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과 과천, 지역번호 02로 이어지는 서울과의 끈끈한 연(緣)
직방 2020.12.10 11:14 신고지난 시간, 너무 긴 호흡으로 글을 써내려 갔던 것 같다. 그만큼 안양은 넓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시간도 꽤 넓은 지역을 다뤄보려고 한다. 왜냐면 다뤄야 할 지역은 산더미처럼 남았기 때문이다. 어서 들어가자. 이번 시간은 바로 광명과 그리고 과천이다. 이 두 지역은 지리적으로 붙어있지 않지만, 많은 공통점을 띄고 있다. 이제까지 다른 지역을 설명하면서 언급했던 지하철교통 특징 등은 언급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미 중심지를 뚫고 지나는 노선들이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0기신도시가 가지고 있는 위엄이다. 이미 모든 인프라가 완성되어 있는 그 곳들. 물론, 이런 인프라가 만들어지기까지 30년이 넘게 걸렸다는 점은 서울 강남3구가 긴 시간을 인내해왔던 것과 같다.
과천과 광명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도시다. 1기신도시 5곳보다도 약 10년 먼저 만들어진 0기신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다. 물론, 0기신도시의 의미를 더 넓게, 혹은 좁게(창원과 반월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서울과 관계가 없어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잡아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차피 정해진 것은 없다. 특히, 많이들 잊고 있는데, 노태우 정부의 200만호 건설의 배 이상 되는 전두환 정부의 500만호 건설계획은 잘들 모른다. 하지만, 그 때 지어진 집들이 오늘 말하려는 이 지역들이다.
서울에서는 강남, 송파, 강동, 노원, 그리고 양천구, 경기에서는 광명과 과천이 그 지역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모두 1980년대 만들어진 그 지역들. 그런데, 어디는 재건축이 활발한데, 어디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점 놀랍지 아니한가? 그리고, 1970년대말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이 지역들은 서울의 중심에서 지금 3기신도시 만큼이나 꽤 멀리 떨어진 지역들이었다는 뜻인데, 그때 저 지역들에 땅 안 사고 뭐했냐는 조상 탓은 하지 말자. 1960년대에도 한강 이남 땅이 그렇게 싸지 않았던 것처럼 1970년대에도, 1980년대에도, 그리고 현재 2020년대에도 신도시가 들어설 만한 지역들의 땅값은 절대 저렴하지 않다.
0기신도시, 난생 처음 들어본 곳들이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다
그 당시 개발된 곳들 중 경기도에 있던 곳들이 바로 광명과 과천이었다. 그래서 광명과 과천을 이번 시간에 함께 다루려고 한다. 물론 지리적으론 꽤 먼 차이가 있지만, 이 두 도시는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집전화 국번 02를 서울과 공유하는 몇 안 되는 수도권 지자체 들이다.
