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칼럼] 공사비 갈등, 그 해법은
김인만 2024.02.18 10:01 신고공사비 갈등, 그 해법은
강남 한강변 재건축 최대어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사업이 공사비 증액문제로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2019년 5월 기준 2조6363억원에서 2023년 8월 기준 4조775원으로 약 1조 4,000억원 증액이 되었다. 3.3㎡(평)당 548만원에서 829만원으로 올라간다.
금액이 조단위로 나오다 보니 감이 오지 않는데 증액된 1조4,000억원을 2,293명의 조합원 수로 단순 나누면 1인당 6억원이 늘어난다.
2017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적용 받지 않았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이 공사비 증액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인건비, 공사자재비 인상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는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1조4,000억원을 받아들이기에는 조합입장에서도 난감할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만의 문제라면 걱정도 안 하는데 공사비 인상요구로 갈등을 빚는 사업장이 줄줄이 사탕이다. 또 다른 강남 반포 재건축 사업장인 신반포22차는 공사비 2.5배 이상 증액으로 난리다.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공사비는 3.3㎡평당 500만원 선이었는데 최근 1300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 힘겨루기 하고 있다. 3.3㎡당 가격만 보자면 차라리 반포주공1단지가 더 양반처럼 보인다. 신반포22차는 160세대 소규모 단지로 일반분양도 28세대밖에 되지 않아 공사비 인상 압박이 더 크게 작용된 것 같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은 공사중단이 되었고 북아현2구역과 잠실진주도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으며 남양주에는 단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는 일도 생겼다.
조합총회에서 공사비 증액안을 부결하고 새로운 시공사로 교체하려고 해도 낮은 공사비를 받고 참여하려는 건설사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노량진1구역의 경우 당초 695만원이었던 공사비를 730만원으로 높여 작년 11월 입찰공고를 냈지만 터무니없다면서 한 곳의 건설사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리인상과 인건비, 건축자재비 등 물가상승으로 2021년 대비 38%이상 건축비가 올랐다는 통계결과도 나왔듯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한 부분은 분명 인정한다. 하지만 조합원이 소유한 토지 위에 건설하는 재건축정비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과도한 인상요구라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민간 분양단지 분양금액 중 대지비를 제외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정도 된다.
설사 물가가 2배 올라 건축비 2배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쳐도 기존 공사비에서 20% 이상 올리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갈등이 지속되면 결국 새 아파트 공급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 와중에 정부는 PF 건전성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 비율을 20%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시행사가 충분한 자기자본 비율을 확보하는 것은 맞지만 대단지 아파트 사업이 많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자기자본비율을 20% 수준으로 높이면 대기업이 아니면 아파트 사업을 할 수 없어 공급물량은 더 급감할 것이고 몇 년 후 공급부족으로 인한 집값불안은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물가안정에 온 힘을 집중하고 공사비 인상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여 합리적인 수준의 인상을 중재하여야 하며, 다양한 세제혜택과 금리지원을 통해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 수요자들이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거나 청약, 매매를 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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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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