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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규제, 집값 안정화 만들 수 있나

경제만랩 | 2020.08.13 07:47 | 신고




| 서울 아파트는 오늘이 제일 싸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광고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정일훈씨는 지난 2018년 12월에 서울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 전용 84㎡의 분양권을 2억 2200만원의 웃돈을 얹어 7억 6200만원에 분양권을 마련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분양가가 5억 4000만원이었고, 웃돈이 2억이나 붙어서 비싸게 샀다고 억울한 생각을 했지만, 현재 이 아파트는 10억 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불과 2년만에 해당 아파트가격이 3억 1800만원이나 오른 것입니다. 정일훈씨는 “분양 받을 때만 하더라도 웃돈까지 붙여서 사는 게 맞는가 싶었지만, 이젠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이사를 하더라도 서울에서도 집을 고르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입가에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반대로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서울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했을 때 집값 안정화가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집값은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고 이제는 전셋값 마저 감당하지 어려워졌다며 “문재인 정부가 집권했을 때 집을 샀어야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문재인 정부 이후 서울 아파트 중위값 3억 2000만원 올랐다


문재인 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위해 3기신도시를 내놓고, 대출부터 시작하여 다주택자들의 세금, 분양가상한제 등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23번이나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여전합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에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원대 수준이었지만, 2018년 1월에 7억원에 돌파했고, 이어 9월에는 8억원을 넘겼습니다. 올해 7월에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 2787만원으로 나타나면서 문재인 정부 집권 3년간 아파트 중위가격이 3억 2153만원 올랐고 53%이라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 “지금이라도 잡아야 된다!”신용대출 신청 폭등…신용대출 잔액 120조 돌파


서울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니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패닉 바잉’(Panic Buying, 공황구매)현상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 저금리에 무리하게 빚을 내서 내 집 마련하거나 주식 투자를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개인 신용대출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0조 2043억원으로 전달(117조 5232억원)보다 2조 6811억원 늘어난 2.28% 증가한 것입니다. 금융업계에서는 신용대출 증가 원인을 부동산 수요 증가로 꼽고 있습니다.



| 연수구와 남동구, 아파트 매입거래량 대폭 상승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주거 불안정을 느낀 서울 사람들은 인천 아파트에 대거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살펴본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들이 사들인 인천 아파트는 3143건으로 연 평균 1396건과 비교하면 125%나 상승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서울 거주자가 가장 많이 매입한 곳은 ‘부평구’로 올해 상반기에만 665건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파트 매입 거래량이 급증한 곳은 ‘연수구’‘남동구’로 꼽혔습니다. 서울 거주자가 인천 연수구에 매입하는 상반기 연 평균 거래량은 172건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582건으로 나타나면서 연 평균과 비교해 239.4%나 높아졌습니다. 남동구도 연 평균 174건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69건으로 연 평균보다 170%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갈 곳 잃은 서울 사람들…서울 뿐만 아니라 인천 집값 난리


이렇게 서울 거주자들의 인천 아파트 매입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인천 아파트 3.3㎡당 평균매매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올해 인천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남동구’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월에만 하더라도 남동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115.5만원 수준이었지만, 7월 1237.6만원으로 올라가 10.9%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연수구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1월 1339만원에서 7월 1483.3만원으로 나타나 10.8% 상승했고, 부평구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1월 1200.6만원에서 1303.2만원으로 올라 8.5%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수구, e편한세상 송도…6개월만에 2억 5700만원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e편한세상 송도’ 전용 84㎡의 경우 올해 1월에만 하더라도 4억 8800만원(16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서울거주자가 몰리면서 해당 아파트의 같은 평형대는 2억 5700만원 오른 7억 4500만원(22층)에 체결됐습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구월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15㎡도 올해 1월 4억 6500만원(13층) 수준이었지만, 7월에는 6억 700만(17층)원에 계약돼 1억 4200만원이나 올랐고, 부평구 삼산동 ‘서해그랑블’ 전용 118㎡도 같은 기간 7억(11층)에서 8억(13층)으로 1억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거주자들이 인천 아파트에 몰려들면서 인천 아파트 가격도 단기간 급등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



| 文정부의 집값 안정화, 가능할 수 있을까


서울 아파트뿐만 아니라 인천까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니, 30대 무주택자들은 “이번 생에서 집 사기는 망했다”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더 오르기 전에 빚을 내서라도 사야 된다고 매수에 나서기도 합니다.


이에 정부는 3기 신도시 용적률과 공공분양 주택을 높이고, 자금력이 부족한 30대들을 위해 집값의 20%만 내고 선입주할 수 있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도 내놨습니다. 용산 캠프킴, 정부 과천청사, 3기신도시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의 미래가치가 높은 입지에서 물량이 쏟아질 전망입니다.


정부의 이러한 대책이 일시적으로 젊은 층들의 패닉 바잉을 멈추도록 하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청약 수요로 인해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나 전셋값이 급등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정부는 임대차 시장의 가격 모니터링과 불안양상에 대한 대응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정부가 다양한 공급대책으로 가격 급등과 주거불안 등을 낮추려는 의지가 보이지만, 공급으로 인한 주택가격 안정화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에 사업성이 낮은 강남 공공재건축을 민간재건축으로 전환시켜 강남의 주택물량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