지역번호 02, 이 지역들의 정체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우선 서울에서 가까운 광명(光明)부터 가보자. 자수하여 광명찾자의 그 광명과 뜻이 같다. 광명은 역사가 긴 도시는 아니다. 1970년대 들어서 출장소가 그 다음에는 읍으로, 1980년대 들어서는 시로 승격된 곳이기 때문이다. 원래 시흥에 포함되어 있던 곳이 이렇게 격상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 가장 빠른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바로 그 지역이 개발된 데 따른 것이다. 바로 철산주공/하안주공의 입주다. 목감천과 안양천을 경계로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에 접한 지역이 개발된 것인데,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3기신도시의 초기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우선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접해 있는 철산동이다. 1호선(경인선) 구일역에서 도보거리에 철산주공 리버빌(401호, 2001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6억원(1,800만원/PY)는 광명 최북단이자 서울 인접지의 가격 시작점이다. 길을 하나 건너 서울과 조금씩 멀어질수록 광명은 가격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 그 뜻은 무엇일까? 서울에 가깝다는 것보다 광명 중심이 지니고 있는 가치가 더 크다는 것이다. 남부순환로(강남의 그 길이 여기까지 이어진다)를 건너 철산동 롯데낙천대(442호, 2005년 준공)(그 당시만 해도 롯데건설 브랜드는 지금의 캐슬과 르엘이 아니라 낙천대였다) 전용84 매매가 7.5억원(2,300만원/PY)과 바로 옆 광복현대(841호, 1998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6.5억원(1,950만원/PY)은 7년의 세월의 가치가 가격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8년 더 전에 지어진 철산우성(900호, 1990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6.5억원(2,100만원/PY)은 막상 조금 전 광복현대와 가격이 엇비슷하다. 안양천 조망과 광명북초가 조금 더 가깝다는 것, 그리고 대단지라는 특징이 8년의 세월을 보상해주고 있는 것이다. 바로 옆 광명북중/북고 옆 철산두산위브(900호, 2007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7.5억원(2,200만원/PY)은 롯데낙천대와 거의 엇비슷하다. 조금 전 롯데낙천대(제일 재건축)와 철산두산위브(50번지 인근 재개발)은 아직 앞에서 언급했던 주공 대단지들과는 조금 다른 입지지만, 길 건너 광명북초 학군을 공유하고 있다.
시청로를 건너와보자. 여기부터가 철산주공이다. 광명북초 바로 옆 철산주공10단지(580호, 1985년 준공), 11단지(500호, 1985년 준공)은 우리가 주공아파트에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인 5층 아파트 그 상태지만 재건축 기대감이 부여되어 있다. 두 단지는 통합재건축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미 시공사는 GS건설로 선정되어 있다. 전용47 매매가 7억원(4,400만원/PY)에는 저층단지 특유의 분담금 이슈에서 자유로운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길을 하나 더 건너자. 가마산로다. 여기서부터는 도덕초 학군으로 철산주공8단지(1,484호, 1985년 준공), 9단지(580호, 1985년 준공)이 나란히 있다. 8단지도 시공사가 GS건설로 선정되어 있으며 관리처분을 받아 이주단계로 환급금 및 이주비까지도 구체화되어 있는 상태다. 전용59 매매가 11.3억원(5,700만원/PY)은 조금 전까지의 광명 아파트가격과는 조금 다른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향후 3,800호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단지의 30평대 아파트를 가지게 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이미 미래가치의 상당부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또 길을 건너가자. 모세로다. 2022년 3월 입주예정인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1,313호)가 건설 중이다. 철산주공7단지를 재건축중인 단지다. 이 블록에는 광명시청, 법원, 시민운동장 등이 밀집되어 있으며, 지하철7호선 철산역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이다.
이 블록 안에는 철산주공13단지(2,460호, 1986년 준공)이 있는데, 철산로 건너 철산주공12단지(1,800호, 1986년 준공)과 함께 광성초 학군을 구성중이다. 두 단지 모두 현재 규모부터가 대단지인데, 철산역 접근성이 높게 평가되는 곳들이다. 철산역은 현재 광명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로데오거리로 불릴 만큼 유흥가로서의 기능과 학원가로서의 기능이 혼재되어 있다. 철산주공12단지 전용83 매매가 9.5억원(2,900만원/PY), 철산주공12단지 전용84 매매가 9억원(2,700만원/PY)은 지금까지의 가격대보다 단연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이전까지의 철산주공 단지들과는 다른 중형 평형으로 구성되었다는 특징도 있다. 높이(15층)도 높고.
