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가 나오면 대참사를 당하는 도시들
영화 캡틴아메리카 : 시빌워에서는 어벤져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벤져스가 활약할 때마다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기 때문이죠. 악당과 싸우는 과정에서 부서진 건물은 히어로들이 보상을 해야 할까요? 정답을 먼저 공개하면 X입니다.
┃고의성 여부가 관건
이런 경우, 우선 고의성을 따져야 합니다. 고의는 의도나 목적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고 있었느냐가 중요합니다. 히어로들이 일부러 건물을 부순건 아니지만 강한 힘으로 건물에 악당을 패대기 치고 날라다니며 강한 힘으로 밟으면 건물이 부서질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알 수 있었으므로 고의에 해당하고, 결국 법적 책임을 지어야 합니다.
히어로들이 보상을 해줘야 한다면 재벌인 아이어맨이나 베트맨은 가능하겠지만 계약직의 스파이더맨이나 월급쟁이인 슈퍼맨 같은 히어로들은 쉽지 않죠. 아마 히어로들도 돈이 무서워 더 이상 세상을 구하려고 하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다행히 히어로들은 건물을 부수고 누군가에게 손해를 입혔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로 ‘정당방위’, 혹은 ‘긴급피난’에 해당하기 때문이지요.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급한 일이 닥쳤을 때 그 일을 피하기 위해서 한 일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정당방위는 개인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일, 긴급피난은 사회 전체에 벌어지는 일에 적용 가능합니다.
┃세상을 구하다 생긴 일, 배상할 책임 NO
즉 세상을 정복하거나 파괴하려는 악당으로부터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 한 행동은 긴급피난에 해당하는데요. 따라서 이들은 형사책임은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민법에도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부득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습니다. 결국 히어로들은 파손한 것에 대해 보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해자는 악당에게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악당과 손해배상은 어울리지 않죠. 또한 히어로들에게 패한 악당은 대게 죽기 때문에 배상이 쉽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악당이 남기고 간 재산을 처분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악당이 숨지거나 무일푼이라면?
다만 악당은 거주지도 불안정하고 지하에 숨어 사는 등 재산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면 피해를 본 사람은 어떡해야 할까요? 아쉽게도 건물주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헌법에서는 어떤일보다 인간의 생명을 가장 우선시하고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인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 일이기에 개인의 재산상을 보호하는 법규보다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안타깝지만 건물주들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합니다.
┃슈퍼 히어로들이 싸우다가 부서진 건물은 보험회사에 문의
전쟁, 재난, 자연재해가 아니고 인위적으로 발생했지만 고의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으로 처리받는 게 맞습니다. 참고로 슈퍼히어로 영화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마블과 DC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 따로 있는데요. 바로 ‘데미지 컨트롤’과 ‘파워리스’입니다. 마블의 데미지 컨트롤은 쉴드의 하청업체로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는 업무를 맡은 회사라고 할 수 있죠. 건물보수, 피해보상액 산정, 사망자 처리 등의 굵직한 업무에서부터 슈퍼히어로들의 싸움으로 결혼식을 망친 커플의 민원, 도망간 애완 앵무새 찾기 등의 시시콜콜한 잡무를 처리하죠. DC의 파워리스는 DC코믹스 세계관 속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회사를 배경으로 슈퍼히어로들의 싸움에서 발생한 사고를 처리하는 보험회사란 설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