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칼럼] 한은과 국토부 양치기 소년은 누구?
김인만 2024.07.14 09:10 신고한은과 국토부 양치기 소년은 누구?
“5월보다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유심히 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다.
“(집값)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를 두고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총재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집값 분위기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내고 있다.
먼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을 더 살펴보자.
우리나라 경제,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인구, 가구 문제가 집값을 몇 십 %씩 상승시킬 만한 힘이 없는 상황이어서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 내년부터 3기 신도시 등 상당한 물량의 주택공급이 예정되어 있어 집값 상승세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는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 등락이고 과거 어느 정부 때처럼 몇 년간 계속 오르는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의 발언이 틀린 말은 아니다. 2015-2021년까지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여전히 남아있고 경기도 좋지 않으며 소득이 집값 상승을 따라오지 못해 상승여력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경기도로 번지는 이유는 실 수요자들의 불안한 마음 때문이다.
지난 정부 동안 집값 상승을 지켜보면서 느낀 상대적 박탈감의 트라우마가 다시 살아나면서 다시 폭등이 오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조급함이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만 보면 마치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기다려주면 안정이 될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물론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찾을 수 있지만 최근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고 불안한 실수요자들의 심리를 정부가 전혀 달래주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공수표를 날려 집 사라는 시그널을 주었고, 별 것도 아닌 공공분양 사전청약을 전격 폐지하면서 공급불안을 자초했으며, 차라리 계획대로 시행하는 것이 나았을 뻔했던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을 갑자기 2달 연기하면서 집값 잡을 의지가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집을 사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현 정부는 집값 잡을 의지가 없고 오히려 집값을 올리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집값을 올리고 싶은 정부는 없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등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금리인하의 시점에 대해서 잘못된 시그널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최근 집값 상승상황을 가볍게 볼 수 없고 금리를 내릴 경우 부동산 매수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 상승의 속도는 누가 봐도 비 정상적이다. 이유야 여러가지이지만 결국에는 신뢰를 잃어버린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불안감으로 작동되면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공급부족, 전세상승, 분양가상승이 마치 큰 위기처럼 다가와 공포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나 불안심리를 달래주지 못하고 오히려 집값 잡을 의지가 없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한국은행 총재처럼 집값 상승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정책결정을 고민하고 있다는 구두개입이라도 해야 한다.
섣부른 시장개입은 또 다른 왜곡을 불러올 수 있어 신중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 것을 문제가 아니라고 방치하는 것도 최선은 아니다. 정책방향의 급선회보다는 신뢰를 얻는 것이 급선무다.
사전청약은 폐지되었지만 본청약은 차질없이 진행이 된다. 내년부터 나온다는 3기 신도시의 상당한 물량이 언제 어디에 얼마나 나오는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알려주어야 한다. 또 9월 예정된 스트레스 DSR 2단계는 차질없이 진행을 하며 집값 상승이 선을 넘을 경우 강한 규제를 할 수도 있다 절대 집값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골든 타임을 놓쳐 버리면 호미로 막을 문제를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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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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