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돈이 흐른다, 부동산 가치의 길목을 지켜라!
직방 2020.08.11 01:22 신고‘길’은 부동산의 가치를 올리는 확실한 재료로 꼽힌다. 시장 침체에도 아랑곳없이 새로운 길이 뚫리거나 지하철이 신설되면 가격은 상승곡선을 그린다. 덕분에 “부동산의 뭉칫돈은 길을 따라 흐른다”는 말까지 만들어졌다. 가장 가까운 예로 분당선과 신분당선이 인근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신분당선의 마지막 역인 광교에서 수원의 호매실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가격 상승은 수원 전체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예상한 투자는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높다. 일례로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월드컵 대교는 2010년 4월 착공 시, 5년 후인 2015년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2020년 현재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2020년 12월 개통에는 개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돈이 길을 따라 흐르는 것은 확실하나, 좋은 길목과 타이밍을 지켜야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예전의 거리는 단순히 물리적 거리였다. 그런데 요즘은 걸어서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운동을 하러 헬스클럽에 갈 때도, 이제 거리는 ‘도어 투 도어’이다.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때문에 요즘은 시간적 거리를 더 중시 여긴다. 대중교통이 만드는 거리, 차량 이동 거리 등이 더 중요해졌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으로 한 번에 갈 수 있는 그것도 시간이 덜 걸리는 지역에서 살고 싶다. 시간적 거리를 단축시키는 곳이 차선이 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을 해보자. 삼성역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일자리 지역 중 하나다. 현재는 많은 버스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갈 수 있다. 그런데 GTX가 완성되면 GTX A노선과 C 노선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역 인근에 살면 2호선뿐만 아니라 2개 노선을 추가로 더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삼성역 인근에 교통 호재가 생겼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교통 호재는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지에서 작용한다. 이전에는 대중교통으로 서울역과 삼성역에 가기 어려웠던 파주 운정, 서울 중심까지 오려면 최소 1시간은 걸려야 했던 양주의 집값이 들썩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길은 지역 간 격차를 줄여준다. 사람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격차의 기준은 높은 쪽, 좋은 쪽이다. 낙후된 쪽 어려운 쪽이 시간적 거리 해소로 입지가 좋아지는 효과를 본다. 이곳이 투자처가 된다. 과거 분당선이 놓일 때 모두가 예상한 강남보다 크게 급부상한 지역은 성수동인 것을 기억하라.
2020년 가장 핫한 것은 수도권 광역교통망인 GTX이다.
GTX는 급행열차로 서울의 주요 일자리 지역과 주거지의 시간적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경기도와 국토교통부가 심각한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겠다며 내놓은 안으로 정부에서도 몇 차례나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밝혔다. 2018년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3개 구간에 걸쳐서 추진 중이다.
아직 일반인들은 GTX가 무엇인지 기존 지하철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내용을 알면 알수록 매력도가 매우 높은 사업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GTX는 지하 40m에서 50m 터널을 꿇어 전 구간을 직선화한다. 때문에 기존에 길(도로)을 따라 운행하는 전철보다 3배 이상 빠르다. GTX가 통과하는 지역은 서울 중심권으로의 이동시간이 기존의 1/3로 단축된다. A노선을 살펴보면 동탄에서 강남 삼성역까지가 77분에서 19분으로, B노선에서는 송도 국제도시에서 서울역까지가 82분에서 27분으로, C노선에서도 의정부에서 강남 삼성역까지가 73분에서 13분으로 출퇴근 시간이 줄어든다.
이 밖에도 4호선 연장 진접지구, 5호선 연장 하남선의 하남미사 신도시, 7호선 연장 청라선 청라신도시, 8호선 연장 별내선, 강경선 전철 구간인 판교-여주 구간이 통과하는 경기도 광주시, 이천시, 여주시, 김포도시철도 개통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김포 신도시까지 교통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은 무궁무진하다.
보통 개발 계획만 들려도 부동산은 들썩인다. 그리고 착공 시점에 한번, 개통 전후로 한 번 더 가격이 오른다. 일반적으로 교통 개발은 계획 발표 이후 15년 이상, 착공 시점으로부터 10년 이후에나 현실화된다.
오랜 기간 “된다, 된다”를 들었기 때문에 가격에 이미 기대감이 반영된다. 그런데도 개통 이후에는 가격이 한 번 더 상승한다. ‘눈에 보이는 효과’ 때문이다. 막상 새로운 교통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를 사용한 사람들이 하나 둘 생기면 입소문이 나고 눈에 보이는 것에 마음이 요동치는 투자자들도 생긴다.
시기적으로는 사업 초반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도로 및 전철 개통 예정 주변 지역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신규 아파트로서 메리트가 있고 교통 호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위치적으로는 지하철 역세권과 도로 나들목 프리미엄이 시장에 빠르게 반영된다. 역세권이라면 경전철보다는 GTX처럼 직주근접에 더 효과적인 노선이다. 경전철은 교통이 편리해지기는 하지만 다른 노선에 비해 효과는 덜하다. 나들목 지역은 교통 여건 개선으로 지역 개발이 빨라지고 편의시설도 늘어나 가치가 한 것 높아진다.
그러나 길목을 지키는 투자에서는 단타로 접근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교통 여건 개선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들어가야 단단한 과실이 열렸을 때 수확할 수 있다.
모든 땅과 그 위의 건물은 홀로 빛날 수 없다. 결국 땅과 땅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길이 그 땅과 건물을 빛나게 해준다. 투자를 하려면...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글. 놀라운부동산(정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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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부의 부동산 DNA'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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