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칼럼] 얼어붙는 주택, 타오르는 재건축
김인만 2022.02.20 09:35 신고얼어붙는 주택, 타오르는 재건축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7.8을 기록했다.
201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100 아래로 떨어지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매도세가 강하다는 의미다.
강북권의 약세가 강남권으로 번지고 있는데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도 86.6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 기준금리 인상 부담감, DSR총량규제로 인한 구매능력 약화 등이 요인인데 대선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이런 냉각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
대선 이후 결과에 따른 형성심리, 정책방향, 기준금리인상 속도와 폭 등에 따라 기술적 반등 폭이 결정될 것 같다.
이런 와중에 강남 재건축시장은 반짝 강세를 보인다.
16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에서 강남의 재건축 대장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정비계획 변경안과 경관심의안이 통과되었다.
정비계획안은 가구 수와 용적률, 층수 등을 담은 재건축사업 밑그림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단지 사업의 정상화 첫 사례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재건축사업을 통해 3930세대에서 6815세대의 한강변 초대형 새 아파트 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1978년 건립되어 45년이 된 잠실주공5단지는 2014년 재건축사업을 시작하였지만 학교용지, 층수 등 서울시와 이견을 빚으면서 2017년부터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었다.
이번 건축심의 통과가 의미가 있는 것은 잠실역 역세권에 걸쳐있는 땅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최고50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된 것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2030서울플랜을 통해 한강변 아파트 35층 층수제한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잠실주공5단지의 건축심의 통과로 인해 얼어붙은 서울 주택시장에 미묘한 온도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일반아파트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여의도 시범, 대치 은마와 미도, 송파 장미, 압구정 현대 등 재건축 기대아파트들은 멈추어 있던 재건축사업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영향으로 다시 활력을 찾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010-2012년 주택시장 침체기에 한강르네상스 기대감이 높았던 반포지구 아파트가격은 크게 조정되지 않은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 강남 재건축발 들썩임이 경우 안정을 찾고 있는 주변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올해 수도권지역 입주물량은 여전히 부족하고, 3기신도시 등 공공택지 토지보상금이 32조원이나 풀리는 상황에서 대선 이후 정책의 변화와 민감한 재건축시장의 자극이 더해지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공급하고 도시미관을 개선하면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긍정의 효과는 크지만 주택시장안정이라는 큰 틀의 목표를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재건축 걸림돌이 하나 제거되었다고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조합원이 3천만원이 넘는 이익을 얻으면 이익최고의 50%를 부담금으로 내야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등 규제가 여전히 견고하다.
잠실주공5단지가 그대로 사업이 잘 진행될 경우 5억원 이상의 초과이익 부담금을 내야할 수도 있으며 아직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산 넘어 산이다.
변수도 많아서 지금부터 10년은 더 걸릴 수도 있으니 분위기에 너무 휘둘리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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