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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안에 사라진다던 전세제도는 왜 사라지지 않을까

리얼캐스트 입력 2018.12.13 08:52 수정 2018.12.13 08:52
조회 901추천 0

 

 

 

┃2014년 ‘전세의 월세화’, 전세 소멸론 우세

 

 

전세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임대차 제도입니다. 제도권 주택금융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 전세보증금이 사금융의 역할을 하며 확산됐는데요. 전세제도를 통해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자산 증식이 수월했고, 세입자는 주거안정과 주택구입을 위한 강제저축이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집주인-세입자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전세제도는 오늘날 보편적인 임대차 형태로 자리잡았죠.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전세제도는 존폐의 위협을 받게 됐습니다.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다른 주택을 구입하는 갭 투자자가 사라지면서 전세 공급이 급감한 반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전세로 눌러 앉으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세 품귀가 심해지면서 로얄층 전셋값이 1층 매매가를 역전하는 단지들도 등장했습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통계청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서울은 전세비중이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월세비중은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6년 서울의 월세비중은 31.7%로, 전세비중(26.3%)을 넘어섰죠. 이에 향후 30년 안에 전세제도가 사라질 것이란 의견도 대두됐습니다.

 

 

┃2018년, 한달 새 억대로 하락하는 전셋값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은 역전됐습니다. 전세물건이 급증하면서 세입자가 집을 골라 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내 한 중개업자는 “전세의 경우, 세입자가 도배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는데, 요즘은 전세수요가 귀해 도배해주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집주인들이 늘었다”며, “8월까지 갭투자가 활발해 전세물건이 많이 나왔는데, 세입자들이 낡은 아파트를 기피하다 보니 준공 30년이 넘은 상계주공아파트는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상계주공9단지 전용 66㎡는 9월 3억원까지 전세 거래된 후, 10월에는 7000여 만원 내린 2억33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월계동 미성 전용 50㎡의 경우, 8층이 11월 1억4500만원에 전세 계약됐는데요. 이는 10월 거래가 1억8000만원에 비하면 3500만원 하락한 금액입니다.

 

새 아파트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 마포구의 전셋값 하락을 견인한 아파트는 다름 아닌 입주 2년차에 접어든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입니다. 인근 마포자이3차의 입주로 인해 전세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의 전셋값은 한 달새 1억여 원 떨어졌습니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재계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연말 9510가구가 입주 예정인 송파 헬리오시티도 공급이 급증하면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용 59㎡의 전세 시세는 5억원~6억5000만원 선으로, 매매가 13억원~14억원 선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넘치는 입주물량에 내년도 전셋값도 약세 전망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내년 입주물량도 올해 못지 않게 많아섭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구의 절반이 밀집해 있는 수도권에서는 올해 21만 6062가구가 입주한데 이어 내년에도 20만 5877가구의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는데요.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세가 완전히 사라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지금처럼 꾸준히 공급이 이어진다면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 한 전세가 사라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지난 정권이 그래왔듯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부동산활성화 정책을 편다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갭투자가 활발해져 전세공급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공급 측면에서 전세제도를 지속하게 만드는 변수는 많습니다. 우선 직장 이전으로 거주를 한시적으로 옮기거나 목돈이 필요한 집주인들의 경우, 전세를 놓는 것이 월세보다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 전세가 모두 순수 월세로 전환되려면 집주인들은 수억 원의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데요. 상당수의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을 투자 혹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갑자기 월세로 임대방식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여기에 최소 4년~8년동안 임대를 유지해야 하는 임대주택 수가 전국에 130만 1000가구(18년 10월말 기준)라는 사실도 상당기간 전세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향후 전세 소멸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전세가 보증부월세로 서서히 전환되고 종국에는 사라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습니다.

 

전세제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집값이 계속 올라 시세차익을 통한 자본 이득이 가능하거나, 이자수익이 월세보다 커야 하는데요. 저성장∙경기 정체기에 접어든 현재로선 집값 상승 여력이나 금리 상승에도 한계가 있어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 유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까다로워진 세입자 일부가 보증부월세로 전환할 공산도 큽니다.

 

인구구조의 변화도 전세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힙니다. 최근 청년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1인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요. 1인가구는 소득이 적어 전세보단 월세로 거주할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전세가 사라진다면 수요가 아닌 공급부족에 기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세는 월세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덜해 세입자에게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전세에서 자가가 아닌 월세로의 전환은 저소득층의 주거불안정을 확대시킬 수 있는데요.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주거비 보조나 저렴한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등 대책 마련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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