 너무 높아져 있습니다. 자기자본을 갖고 집을 구하기 쉽지 않은 실수요층에게 대출 문턱도 놓아졌죠.”(부동산 전문가 T씨) 



┃수도권 45만 가구 입주 대기 중



설상가상 최근 2~3년간 부동산 시장 활황에 건설사들이 공급했던 새 아파트 공급도 입주가 임박해 오고 있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0년까지 입주 물량은 수도권에만 45만여 가구에 달하죠. 


“부동산 시장에 형성됐던 가격 거품을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어느 정도 받쳐 주고 있었으나 이들 수요가 제자리를 찾아가면 그 타격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형성된 가격은 거품이 많이 껴 있어 시장원리에 의한 제대로 된 가격이 아니기에 실수요층의 잣대가 되는 전세시장에서 그 징후가 먼저 포착이 되고 있습니다.”(부동산 전문가 H씨)



┃부동산은 심리전이다


‘부동산은 심리에 의해 좌우된다’라는 부동산 격언이 있습니다.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면 투자자도 실수요자도 빚을 내서라도 시장에 참여하게 되죠. 반대로 하락할 거란 분위기가 형성되면 바닥을 확인하기까지 시장 참여자들은 기다리게 됩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어떤가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넘치는 공급량, 늘어나는 미분양과 급감하고 있는 거래량 등 수치화되고 있는 시그널을 배제하고라도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생각에는 거의 대부분의 수요자가 공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평가된 상품’이나 ‘거품이 없는 투자처’를 찾거나 또는 ‘10년 이상’, 혹은 ‘자식에게 물려 줄 각오’로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이유이고요.




부동산 값이 어깨까지 차 올라 더 이상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투자자, 실수요층이 접근하기에 너무 많이 오른 집값,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넘치는 공급량, 늘어나는 미분양과 급감하고 있는 거래량. 이 모든 시그널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집값 급등에 뒤늦게 후회하며 이제사 호랑이 등에 올라타려는 것은 아닌가요? 부동산 불패신화를 운운하며 '지금 추세대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다'라는 확신에 확증편향(確證偏向), 즉 보고 싶은 상황만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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