길을 하나 더 건너자. 철산 푸르지오 하늘채(1,264호, 2010년 준공, 철산주공2단지 재건축)과 철산 센트럴푸르지오(798호, 2021년 준공예정, 철산주공4단지 재건축), 그리고 철산래미안자이(2,072호, 2009년 준공, 철산주공3단지 재건축), 철산 두산위브 트레지움(1,248호, 2009년 준공, 하안주공2단지 재건축), e편한세상센트레빌(2,815호, 2010년 준공, 하안주공1단지 재건축), 철산한신(1,568호, 1992년 준공) 등 상대적으로 신축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이다. 신축비중이 높다는 것은, 현재 ‘삶의 질’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푸르지오 하늘채 전용84 매매가 11.5억원(3,500만원/PY), 래미안자이 전용84 매매가 12억원(3,600만원/PY)보다는 전세가 8억원에 주목한다. 조금전 다른 광명지역의 아파트 매매가보다도 높은 전세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으로 모든 상황은 쉽게 설명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아파트들은 철산초/광덕초/안현초 학군으로 나뉜다.
여기까지는 철산주공이었지만, 이제는 하안주공으로 불린다. 노원구 상계/중계/하계처럼 철산/하안은 지어진 연도차이가 조금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철산주공 위주의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지만, 조금전 언급한대로 하안주공 중에서도 벌써 재건축이 완료된 단지들도 있으며, 이제부터 속도를 내려는 곳들도 있다. 하일초 학군인 하안주공 1단지(1,980호, 1989년 준공), 2단지(866호, 1989년 준공), 9단지(1,818호, 1990년 준공) 전용79 매매가 8억원(2,500만원/PY)과 연서초 학군인 하안주공10단지(2,032호, 1990년 준공), 11단지(1,080호, 1990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7.5억원(2,300만원/PY)은 조금 전 철산역 가격과는 차이가 나지만, 구일역 인근 아파트들과 유사한 가격흐름을 보여준다. 지하철역과 거리가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조금 전 구일역 인근과 마찬가지로 광명은 서울의 인프라를 잘 빌려 쓰고 있다. 바로 1호선 독산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기 때문이다. 안양천을 건너야 하는 그런 모습은 서울에서도 볼 수 있었다. 바로 수서역을 이용하려는 올림픽훼미리3단지 사람들의 모습들. 가락시장역에서 3호선 환승이 가능해진 요즘도 그런 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더 내려가보자. 철산/하안주공 단지들은 대부분 대단지여서, 대부분이 초품아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림초 학군인 하안주공6단지(1,260호, 1990년 준공), 7단지(1,342호, 1990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8억원(2,500만원/PY)과 하안남초 학군인 주공12단지(2,392호, 1990년 준공) 매매가 9억원(2,800만원/PY) 중 주공12단지의 가격이 단연 우위에 있다. 여기에 참으로 궁금한 지역이 있는데, 바로 독산주공 13,14단지다. 안양천 건너임에도 여기는 서울이다. 금천구 독산동. 학군도 서울 안천초로 배정된다. 안천초 옆 독산한신(1,000호, 1991년 준공) 전용89 매매가 7억원(2,200만원/PY)은 바로 옆 광명보다도 낮다. 서울이라는 프리미엄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이런 데서 확인된다.
이 바로 옆은 소하다. 소하리 하면 떠오르는 기아자동차 공장은 허동택 트리오가 곧바로 떠오르는 세대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장치다. 1990년대까지 기아자동차가 취업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지는 사실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 자동차 빅3가 존재했었고, 그 당시 자동차업체들간 시장점유율이 엇비슷하던 때를 기억 못하는 세대가 많겠지만, 그 당시에도 수도권에서 회사를 다니고 싶어하는 욕구는 다들 비슷했다. 특히, 상위권 대학 기계전공자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우수인재가 어디로 움직였을지는 쉽게 상상이 된다. 참고로 빅3 자동차 회사 중 서울에 가장 가까운 곳에 공장을 보유한 업체가 바로 기아차였다. 다른 곳들은 어딘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현대기아차그룹의 산하가 되었지만.
집 근처에 큰 공장이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는 점을 서울사람들만 잘 모른다.
