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지정된 창원, 아파트값 얼마나 올랐나?
경제만랩 2021.01.11 06:02 신고
| 정부, “창원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외지인 매수비중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17일 국토교통부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 서구, 동구, 영도구, 부산진구 등 9곳, 대구 중구, 동구 등 7곳, 광주 동구 등 5곳, 울산 2곳과 파주, 천안 동남구·서북구, 논산, 공주와 전주 완산구·덕진구, 창원 성산구 등 수도권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집값이 오른 36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창원시 의창구는 조정대상지역보다 더 강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서울과 분당, 세종과 같은 수준의 대출과 세금 규제가 적용 받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외지인 매수비중이 늘어난 창원시 의창구에 규제강도가 더 강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최근 창원 아파트는 수도권 중심인 부동산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이 외에도 장기간 침체기를 겪고 있었던 조선업에 초대형 수주가 쏟아지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수주 소식에 타지역 거주자 창원 아파트에 대거 사들인다
장기화되는 조선업 침체에 창원 지역경제는 암울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세계 선박 발주량은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줄었다는 분석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조선업계에서 몰아치기 수주로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뿐 아니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싹쓸이하다시피 했고, 수주 발주량도 중국과 일본을 제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초대형 수주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서 타 지역 거주자들이 창원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거 사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1일까지 타지역 거주자가 창원의 아파트를 사들인 건수는 3,663건으로,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창원 성산구와 의창구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빠르게 급등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 의창구·성산구 아파트 평균매매값, 1년동안 33.3%, 25.3% 올랐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 2019년 11월 창원 의창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925.9만원 수준이었지만, 2020년 11월에는 1234.3만원으로 조사돼 1년간 33.3%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기간 성산구의 경우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934.9만원에서 1171.3만원으로 2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20.8%)와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18.0%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남 창원의창구 신월동에 위치한 ‘은아아파트’ 전용면적 134㎡의 경우 지난 2019년 11월에만 하더라도 5억 4000만원(4층)에 거래됐지만, 2020년 11월에는 10억 5000만원(2층)에 거래돼 1년만에 5억 1000만원 올랐고 무려 94%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의창구 대원동의 ‘대원 꿈에그린’ 전용면적 84㎡는 2019년 11월 4억 4000만원(16층)에 거래됐지만, 2020년 11월에는 2억 6000만원이 상승한 7억원에 거래돼 59%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창원 성산구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창원성산구 가음동 ‘창원가음한화꿈에그린’ 전용면적 100㎡의 경우 지난 2019년 11월 5억 2000만원(16층)에 매매됐지만, 지난해 11월에는 8억(21층)에 거래가 성사되면서 2억 8000만원이나 치솟아 올랐고 54%의 상승률을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성산 반림동 ‘노블파크’ 전용면적 101㎡은 지난 2019년 4억 8500만원(12층)에 거래됐지만, 2020년엔 7억 1000만원에 매매돼 2억 2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창원, 집값 상승세 멈출 수 있나
이렇게 창원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을 하며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향후 창원 집값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조선업이 살아남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아직 실제적으로 지역 경기가 살아났다고 볼 수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집값을 떠받칠 수요와 경제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창원이 입주물량과 공급물량이 대폭 줄어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희소가치가 높아져 가격 상승은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창원의 아파트 공급물량은 3410가구 수준으로 2019년 (4,583가구)에 비해 크게 줄었고, 입주물량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창원 집값은 이번 부동산 규제와 조선업계 회복, 코로나19 등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일부 지역의 국지적 과열에 그칠 수 있으니 당분간 추세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