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3법, 지금 당장 피 흘리게 될 사람은 임차인이다?!
직방 2020.08.04 09:26 신고쾌속으로 임대3법이 통과되었다. 이미 이전부터 예고된 바 있기에 일제히 전세 가격을 올렸다. 이것이 유효했던 이유는 임차 공급물량 부족이었다.
현재까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책이 이어져오며 실거주요건이 강화되었고 추가로 임차물량이 증가할 수 있는 요인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기존 물량 심지어 신규 공급예정물량에서도 규제로 인해 임차 공급물량은 예상보다 부족해질 전망이다. 당장은 말이다.
물론 정부가 이야기한 대로 공급을 해준다면 2~3년 후에는 매매시장은 물론 임차 시장도 안정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계획과 실행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엄청난 차이를 지니고 있다.
현재의 공급과 수요 구조에서 임대 3법은 그야말로 최악의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임대물량은 감소하는 상황에, 오히려 2+2 갱신으로 인해 시즌 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게 되는 룰을 만든 것이다. 물론 차후에 시장 적응 기간을 거치고 추후 예견대로 공급이 된다면 이 현상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다. 문제는 추후 물량이 예정대로 공급되는 부분과 지금 당장은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임대 3법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이름 아래 제도화되었다. 하지만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은 3법이 아니라 임대물량을 늘리는 것이다. 공공 임대 물량을 크게 늘릴 자신이 있다면 임대 3법을 제도화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미 다주택자에 대한 엄청난 증세 개편을 하고, 등록 임대 사업자 제도를 폐지 (아파트)하기까지 한 상황에 3법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경제 상식이 너무 모자란 처사로 보인다. 시간을 두고 차차 진행해 나갔어야 할 신중한 규제 임에도 공급과 수요의 원칙을 철저히 무시했다.
앞으로 민간 임대물량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미 다주택자가 주택수를 줄이거나 증여를 하는 마당에 임대 3법은 규제를 넘어 대국민 분열을 선고했다. 문제는 물량인데 총구의 방향이 다른 곳을 향하게 되었다. 벌써부터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나뉘어 싸우게 된 것이다. 가뜩이나 서울은 민간임대 물량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폭등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데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당장 임대인들은 3법으로 인해 큰 피해를 받을 것처럼 느끼고 임차인들은 큰 혜택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임대 3법은 주거비 인플레이션(하이퍼)을 가속화하는 장치로 작용될 것이다. 거래 물건의 수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순차적으로 감소하게 되면서 임대인들은 당장 4년 내지 2년의 기간 동안 페널티의 불편함을 느끼겠지만, 결국 기존의 2년 계약방식보다 4년이 지났을 때는 이전 방식보다 훨씬 큰 폭으로 전세 가격이 오를 것이다. 전세 가격뿐이 아니라 월세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이다.
이 현상은 뒤로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따라서 임대인이나 임차인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임차인은 이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4년 혹은 2년(기존 갱신)이라는 기간 동안 내 집을 마련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길이다. 그 뒤에는 매매가 상승보다 무서운 임대가 상승이 무언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임대인은 최대한 전세금을 반환할 자금을 모으는 것이 좋다. 집을 비워두고 나중에 임대를 맞출수록 높은 레버리지를 가져올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이렇게 인플레이션의 효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이고 누가 취하게 될까? 전월세 신고제가 시작되는 내년이 되면 그 때 깨닫게 될 것이다. 과연 임대 3법이 임차인 보호를 위한 것인지 두고 보면 알 일이다.
글. 놀라운부동산(정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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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놀부의 부동산 부자 스쿨'
'놀부의 부동산 DNA'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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