소하는 2010년 언저리에 입주한 아파트들이 많다. 택지지구로 지정된 후 입주한 아파트들이 많다는 점인데, 조금전 철산역 인근의 재건축 아파트들과 입주시기를 같이 했다. 이 지역에는 초교가 2곳 있는데, 구름산초 인근 소하휴먼시아 2단지(609호, 2010년 준공) 전용119 매매가 10억원(2,200만원/PY), 휴먼시아3단지(413호, 2009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8억원(2,500만원/PY)과 소하초 인근 신촌휴먼시아1단지(859호, 2010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8억원(2,400만원/PY)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 주변에는 매매가를 알 수 없는 단지들이 제법 많다.
오리로를 따라 내려가자. 바로 KTX광명역이다. 처음 광명역이 만들어졌을 때, 예산낭비의 전형적 모습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그런 곳인데 요즘은 당연히 이용객이 많아졌으리라 기대해본다. (사실 최근에 KTX를 타본 적이 없다) 이 인근에도 휴먼시아가 있다. 충현초 학군 광명역세권 휴먼시아3단지(797호, 2011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8.5억원(2,500만원/PY), 5단지(407호, 2011년 준공) 전용101 매매가 10.5억원(2,800만원/PY)으로 제2경인고속도로로 구분된 지역은 아직까지 물리적인 구분이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광명역 인근으로 가면 상황이 급변한다. 광명역 바로 앞은 모두 주상복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상복합 하면 흔히 가지는 부정적 인식은 이 곳에선 찾아볼 수 없다. 광명역 파크자이(875호, 2017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13억원(3,700만원/PY), 센트럴자이(1,005호, 2018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14억원(4,000만원/PY)은 탈(脫)광명 가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서울의 인기지역 가격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나타난 지는 벌써 제법 되었다. 참고로 광명역에는 이미 착공한 신안산선과 언젠가 착공할 월곶판교선이 정차할 예정이다. 몇 개의 노선이 정차하는 역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일까?
광명 구도심으로 가보자. 조금 전 철산/하안주공은 광명에서도 신시가지에 속한다. 예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광명은 지하철7호선으로 한정거장 더 가게 되면 나오는 광명4거리역 인근이다. 인근에는 아파트가 딱 한 곳 보인다. 주변이 낮아 참 잘 보이는 한진타운(1,633호, 1997년 준공)인데, 여기는 예전부터 아파트(광명아파트)가 있던 곳을 재건축으로 진행된 단지다. 전용84 매매가 7.5억원(2,200만원/PY)은 구일역 인근, 혹은 독산역 인근 아파트들의 가격과 거의 유사하다. 광명4거리 접근성이 보여준 결과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목감천 인근 해모로이연(1,267호, 2011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8.5억원(2,500만원/PY), 월드메르디앙(657호, 2005년 준공) 전용84 매매가 7.5억원(2,300만원/PY은 시간가치와 역세권 접근성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를 잘 설명해준다.
광명4거리역 인근은 주변에서 아파트를 쉽게 찾아보기 힘들 정도 저밀도 상태로 오래오래 있던 지역인데, 이 지역들에 아파트가 마구 생겨나고 있다. 비 온 뒤 죽순이 올라오는 것처럼 기대치 않았던 곳들에 아파트가, 그것도 신축아파트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 흐름은 저번 11월에 입주한 광명 아크포레자이위브(2,104호)가 보여주고 있다. 전용84 매매가 12.5억원(3,900만원/PY), 전세가 7억원은 광명의 중심이라 불리는 철산역 인근 가격보다도 높다. 유일한 차이는 전세가다. 아직까지 실거주가치가 철산역 수준으로는 올라오지 못한 것인데, 인근 재개발은 빠르게 공사가 진행중이다. 푸르지오센트베르(1,335호, 2022년 준공예정), 푸르지오포레나(1,187호, 2023년 준공) 외에도 수많은 신축 아파트들이 준비중이다. 그렇다, 바로 이 곳이 광명뉴타운이다. 서울 마용성에서 그렇게 많이 봤던 뉴타운! 이제 입주가 시작된 것이다.
