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재생을 해야 하는 이유는?
어느 도시나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과 성숙, 그리고 쇠퇴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슬럼화된 도시는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켜 삶의 질을 낙후시키죠.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주변으로 확산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이를 잘 설명합니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들이 도시문제를 막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재생을 통해 원도심 내 낙후된 주거환경을 새롭게 살리는 사업을 펼치는 것이고요.
┃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른 ‘원도심 살리기’
원도심 살리기는 세계적 트렌드입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원도심 쇠퇴현상을 막기 위해 도심재생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일본 도쿄의 롯본기힐즈, 영국 셰필드의 첨단산업단지 등이 도심재생의 좋은 본보기로 손꼽힙니다. 특히 도쿄 미나토구 중심가인 롯본기에 있는 롯본기힐스는 낡고 생기 잃은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심재생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 받는데요. 롯본기힐스가 들어서면서 도쿄 미나토구 롯본기 일대는 고급스러운 신흥 부촌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주택 시장 흐름을 바꿔 놓은 도심재생
최근 우리나라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마다 노후된 원도심을 새롭게 정비하는 도심재생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이는 신도시에 쏠렸던 주택시장 흐름까지 바꿔 놓고 있습니다. 롯본기힐스처럼 원도심 도심재생을 통해 교육, 구매, 교통, 문화, 교류, 휴양 등 수요자가 만족할 만한 도시환경이 되면서 신도시로 빠져나갔던 사람들이 원도심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효과까지 발휘하고 있죠. 도심재생이란 말 그대로 쇠퇴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화두는 단연 ‘재개발∙재건축’
실제로 최근 부동산시장의 화두는 단연 ‘재개발∙재건축’입니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라 여겨지는 서울과 부산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열기는 대단하죠.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으로 공급된 총 19개 단지 중 17곳이 1순위로 마감했고 89.5%의 마감률을 보였습니다. 지난 9월 서초구에서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의 1순위 청약경쟁률의 경우 168.08대 1로 서울지역 분양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에서 분양한 ‘신길센트럴자이’는 56.87대 1의 1순위 청약률을,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37.98대 1, ‘공덕 SK 리더스뷰’가 34.56대 1, ‘보라매 SK뷰’가 27.6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얼마 전엔 최근 부동산업계의 최대 이슈였던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을 두고 벌어졌던 수주전이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고요. 이렇듯 서울은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도심의 가치가 높아지고 집중력이 강화되는 상황입니다.
┃부산 역시 재개발∙재건축 청약 경쟁 치열
부산 주택시장도 서울과 비슷하게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최근 1~2년 사이 부산 동래구•연제구 등 교통•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원도심에서 분양한 재건축 아파트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주변 지역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8월 서대신 6구역을 재개발하여 공급한 ‘대신 2차 푸르지오’가 257.99대 1, 부산진구 초읍동 54-1번지 일대 연지1-2구역을 재개발하는 '부산연지꿈에그린’이 228.28대 1을 기록하는 등 올해 부산에서 공급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3개단지) 모두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이달 롯데건설이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에 분양하는 연산6구역 재개발사업인 ‘연산 롯데캐슬 골드포레’가 어떤 청약 성적표를 받을지 궁금해 질 수밖에 없는데요. 참고로 연산동 일대는 부산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가장 높은 원도심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광주광역시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10월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컨소시엄이 광주시청과 전남도청이 위치했던 원도심에 계림8구역을 재개발한 '광주 그랜드센트럴'을 분양합니다.
┃서울과 부산 등 원도심 새 아파트의 높은 인기 구가 원인은
이처럼 대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 원도심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까닭이 뭘까요? 노후 주택이 많다는 것은 신규주택으로 갈아타기 수요도 많다고 볼 수 있는데요. 원도심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학군, 교통, 상업시설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구축돼 왔기 때문에 생활이 편리하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습니다. 비록 주거환경이 낡은 단점이 있지만 새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인프라는 그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정비사업, 도심재생사업 등의 개발사업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아 향후 개발이 되면 가치 상승이 기대된 것도 추가적인 이유입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일정규모 이상 도시들의 구도심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노후주택들만 정비가 돼도 빠져 나갔던 실수요자들이 다시 유입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런 곳들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도 수요가 뒷받침돼 주택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원도심 아파트에 관심이 커질 거라 점쳐지는 이유
또한 최근에는 신도시와 택지지구 공급이 잠정적으로 중단되고, 부동산시장의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유인데요. 원도심의 경우 학군, 교통이 이미 검증된 지역인데다 ‘입주물량 폭탄’을 걱정해야 하는 신도시와 달리 공급과잉 여파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대도시 도심정비사업에 쏠린 눈은 계속된다
일부 원도심은 낡은 정주환경이 개선되고 각종 개발호재가 예고되며 신도시를 능가할 잠재력을 지닌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최근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재편되면서 기존 인프라를 이용하기 편리한 원도심을 기점으로 도심재생프로젝트가 활발히 실시되고 있어서죠. 장기적인 불황의 그늘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지금, 대도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실거주 요건 강화 등을 통해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작동하면 할수록 도심으로의 유턴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특히 대형 건설사가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조성하는 대단지 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