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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7 부동산 대책의 순기능과 역기능

직방 | 2020.06.30 11:05 | 신고
출처 직방
새벽하늘의 부동산 아울렛 #78

1980년도 후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제법 가파른 상승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1기 신도시를 개발해 서울 수요권의 아파트 공급을 크게 늘리기로 하였죠. 1990년 초반, 1기 신도시의 입주물량은 엄청났습니다.


강남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분당, 최고의 자연환경과 주거환경을 자랑하던 일산을 비롯해 평촌, 산본, 부천 중동 신도시는 서울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면서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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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서울, 수도권은 물론 전국 아파트 가격은 더 하락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울 부동산 가격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가격 위치를 유지하게 됩니다. 물가 상승률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이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1998년 후반부터 슬슬 상승의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하더니, 2000년 후반부터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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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장에서는 가만있을 수 없었겠죠. 어떻게 하면 아파트 가격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정부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투기세력이라 단정짓게 됩니다. 투기꾼들이 자꾸 아파트를 매입하니 가격이 오르고, 평범한 서민들은 괜히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한 방법이 간단해집니다. 투기세력에게 엄청난 양도소득세를 물리면 되는 것이죠. 어차피 차익이 발생해봤자 상당부분을 양도세로 내야 하니 더 이상 투기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저런 부동산 대책으로 시동을 걸다가, 급기야 2003년 10월 29일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는데, 그 중 핵심은 바로 살인적인 양도세였습니다. 1세대 3주택자 이상 보유자에게 무조건 60%의 양도세율을 적용시키고, 투기지역의 경우 15%의 가산세를 적용시키기로 합니다. 이렇게 해서 3주택자가 투기지역에 있는 주택을 매도할 때, 납부해야 할 양도세율은 75%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10%의 지방세를 별도로 내야 하니, 최종적인 양도세율은 82.5%가 됩니다.


그런데 양도세를 계산할 때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항목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양도세는 90%에 육박하게 됩니다. 즉, 1억 원에 사서 3억 원에 팔게 되면, 단순차익은 2억 원인데 그 중 1.8억 원 가까이를 양도세로 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다주택자들 중 투기목적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이 없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와 같은 살인적인 양도세를 시행함에 있어 유예기간을 주었기 때문에 제법 수익이 났던 다주택자들은 그 유예기간 안에 집을 매물로 내놓게 됩니다. 그 기간 안에 팔아야만 세금폭탄을 피할 수 있으니 가격을 낮춘 매물도 여기저기에 등장하면서 드디어 서울 아파트 가격은 A구간과 같이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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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유예기간이 끝날 무렵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다주택자는 더 이상 집을 사지는 않는데 기존에 있던 집을 팔지도 않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는 예측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라도 1억 원에 산 집이 3억 원이 되어 부자가 된 것 같은 행복감에 도취해 있다가 갑자기 바뀐 법으로 인해 2억 원의 차익 중 1.8억 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 집을 팔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집이라는 건 의식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실수요 목적으로 집을 사야 하는 수요가 반드시 존재하게 됩니다. 투기꾼이 아니라 일반적인 서민들도 주거안정을 위해 집을 사야 하는데 그 비중은 투기꾼들보다 훨씬, 아주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이유로 시장에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오질 않습니다. 철저히 실수요자들만의 시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투기세력들은 어느 정도 수익을 봤다면 시세보다 조금 더 싸게 내놓아 수월하게 매도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집이 한 채 있는 실수요자가 다른 집으로 갈아타기 위해 집을 내놓은 경우에는 이미 다른 집을 계약하지 않았다면 사실 급할 게 없습니다. 굳이 싸게 내놓아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이런 분위기에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시장에는 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결국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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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가격은 B구간처럼 폭등하였습니다.


이후부터 계속해서 부동산 규제 대책이 쏟아졌지만 결과는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폭등 가운데 발표된 대책들은 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대상은 투기세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책이란 반드시 그들에게만 적용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리고 투기꾼들은 10 ㆍ29부동산 대책 이후로 엄청나게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결국 실수요자들에게 큰 혼란이 오게 됩니다.


필자 또한 그 시기에 실수요자였기 때문에, 얼마나 혼란이 컸었는지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필자는 실수요자임에도 집을 갈아타는 과정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계약금을 날릴 뻔했지만 다행히도 어렵게 어렵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겨우 잔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가격은 C구간처럼 다시 한번 유례없는 폭등을 하게 됩니다. 그 이후 금융위기가 왔고 결국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락의 이유는 그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 원인이 양도세 강화인지, 대출규제인지, 아니면 정책이 아닌 경제적 환경인 위기였는지 말이죠.


하지만 확실한 건, 만약 하락의 원인이 양도세 규제였다면 엄청난 폭등을 거쳐 그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고, 대출규제라면 결국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 수 없어서 하락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이렇게 하락이 시작되니 자가점유율 또한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합니다. 집 없는 사람들이 엄청난 속도로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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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만약 하락의 원인이 대출규제였다 해도 이것이 바람직한 정책은 아니라는 것이겠죠. 설마 정부의 목적이 시민들이 집을 갖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니까요. 게다가 C구간처럼 유례없는 폭등 이후에야 결국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현재로 돌아와보겠습니다.


정부와 국회의 임대차 3법 추진과 전, 월세 무기한 연장관련 입법으로 전세시장이 뒤숭숭한 가운데 지난 주에는 사상 초유의 강력한 6ㆍ17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대책은 투기수요(정확히 말하자면 현금이 별로 없는 투기꾼들)를 완전히 죽여버리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법인으로 아파트 투기를 하는 세력들은 추가과세 인상은 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종부세 폭탄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번 대책을 지켜보며 집이 없는 서민들은 환호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투기꾼들의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니 말이죠. 그리고 정부는 이제 훨씬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이번 대책의 가장 확실한 성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목적은 아니었을 겁니다. 의심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진정한 목적은 서울을 비롯한 주요지역의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 일겁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대책으로 서울 매수심리는 일주일 사이 어떻게 변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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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폭등 중이었던 매수심리가 6ㆍ17 부동산 대책 이후 더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되었습니다. 3년동안 두들겨 맞았던 이력으로 이제 맷집이 생겨서일까요? 어쨌건 과거의 현상을 살펴보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현재의 수도권은 과거 2000년대의 패턴과 너무도 흡사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대책에 대한 결과 또한 소름 끼치도록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정부가 바라는 그림은 무엇일까요?

글. 새벽하늘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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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꿈스쿨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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