광명을 돌아봤으니, 지난 시간에 봤던 안양을 건너 뛰어 과천으로 가보자. 과천은 지방자치단체 중 구리 다음으로 작은 면적(35.87km2)을 자랑(!)한다. 가장 큰 강원도 홍천군(1,820.31km2)과 비교해보면 1.97%밖에 되지 않을 정도이며 바로 옆 서울 서초구(46.98km2)보다도 작다. 그만큼 돌아볼 곳들도 많지 않다. 게다가 이렇게 작은 면적 중에서 사람들이 사는 곳은 더더욱 좁은 곳에 몰려있다. 바로 지하철역 3곳 주위인데, 선바위역, 경마공원역, 대공원역, 과천역, 정부과천청사역 등 총 5개 역사가 있는 과천에서도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 인근에 밀집해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에도 상당히 독특한 특징이다. 이 2개 역을 중심에 두고 주위에 총 12개 아파트 단지가 둘러싸고 있는 그런 모습은 안산 정도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아직, 안산을 다루진 않았지만, 안산에는 다이아몬드 2개가 있다는 말로 대신하고 넘어가겠다. 과천은 지역이 작아 아파트들을 다른 지역보다 조금 자세하게 단지별로 살펴보자. 그렇게 해야 분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천 초기 조성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부터 가보자. 아직 재건축이 진행되지 않은 과천주공4,5,8,9,10단지다. 이중 과천주공5단지(800호, 1983년 준공)는 대형평수로만 이뤄져 있는 독특함이 있는데, 전용124 매매가 19억원(4,100만원/PY)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 가격이다. 바로 옆 주공4단지(1,110호, 1983년 준공) 전용83 매매가 16억원(5,100만원/PY)은 사업시행인가까지 마친 단지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용적률160% 수준의 단지가 재건축이 진행될 때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를 서울에서는 겨우 서초와 송파 일부 지역에서만 보여주고 있는데, 과천은 수도권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이제부터 보여줄 예정이다.
주공8,9단지는 필지가 나눠져 있지 않아(부림동 41번지) 한 단지로도 인식되고 있는데, 전용82 매매가 15억원(5,400만원/PY)은 조금 전 주공5단지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합창립총회가 확정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과천에도 양재천이 흐르는데, 양재천 건너 주공10단지(632호, 1984년 준공)는 과천역 초역세권이라는 입지적 우위에 바로 옆 과천푸르지오써밋,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 등 재건축 준공에도 아랑곳 없이 그대로 있으면서도 전용83 매매가 18억원(6,500만원/PY)를 보여주고 있다. 초역세권 입지가 용적률 86%를 가졌을 때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위대함(!)일텐데, 최근 재건축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기는 하다. 마치 전국 0.05% 입결에서 풍기는 아우라라고나 할까? 여기까지가 재건축이 되지 않은 35년 이상 된 아파트들의 가격이었다.
과천 1기 재건축으로 진행된 래미안 슈르(2,899+244호, 2008년 준공, 주공3단지 재건축), 래미안 에코팰리스(659호, 2007년 준공, 주공11단지 재건축)으로 가보자. 1기 재건축은 공교롭게도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로 진행되었는데, 두 단지 모두 1대1 재건축으로 진행되어서 일반분양이 거의 없었다는 점, 그리고 입주시기가 애매하게도 과천 정부청사 세종이전 등과 맞물리면서 부각이 덜 된 느낌적 느낌이 있다.
