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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이름으로…’ 537대1 기록한 미니단지 어디?

리얼투데이 | 2020.11.05 11:11 | 신고



10월 분양시장을 들여다보면 임팩트 있는 단지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청약경쟁률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달이 되었다. 올 들어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537.08대 1의 아파트(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가 나오기도 했고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적지 않다.

 



한국감정원 아파트투유를 통해 10월 1순위 청약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전국 7,074가구가 일반에 분양됐고 1순위 청약자 23만7,157명이 모여들어 평균 33.53대 1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2월 45.50대 1, 3월 43.73대 1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작은 규모,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선수들을 이끌고 낸 성적임을 감안하면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평균 경쟁률이 높았던 2월에는 15만여명의 청약자를 모은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와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 3월에는 '과천 제이드자이, 마곡지구9단지, 르엘신반포' 대구 '청라힐스자이' 등이 시장에 나왔다.


10월 1순위 청약경쟁률이 높은 아파트는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이다. 일반분양이 26가구 밖에 되지 않아 537.08대 1(청약접수 13,964)이라는 높은 경쟁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 단지는 강동구 상일동 벽산빌라를 헐고 짓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다. 3개동 100가구로 규모가 작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건설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분양 당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단지라는 메리트가 시장에서 크게 작용해 만명이 넘는 청약자들을 불러 모았다. 분양가가 전용 59㎡ 6억원대 (최고 6억8,300만원), 84㎡가 8억원대(최고 8억6,600만원)로 일대 새 아파트 시세보다 크게 저렴하다.


두 번째 경쟁률 높은 자리에는 비수도권인 울산 ‘문수로대공원 에일린의 뜰’이 차지했다. 59가구가 일반분양에 나와 1만8,280명의 1순위 청약자를 모았다. 한때 지역 경기침체로 부동산 시장도 주춤했던 시기를 뒤로하고 역대급 경쟁률인 309.83대 1을 기록했다. 이 곳은 학군이 우수하고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선호도 높은 입지로 전매제한 6개월 막차단지라는 점이 수요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은 ‘서초자이르네’도 경쟁률이 높았다. 서초구 서초동에 지어지는 이 단지는 35가구 일반분양에서 1만507명이 몰려 평균 30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S&D가 낙원청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공급하는 단지로 전용면적 50~69㎡, 총 67가구로 구성되는 초미니 단지다. 경쟁력은 분양가에서 찾을 수 있다. 비싼 동네에 지어지는 아파트이지만 최고 분양가가 8억9,414만원으로 9억원을 넘기지 않아 중도금대출이 가능하다.


1순위 청약자 8만여명을 모은 ‘별내자이 더 스타’도 10월 이슈 단지다. 남양주 별내지구 막바지 분양에다 추첨제가 포함되었고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도입되었다는 점으로 먼저 주목받았다. 특히 분양가가 주변 시세대비 저렴해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전용 84㎡의 경우 최고가 기준으로 5억5,600만원, 99㎡ 6억4,710만원이다. 가격경쟁률과 더불어 별내역 개발호재를 타고 집값 상승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 ‘분양가상한제’ 서울 재건축·재개발 다시 봉인되나


10월 분양시장의 특징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다. 분양가상한제 실시 직전 서울 분양시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여름이 가고 9월 이후에는 한동안 조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될 만한 단지들은 서둘러 승인을 받아 8월까지 일반분양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HUG의 분양가통제를 받는 상황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가 더 낮아질 수 있어 앞으로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규모가 큰 사업지에서는 선뜻 공급에 나서기 어려울 듯하다. 둔촌주공이나 원베일리 같은 초미의 관심 단지 대신 소규모의 단지들이 분양가상한제 첫 적용 타이틀은 가져간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 공급가뭄을 조금이나마 해결한 분양가상한제 두 곳, 강동구 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과 서초구 낙원청광연립주택 가로주택정비사업인 ‘서초 자이르네’등이 10월 나왔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소규모 단지 규모이나 1만여명이 몰려드는 기록을 썼다.


이들 단지의 성적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분양가격이 통제되어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아파트가 나오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서울 신규 분양에 대한 희소성은 커져가고 있다.

 


■ 분양가상한제의 역사, 앞으로 공급량 줄어드나?


분양가상한제는 부동산 시장 가격 안정화를 위해 나오는 규제책으로 주택 분양 시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사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를 산정한 뒤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05년과 2006년 이른바 수도권 ‘버블세븐’이라고 할 정도로 아파트값이 급등한 시기 상한제가 나왔다. 2007년 9월 상한제를 실시했고 이후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2015년 4월에는 '주택법 시행령'을 통해 적용 지역의 지정 기준을 '직전 3개월간 아파트의 매매가격상승률이 10퍼센트 이상인 지역' 등으로 설정해 분양가상한제를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2019년 8월 적용 기준을 추가로 완화해 투기과열지구를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필수요건으로 분양가격, 청약경쟁률, 거래량을 선택요건으로 하는 지정 기준을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대상 지역을 지정하고 올해 4월 2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3개월 늦어진 7월 29일부터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된다.


과거 분양가상한제 실시 때는 분양가를 억제해 주변 시세를 잡는다는 전제로 나왔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시세대비 분양가가 저렴해 ‘로또 청약’을 양산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특히 과거 사례에서 분양가상한제 실시 이후 공급물량 감소가 이어졌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전문가들이 꼽는 상한제 부작용이다.


실제로 2007년에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반짝 공급을 단행했고 그 이후 공급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국토교통부의 분양승인 실적자료를 보면 2007년 30만가구였던 실적은 2010년 20만가구까지 쪼그라들었고, 2014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2015년 들어 다시 52만가구까지 증가했다.


 

앞으로 분양시장 또한 더욱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및 경기 주요지역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실시 이후 나오는 공급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공급을 앞두고 있다 하더라도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급물량은 줄어드는데 생애최초 특별공급 도입 등 청약시장의 문은 크게 열리고 있어 기록적인 경쟁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