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모르는 천안 아파트 시장
리얼투데이 2021.04.19 10:32 신고
지난해 8월 치솟는 집값으로 ‘충남 천안’의 집값을 잡아 달라는 국민청원이 한동안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특별히 소란스럽지 않았던 천안 집값이 들썩이기 시작한 때는 작년 하반기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부터 입니다. 천안은 서울과의 접근성, 인구, 기반산업 등 탄탄하게 자리 잡은 중소도시지만 입지의 위상과 달리 다른 지역에 비해 좀처럼 가격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수도권 규제를 피해 찾아온 투자자들과 입지의 가치를 알아본 수요자들로 가격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KB부동산 통계를 분석하면 2019년 천안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1.90% 하락했으며, 2020년에는 상승 반전되어 4.69% 올랐습니다. 이 중 7월에서 12월까지 4.0%가 오르는 등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크게 상승한 모습입니다.
■ 천안 아파트 시장 변화 ① 미분양 1/10로 감소… 청약 경쟁률 ‘세 자릿수’
‘오를 때는 크게, 빠르게 움직이면서 내릴 때는 더디게, 찔끔 내린다’는 부동산 시장 속설처럼 천안 역시 큰 폭의 상승 이후 집값은 내려올 줄 모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지만 상승폭만 줄어들 뿐 여전히 가격은 오르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안은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분양을 걱정해야 했던 지역이었는데요, 이제는 분양하는 단지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으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를 보면 2017년, 2018년 초까지 미분양이 4,000호를 넘나들었으며 2019년 9월까지 미분양 주택은 1,000호 수준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해 말에는 152호까지 감소했는데요,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활기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천안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46대 1입니다. 작년 8월에는 ‘천안 푸르지오 레이크사이드’ 분양에서 중소도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세 자릿수(131.05대1) 경쟁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역을 조금 더 넓혀 천안 바로 옆에 위치한 아산에서는 올해 2월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 분양에서 1순위 경쟁률이 386.49대 1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쓴 바 있습니다.
■ 천안 아파트 시장 변화 ② 어…어… 하는 사이 실거래가 ‘억’ 단위로 올랐다!
천안 부동산 시장은 개발호재와 풍선효과 덕분에 연일 상승세입니다. 지난해에는 실거래가 10억원 돌파한 아파트가 속속 나왔고 전용 84㎡에서도 고가 아파트 기준인 9억원에 가격이 수렴하고 있는 단지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규제지역으로 포함된 이후 거래량이 전과 같지 않지만 가격은 공고한 실거래장이 열렸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천안의 핵심지로 손꼽히는 서북구 불당동에서 신축급 아파트의 가격 상승 움직임이 큽니다. 일반 아파트 기준으로 지역의 역대 최고가를 쓴 단지도 이곳에 모여 있습니다.
‘천안 불당 지웰 더샵’(2016년입주) 전용 84㎡는 지난 2월 9억500만원(24층)으로 신고되어 앞자리숫자가 바뀌었고, 전용 99㎡는 작년 6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한 이후 올해 2월 11억500만원(5층)으로 신고가를 썼습니다. 2020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전용 84㎡는 7억원대에서, 전용 99㎡는 8억 후반대에서 실거래 신고가 있었는데 불과 몇 개월 사이 ‘억’단위로 오른 것입니다.
전용 112㎡ 역시 가장 마지막 거래가 신고가가 되었습니다. 작년 11월 13억1,700만원(22층)에 거래되어 2019년 11월 10억원(24층)에 신고된 가격과 비교하면 1년 새 3억원 넘게 뛴 가격입니다.
2017년에 입주한 ‘천안 불당 린스트라우스2단지’ 대형면적(전용 122㎡)도 올해 2월 13억5,000만원을 기록해 직전 신고가인 12억5,000만원(2020년 11월거래)을 뛰어 넘었고 ‘천안 불당 호반써밋플레이스’(2017년입주) 117㎡도 작년 11월 거래에서 11억5,000만원이 신고되었다면 올해 1월에는 12억원(28층)으로 최고가가 바뀌었습니다.
불당 학원가 인근 구축아파트인 ‘불당아이파크’, ‘불당동일하이빌’(2004년입주)도 1년 사이 꾸준히 올라 전용 84㎡가 5억원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불당아이파크’의 경우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4억원 전후로, 앞자리 숫자가 3으로 시작되는 거래가 있었으며 불과 몇 달 사이 집값은 올라 작년 12월 5억원(7층) 고점을 찍었습니다.
입주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축단지가 모여 있는 서북구 성성동에서는 기입주단지와 분양권 모두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 입주한 ‘천안시티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1월만 하더라도 고층 아파트 물건이 4억원대로 거래되었으며(4억4,000만원, 4억6,000만원, 4억8,000만원) 이후 오름세를 거듭하다 12월에는 6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는 1월, 2월 6억8,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고 가장 최근 거래인 3월에도 비슷한 수준인 6억7,500만원(19층)에 실거래 신고되었습니다.
같은 지역에 건설중인 ‘천안 푸르지오 레이크사이드’는 지난 1월 전용 84.98㎡ 분양권이 7억2,704만원(25층)에 실거래 신고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단지 84㎡의 최고 분양가는 4억3,100만원이었습니다.
이처럼 분양권 프리미엄이 순식간에 오르고 외지 투자자들이 주택시장에 진입하자 천안에 분양을 앞둔 단지가 실수요자들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청약통장 가입 2년 세대주만 1순위 신청, 재당첨제한 적용(5년) 등 진입 문턱이 높아져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더 확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천안 아파트 시장 변화 ③ 신흥 주거지 형성하는 신두정지구 브랜드 새 아파트 어디?
천안은 위치상 경기도와 맞닿아 있고 일찍이 전철, KTX역이 개통되어 서울에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한때 ‘서울시 천안구’라는 말이 통할 정도로 수도권과 심리적 장벽이 높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또 부동산 시장에서 본다면 천안은 인구수만 65만명이 넘는 규모가 큰 도시라는 점, 같은 생활권인 아산까지 포함하면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대규모 산업단지 등 지역의 기반 산업이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어 주택수요가 풍부하다고 할 수 있어 다른 말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몰리는 곳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집값 급등 지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세종, 대전, 청주와 가깝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의 상승세는 늦은감이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그동안 입지에 비해 천안의 상승세를 막아선 주요 이유인 미분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감소했고 입주물량 부담이라는 심리적 저항도 신축 아파트의 프리미엄 상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져 천안의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호재도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입니다. 천안-당진, 천안-평택 고속도로 건설로 광역 교통망이 더 확충될 예정입니다. 또, 기반산업이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는 천안에는 추가적인 산업단지 조성계획도 있습니다.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북부 BIT산업단지, 동부 바이오 산업단지 등 크고 작은 산업단지가 2024년까지 10곳이 만들어질 계획입니다. 산업단지 조성은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인구증가'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예상할 수 있어 천안 지역의 높은 미래가치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올 봄 천안에 선보이는 신규 단지 중에는 ‘한화 포레나 천안신부’가 수요자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4월 공급 예정이며 전용면적 76~159㎡, 총 602세대 규모로 구성됩니다. 충남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중대형 평면 위주로 공급되는 메이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입니다. 최근 분양물량이 전용 84㎡ 이하 위주로 나오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체 물량의 약 80%가 지역 내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또, 단지가 조성되는 신두정지구에는 브랜드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는 만큼 인근 두정지구와 함께 신흥 주거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