우선 래미안 에코팰리스다. 659호밖에 안되는 과천에서는 매우 작은 단지지만, 그 어떤 단지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eco)을 보여준다. 이건 “OO한테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더라”는 광고와도 같은데, 직접 가보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 그냥 가 봐라. 전국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광고성 멘트가 아니라, 에코팰리스만이 가지고 있는 ‘정말’ 독보적인 특징이다. 참고로 단지 내에 다리가 있는데, 남양주 화도에도 단지를 잇는 육교가 있는 곳과는 달리 여기는 다리가 있다. 다리의 원래 의미가 무엇인가? 물을 건너기 위해 놓는 것 아니던가? 그렇다. 단지 내에 물이 흐른다(!) 지금까지 기억에 단지 내에 물이 흐르는 단지는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정도밖에 없었다. 전용84 매매가 16억원(4,800만원/PY)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누리는데 드는 비용일 것이다.
과천 단지들 중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 단지가 3곳 있었다. 초기 공급된 1단지, 2단지, 3단지인데, 같은 단지명임에도 도로로 나뉘어져있거나 조금 먼 곳에 위치했음에도 함께 취급되곤 했던 곳들이다. 바로 래미안 슈르도 마찬가지다. 3,143호 규모인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원문동(2,899호) 말고 244호는 다른 동(별양동)에 있다. 길 건너도 아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데, 어쨌든 재건축은 동시에 진행되었다. 전용84 매매가 16억원(4,800만원/PY)은 1기 재건축을 진행한 래미안 에코팰리스와 같은 수준이다. 참고로 래미안슈르는 과천 아파트 중에서 지하철역 접근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직선거리로 짧게는 400m(도보 5분) 멀게는 1km(도보 15분)가 과천에서 가장 지하철 접근성이 나쁜 경우인 것이다. 서울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
이제 2기 재건축단지들로 가보자. 지금까지 언급했던 재건축 미진행(4,5,8,9,10단지)와 1기 재건축(3,11단지)를 제외한 2,6,7,12단지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이중 제일 작은 12단지 재건축단지인 과천센트레빌(100호, 2020년 준공)로 가보자. 전용84 매매가 18억원(5,500만원/PY)은 소규모(물론 3동이기 때문에 나홀로라는 말은 적절치 못하다) 단지라는 일반적인 ‘약점’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런 특징은 보통 서울 강남에서 보여주는데, 과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 1월 입주예정인 위버필드(2,128호, 2021년 준공예정, 주공2단지 재건축)은 입주시기가 얼마 안남아 전세가격도 형성되어 있는데, 전용84 기준 매매가 21억원(6,000만원/PY), 전세가 11억원 수준이다.
조금 전 광명을 가봤을 때, 최고 인기단지들의 전세가격이 9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해보면 과천과 광명의 실거주가치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참고로 평촌 인기단지인 꿈마을 전용84 전세가는 7.5억원 수준이며, 잠실 리센츠 전용84 전세가는 14억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빨리 입주한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543호, 2018년 준공, 주공7-2단지 재건축) 전용84 매매가 18억원(5,100만원/PY)와 바로 앞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1,317호, 2020년 12월 준공예정, 주공7-1단지 재건축) 전용84 매매가 20억원(5,600만원/PY), 그리고 전매제한이 일부 풀린 과천자이(2,099호, 2021년 준공예정, 주공6단지 재건축) 전용84 매매가 20억원은 과천 신축가격 20억원으로 현재 신축시세가 형성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아, 과천은 이미 지하철 4호선이 주요지역을 관통하고 있어도 지하철 계획이 추가적으로 있다. 위례과천선인데, 위례신사선도 큰 기대감이 없는 상황에 웬 위례과천선이냐고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례과천선이 최근 어떻게 바뀌었고 왜 그렇게 되었을까를 상상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 해도 충분한 이야기일 것이다.
글.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이사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저자
'대한민국 부동산 대전망' 저자
前 매경/한경 Best Analyst
前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2014~2019)
前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2011~2014)
前 대우조선해양 미래연구소(2006~2010)
※ 외부 필진 칼럼은 직방 전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