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정부는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이는 서울 집값을 잡고자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수도권 내 입지가 좋은 곳에 양질의 주택을 수년간 안정적으로 공급해서 집값을 안정화 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 11곳, 경기 5곳, 인천 1곳 등 총 17곳을 1차 공급지역으로 선정, 3만5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이중 인천에서는 서구에 위치한 검암역 일대가 유일하게 선정됐는데요.
검암역 일대는 이미 역세권 개발이 추진 됐었으나 차일피일 미뤄졌던 곳으로, 이번 1차 공급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준도시급 수준으로 개발될 수 있게 됐습니다. 주택공급확대 방안에 따라 검암역 남서쪽일대 총 79만3263㎡ 부지에 공공주택 7,800여세대가 들어서 설 계획이며 오는 12월 지구지정 승인을 거쳐 2020년 착공 될 예정입니다.
┃검암역세권 발표 직후부터 수혜단지 매물 자취 감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검암역이 위치한 검암동 일대 아파트는 올해 1분기 61건이 거래된 후 2분기에는 53건으로 거래가 줄었다가 3분기에 다시 58건으로 증가했습니다. 현지에서는 매물이 원래 많지 않은 지역인데다 9월 대책 발표 직후 매물이 더욱 줄면서 거래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검암역 주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검암동 내에 전용 84㎡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매할 경우 평균 1억7,000만~8,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대책 발표 이후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이고 저층, 소위 말해 못생긴 매물 일부가 팔리면서 가격이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실제로 인천 검암역에서 가장 가까운 서해그랑블 단지의 경우 준수한 층이나 동에 위치한 매물은 급히 회수되고, 1층, 비(非)로열동 매물은 거래되면서 매물들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검암 서해그랑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했다는 현지 공인중개사는 “한때 미분양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청라지구가 정상화되면서 검암 일대도 거래가 꾸준했다. 대책 나오기 전 매수자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북향, 만기가 긴 월세 낀 매물들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요즘은 이런 물건들까지 찾고 있다. 서울의 양천구 목동이나 강서구 마곡 등 서구와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문의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양천구에서 왜 찾나?
서울 강서, 양천 일대에서 문의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는 공항철도 검암역이 한몫 하고 있습니다. 검암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마곡나루역까지 10~15분이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도 환승 할 수 있는 환승역세권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오는 2020년에는 마곡지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2만명 이상 고용이 예고돼 집값이 비싼 강서구가 아닌 검암역 일대로 신규 수요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서울지하철 9호선의 인천국제공항 연장이 추진되고 검암1지구 일대에 복합환승센터 건립도 논의 중에 있어 검암역 일대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2014년부터 운행되던 인천발 KTX가 지난달 승객 부족 등의 이유로 폐지되면서 지하철 연장 등 개발사업은 추진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은 인천도시공사 주도로 행복주택 건립 등 공공의 성격이 강해 공공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정부의 기조와 맞아 떨어져 사업 지연 가능성이 낮다. 여전히 인천 서구 쪽은 찾는 수요가 서울 강서 등 일부에 국한되고 있지만 검암역세권 개발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수요는 점차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